정규직화 작가 0명, 불법파견 MD 처우 달리해 직접 고용… 전 직원 ‘회사 처벌 불원’ ‘향후 법적 대응 안 한다’ 동의서

CJB청주방송을 근로감독한 고용노동부가 일부 작가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면서 정규직화 선례를 남길지 기대를 모았으나 무산됐다. 전환 대상 4명 중 1명이 정규직원으로 고용됐으나 다른 부서 사무직으로 업무가 바뀌었다. 청주방송은 관련 직원들에게 ‘향후 일체 민·형사상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문서도 받았다.

청주방송은 지난 14일경 정규직화 대상이었던 라디오국 작가 2명과 1년 단위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대전지방노동청 청주고용지청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이 인정된다며 직접 고용을 명령한 프리랜서 작가들이다. 회사가 고용노동부 시정지시에 불복한 셈이다.

당시 청주고용지청이 직접 고용을 지시한 작가는 총 4명이다. 나머지 2명 중에서도 오롯이 작가로 정규직화된 이는 없다. 이들 2명은 청주방송이 수주하거나 주최한 행사를 운영하는 기획제작국의 프리랜서였다. 1명은 기간제 계약직으로 고용됐고, 1명은 경영기획국 행정직으로 정규직 전환됐다.

▲청주방송 사옥 간판. 사진=손가영 기자.
▲청주방송 사옥 간판. 사진=손가영 기자.

불법파견이 확인된 MD(Master Director·방송운행책임자) 2명은 이달 초 정직원으로 전환됐으나 기존 정규직과 다른 처우가 적용됐다. 근속 햇수 등 이전 경력이 일부만 인정됐고 무기계약직 호봉이 책정됐다. 유사한 경력의 정규직원이 호봉표상 4급에 속한다면, 이들은 모두 5급에 속했다.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을 졸업한 1년 차 남성 직원 경우, 4급과 5급의 기본급은 40만원 가량 차이난다.

차별 처우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불법파견 문제로 회사에 소송을 내 지난 4월 승소했던 MD 판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재판부는 5년 이상 일한 MD가 받아야 할 임금을 ‘4급 호봉’에 준해 계산했다. 유사 업무를 맡은 정규직의 호봉표와 단체협약 등을 종합해 차별없이 조건을 적용한 것. 승소한 MD 또한 지난 17일경 회사에 복직했다.

청주방송은 이 사건에 항소하면서 1심 판결에 전부 불복한다고 밝혔다. 청주방송은 MD가 파견법이 파견을 허용하는 업무인 ‘영화, 연극 및 방송 관련 전문가’나 ‘광학 및 전자장비 기술 종사자’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청주방송은 같은 주장을 하며 임금 책정 기준도 1심 재판부가 정한 4급이 아닌 5급 호봉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한편 시정지시 대상이었던 라디오국 작가, MD 등은 청주방송에 향후 민·형사상 소송 등을 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회사 요구로 써줬다. 이에 더해 MD는 임금 포기 동의서도 쓴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고용지청은 이들이 지난 1~4월 간 가족수당, 휴가비 등 복리후생비를 받지 못한 게 차별이라며 청주방송에 지급을 명령했는데, 이를 포기한다는 동의서다.

청주방송 직원들도 두달 여 전 청주고용지청에 회사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냈다. 정직원을 대상으로 한 근로감독 결과 지난 3년간 전·현직 직원 88명에게 총 7억5000여만 원의 임금을 미지급한 체불 문제가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당시 임금 체불을 포함해 임산부 휴일근로 제한, 노사협의회 미개최 등 9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을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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