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조선일보 오보 제목 자막으로 그대로 내보내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의견진술 결정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가 당시 이재명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가 타 지역 선거유세를 했음에도 인천 계양을 유세 일정만 잡았다는 조선일보의 오보를 그대로 인용한 채널A에 의견진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같은 내용으로 사실관계가 틀린 보도를 한 연합뉴스TV에도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선방심의위는 17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달 30일 채널A ‘뉴스A LIVE’, 연합뉴스TV ‘뉴스센터12’ 방송분에 의견진술 진행을 결정했다. 의견진술은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의결한 사안에 대해 해당 방송사 소명을 듣는 절차를 뜻한다. 

채널A ‘뉴스A LIVE’ 해당 방송은 지방선거 전 마지막 주말 동안 진행된 이재명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와 안철수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후보의 선거유세 활동에 대해 다루면서, 조선일보의 5월30일 기사 제목 ‘계양을 지원 간 安·계양을 못 떠나는 李’를 그대로 인용했다. 

▲ 채널A 뉴스A LIVE 5월30일 방송화면 갈무리.
▲ 채널A 뉴스A LIVE 5월30일 방송화면 갈무리.

진행자 황순욱씨는 “이재명 후보는 마지막 주말을 자신의 출마 지역구인 계양을 지역에 집중했다”고 했다. 출연자 천하람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계양을에서 무조건 본인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다보니 다른 곳에 지원 유세 갈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거 전 마지막 주말…李, 계양을 지역구에 집중’, ‘전국 돌던 이재명…선거 앞두고 계양을에 집중’ 등의 자막을 내보내기도 했다. 

▲ 채널A 뉴스A LIVE 5월30일 방송화면 갈무리.
▲ 채널A 뉴스A LIVE 5월30일 방송화면 갈무리.

하지만 조선일보의 보도는 오보였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29일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0개의 인천 계양을 유세 일정만 잡으면서 지역 표심 다지기에 ‘올인(다 걸기)’했다. 전날인 28일에도 경기 김포시 한 곳을 제외하고는 인천 계양을 골목 유세에 주력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경기 김포(5.28.토), 고양·파주(5.29.일)에서 지원 유세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 조선일보 5월30일 ‘계양을 지원 간 安ㆍ계양을 못 떠나는 李'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5월30일 ‘계양을 지원 간 安ㆍ계양을 못 떠나는 李'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5월30일 ‘계양을 지원 간 安ㆍ계양을 못 떠나는 李'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5월30일 ‘계양을 지원 간 安ㆍ계양을 못 떠나는 李' 기사 갈무리.

연합뉴스TV ‘뉴스센터12’는 지난달 30일 방송에서 인천 계양을 재보선 소식을 전하며 진행자 유채림씨가 “이재명 후보가 주말 내내 본인 선거에 집중을 했고 오늘도 계양 유세에 집중을 할 계획인 반면에, 지금 안철수 후보는 지난 주말에 계양까지 와서 지금 지원 유세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가 “분당갑 지역은 대선 때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누른 곳으로, 안 후보가 현재 상대 후보를 상당히 앞서고 있고 확실히 여유가 있어 보인다. 반면 계양을 지역은 현재 이 후보가 상당히 고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안 후보는 이 후보를 확실히 낙마시키기 위해 계양 지역에 지원유세를 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8조(객관성)제1항은 ‘방송은 선거에 관련된 사실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다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언경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조선일보 보도가 화근이다. 조선일보 보도를 보고 채널A와 연합뉴스TV가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방송했다”며 “채널A는 자막으로도 계속 조선일보 제목을 그대로 쓰고 있다. 자막을 쓸 정도라면 이 내용에 대해서도 검토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선일보 보도 자체가 일종의 오보라고 볼 수 있다. 직접 취재하지 않더라도, 다른 매체의 보도를 찾아보면 충분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거라는 점에서 두 언론사 모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심미선 위원(한국언론학회 추천)은 “후보 이동 경로는 후보자 홈페이지만 들어가봐도 알 수 있다”며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지 않음에도 특정 언론사 보도를 인용해 팩트체크 없이 방송한 건 확실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영훈 위원(대한변호사협회 추천)도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뉴스 기본인데, 이런 경우에는 엄격하게 심의해야한다. 방송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동규 위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은 “‘팩트체크 여부로 법정제재를 하는 것은 너무 과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시발점이 조선일보 보도다. 그러면 조선일보 진위 문제가 더 큰데 그 부분은 (문제 제기가) 안되어있다”고도 지적했다. 

박수택 위원(전 방송기자연협회 추천)은 “언론 매체가 타 매체의 오보일 수 있는 사안을 인용해가면서 계속 감정적 자막을 섞어서 내보냈다”며 “이재명 후보의 경우에는 크게 타격을 입었을게 분명하다. 언론매체가 방향성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한 것이다. 사실 보도도 아니며 객관성도 지키지 못했다. 조선일보의 보도를 인용했다고 하더라도, 이런식의 보도는 언론매체의 수치”라고 말했다. 

총 선방심의위원 7인 중 5인이 법정제재, 이동재 위원(국민의힘 추천), 이동규 위원 등 2인이 권고 의견을 내 다음 회의때 의견진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권혁남 위원장과 박동순 위원은 오늘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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