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협회 등 “영업장 부수 비율 고려하지 않은 반쪽 조사”  
언론재단 “영업장에서 신문 읽은 경우도 조사 결과 포함”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지방신문협회,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등 4단체가 정부광고 집행 핵심 지표로 쓰일 신문사 열독률에 대해 24일 “활용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21 신문잡지 이용조사’에서 열독률은 조선일보 3.7355%, 중앙일보 2.4519%, 동아일보 1.9510%, 매일경제 0.9760%, 농민신문 0.7248% 순이었다. 조중동 합계 열독률은 전체의 61.65% 수준이었다. 

신문협회 등 4단체는 “가구 구독률만 조사대상에 포함하고 사무실·상점·학교 등 영업장과 가판은 포함하지 않았다. 신문은 가정보다 영업장에서 보는 비율이 높은데도 영업장을 조사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반쪽짜리 조사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별 인구수 대비 표본 샘플 비율이 부적절하고 △소규모 지역신문은 조사대상에서 배제되었고 △불투명한 가중치 적용으로 열독률 왜곡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조사결과가 ABC협회의 신문사별 기존 발행‧유료부수와 부합하지 않고, 종이신문 열독률이 2020년 언론재단 수용자 조사 결과(10.2%)와 달리 13.2%가 나온 대목 역시“환영할 일이나 원인이 나타나 있지 않다”며 불신했다. 그러면서 “조사결과를 정부광고 집행기준으로 활용하면 공정성 시비는 불 보듯 뻔하다. 언론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안에 정부가 개입해 부작용과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협회 등의 주장을 인용한 종합일간지 사설. 그래픽=안혜나 기자.
▲신문협회 등의 주장을 인용한 종합일간지 사설. 그래픽=안혜나 기자.

종합일간지 가운데 내일신문, 문화일보, 세계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이 이 같은 주장을 지면에 실었다. 문화일보는 25일 사설에서 “인터넷신문이 종이신문 열독률에 집계되고, 폐간된 신문의 열독률도 나왔다고 한다”며 정부광고 기준을 민간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고, 동아일보는 같은 날 사설에서 “자의적인 가중치 적용을 통해 정부 입맛에 맞는 언론에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악용될 우려도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언론재단은 26일 설명자료를 내고 “이용 장소와 상관없이 지난 1주일간 종이신문을 읽은 경우를 조사해 영업장에서 신문을 읽은 경우도 조사 결과에 포함되었다”며 신문협회 등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실제 열독 장소 비율(복수선택)은 △집 정기구독 69.9% △직장‧학교 비치 신문 20% △식당‧은행‧미용실 5.8% △나 또는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장 정기 구독 5.4% 순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어 “전 국민을 모수로 개인을 대면조사 할 때 영업장을 표본 추출 틀로 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샘플 문제’와 관련해선 전국 만 19세 이상 5만1788명을 대면 조사했고 이는 인쇄 매체 이용 조사 중 최대규모라는 점을 강조한 뒤 “최종 결과 산출 시 지역별 인구수에 따른 실제 인구 분포에 맞게 가중치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신문이 열독률에 잡힌 경우는 정부광고 집행이 제한될 것이라 했고, 개별 지자체 및 공공기관 요청 시 지역별 열독률 조사 실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의혹을 제기한 ‘자의적 가중치’의 경우 “통계조사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가중치 부여원리에 따라 산출했고,  가중치 부여는 추출된 표본이 모집단인 국내 인구 현황과 일치하도록 정합성을 높여주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며 “가중치 적용 내용은 이미 결과 보고서에 투명하고 상세하게 기술했다”고 반박했다.

기존 부수 결과와 차이를 두고선 “신문잡지 이용조사는 소비자 관점의 이용률(열독률) 조사이며, ABC협회의 부수공사 결과는 생산자(언론사) 측면의 판매 자료로, 그 두 자료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신문이 발행‧판매됐다고 바로 열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신뢰성 있는 발행‧유료부수를 확인할 수 있다하더라도 열독률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광고효과는 이용자에게 도달되어야 발생하므로 이용률(인쇄매체의 경우 열독률)이 보다 효과적인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그래픽=안혜나 기자.

 

신문협회 등이 외면한 두 가지 지점 

신문협회 등의 이번 대응은 두 가지 지점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하나는 세금으로 집행하는 2400억 원 규모의 인쇄 매체 정부 광고기준을 ABC협회라는 민간기관에 맡길 수 없게 만든 부수 조작 사태다. 2020년 ABC협회 내부 관계자들은 문체부에 낸 진정서에서 “2020년 공사결과 조선일보는 발행부수 대비 95.94%의 유가율을 기록했고, 한겨레는 2019년 공사결과 93.26%의 유가율을 기록했다. 현실에서 발행할 수 없는 결과”라고 폭로했고, 문체부 사무감사결과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발행인 중심 모임인 신문협회는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담은 공식 입장을 낸 적이 없다.

두 번째는 달라진 정부광고집행 기준의 핵심인 ‘사회적 책임’ 지표다. 신문협회 등은 이번 대응에서 열독률만 주로 언급했지만, 변화의 핵심은 언론중재위원회 직권조정(정정보도 등) 건수 및 시정 권고 건수, 신문윤리위원회 및 광고자율심의기구 주의‧경고 건수, 매체사의 편집위원회‧독자위원회 설치‧운영 여부에 따라 정부 광고를 결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는 언론의 ‘신뢰성’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게 만든 유의미한 변화다. 신문협회 등의 이번 대응은 사회적 책임 지표를 없애자고 할 순 없으니, 열독률을 겨냥해 “활용 중단”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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