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핫이슈 된 넷플릭스 등 글로벌CP 망사용료
국회·법원·정부 전방위로 공감대… 국내 CP 역차별 문제도
경쟁사 디즈니플러스, 망사용료 지불 의사 밝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공급자(CP)가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 정부, 법원, 국내CP, 글로벌CP 경쟁사 등 다양한 주체로부터 공감대를 얻는 모양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이하 SKB)와의 망 사용료 관련 소송에서 이미 1심 패소했다. 올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취지의 질의를 연달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총리와의 만남에서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를 언급했다.

망 중립성 개념을 이유로 망 사용료 구조 개선을 요구하던 네이버와 같은 국내 CP들도 자신들이 망 사용료를 내게 되면서 다른 글로벌CP도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 경쟁사로 꼽히는 디즈니플러스도 “선량한 기업 시민이 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망 사용료를 낼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넷플릭스. 
▲ 넷플릭스. 

망 사용료 논란은 2016년 이후 계속 되고 있다. 망 사용료 갈등이란 SKB·KT·LG유플러스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제공사업자(ISP, Internet Service Provider)와 유튜브·페이스북·넷플릭스·네이버 같은 CP(contents provider)사 간 이용요금 분쟁이다. 쉽게 말해 인터넷망을 이용한 대가로 내는 요금이다.

‘인터넷망’은 ‘인터넷 고속도로’로 비유된다. 통신사가 CP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로를 깔아줬는데 사용자가 너무 많으니 이용료를 내라는 논리다. 사용자가 많으면 화질이 낮아지고 속도가 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의 뜨거운 감자’ 넷플릭스 망 사용료

지난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넷플릭스의 트래픽이 폭증했음에도 망 사용료를 안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정숙 의원(무소속)도 “넷플릭스가 SKB와의 재판에서도 패소했는데 망사용료를 납부할 의향은 없냐”고 물었다.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팀장은 이날 “오픈 커넥트라는 캐시 서버 구축을 통해 상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앞서 넷플릭스 측은 캐시서버에 대해 “캐시서버 역할을 하는 오픈커넥트얼라이언스(OCA)를 1조원을 들여 자체 구축했다”며 “OCA를 통해 ISP 부담을 최대한 경감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2021년도 국정감사에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 코리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2021년도 국정감사에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 코리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넷플릭스 측은 망을 관리하는 것은 인터넷 회사 일이라는 입장이다. 국감 발언처럼 ‘캐시서버’를 만들어 놓았다며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는 것.

캐시서버(cache server)란 인터넷 사용자와 비교적 가까이 있는 서버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기업 내에 인터넷 사용자가 자주 찾는 정보를 따로 모아두는 서버다. 인터넷 검색을 할 때마다 웹서버를 가동시킬 경우 발생하는 시간을 절약해 주는 네트워크 장비다. 인터넷에서 자주 일어나는 과부하 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넷플릭스의 캐시서버 이름은 ‘오픈 커넥트얼라이언스’(OCA)다.

그러나 ISP들은 캐시서버는 데이터 이용량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게 아니므로 캐시서버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망 사용료는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오픈넷’과 같은 시민단체는 ‘망 중립성’ 개념을 들며 망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망 중립성이란 인터넷은 누구나 자유롭고 공평하게 이용해야 하는 ‘공공자산’이라는 개념이다. 

인터넷 회사는 인터넷 망을 깔기 위해 투입한 비용을 접속료 등을 통해 회수할 순 있어도, 모든 이용자가 망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터넷회사 의무이기 때문에 망 사용료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특정 이용자에게만 과금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국내CP가 내면 글로벌CP도 내야

넷플릭스 등 해외 CP사는 망 사용료를 내지 않지만 국내 CP사인 네이버, 카카오는 국내 ISP에 망 사용료를 연간 수백억원 이상 지불하고 있다. 역차별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망 사용료에 관한 질의에 “역차별 문제에 고민이 있다”며 “네이버가 망 비용을 낸다고 한다면, 망을 훨씬 더 많이 쓰는 해외기업도 같은 기준으로 내는 게 공정하다”고 말했다.

▲ 네이버와 카카오 로고. 
▲ 네이버와 카카오 로고. 

네이버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인터넷기업협회장일 당시 망사용료를 상승하게 하는 구조인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인터넷기업협회는 “망 품질 유지는 통신사 본연의 의무인데 이를 CP에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망 중립성 원칙을 강조했다.

이번 이해진 GIO 발언은 네이버가 이미 망 사용료를 내고 있는 실정이니 넷플릭스도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으로 바뀐 것이다. 망 사용료가 오르지 않게 현행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자신들이 망 사용료를 내는 이상 다른 글로벌CP도 사용료를 내야한다는 입장이다.

SKB 소송 패소 넷플릭스, 대통령도 언급한 망사용료

넷플릭스는 SKB와의 망 사용료 소송전에서 1심 패소했다. SKB가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신청을 냈지만, 넷플릭스는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법에 SKB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SKB가 넷플릭스에 ‘연결’(인터넷 접속 서비스)이라는 역무를 제공하고 있고, 넷플릭스는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는 항소심 중이다.

[관련 기사: 넷플릭스 항소장 제출, ‘망사용료’ 결투 2라운드 돌입]

정부 역시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방향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글로벌 플랫폼은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에 대해 총리가 챙겨달라”고 말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지난 7월 대형 CP의 망 사용료 지급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전기통신 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변재일 의원 역시 관련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 올 11월 한국에 런칭하는 디즈니플러스. 
▲ 올 11월 한국에 런칭하는 디즈니플러스. 

또 다른 글로벌CP들도 사실상 망 사용료를 인정하는 모습이다. 넷플릭스 경쟁사 디즈니플러스(+) 역시 내달 한국 런칭을 앞두고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망 사용료 질의에 “디즈니는 선량한 기업시민이 되겠다”고 답하면서 망 사용료 지불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 서비스처럼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활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CDN업체들은 국내 ISP와 망을 연결해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ISP에 직접적으로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은 아니더라도 넷플릭스와는 다른 모습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 성공을 거두면서 망 사용료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오징어게임을 시청한 가구는 1억4000만 가구 정도로 추정되는데 수많은 이용자들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며 트래픽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망 사용료 문제도 불거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킹덤’ 시즌2가 공개됐을 당시 SKB 고객들로부터 영상 화질이 너무 떨어진다는 불만이 접수되는 등의 논란이 불거진 것처럼 ‘대박 콘텐츠’가 나올 때마다 망 사용료 논란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넷플릭스가 공개할 콘텐츠에 트래픽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에 망 사용료를 회피하고 부과하기 위한 움직임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사 수정 : 2021년 10월27일 오후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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