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발언했다? 사실관계 다시 확인하겠다”
“사과하고 마무리할 기회 있었는데 본인이 번복” 비판
윤리심판원 “간접증거는 남아있어”

줌회의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심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혀 논란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최 의원은 사실관계를 살피고 확인하겠다며 사실상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실이라 해도 징계 양정이 과하다고 반박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징계 후 언론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다가 2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심청구를 하겠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윤리심판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앞으로 당헌·당규에 의해 주어진 재심 신청 절차를 통해 사실과 법리에 대한 추가적인 소명과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며 “억측과 비난이 이어지더라도, 제 인권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제게 주어진 권리를 적법 절차를 통해 성실히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판단과 관련해 최 의원은 “이 사건의 직접 증거는 존재하지 않고, 여러 진술과 정황에 대한 상반되거나 차이가 있는 의견들이 있고 실제 제출되기도 한 것으로 한다”며 “윤리심판원의 판단은 정치인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결정이기에 최대한 엄격하고 신중하게, 증거에 따른 명확한 사실 규명이 필수적”이라고 썼다. 이에 최 의원은 그동안 적극적 증거 수집이나 방어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자책한다면서 “다시 한번 찬찬히 사실관계를 살피고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 입증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참석자와 관련자들이 경험한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어 입증된 것인지 다시 확인하겠다”고도 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조국 전 장관 아들 인턴 허위 확인서 작성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조국 전 장관 아들 인턴 허위 확인서 작성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의 가해 여부를 입증하려면 당시 회의에서 자신과 참석자들이 인지한 사실과 발언의 의도라는 점을 들었다. 최 의원은 “‘성희롱’ 혐의를 인정하려면 분명 저를 포함한 참석자들의 인지 여부가 필수적 요소”라며 “당시 온라인 회의는 분명 의원들만의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었고 다른 참석자들, 특히 여성 참석자들이 있어 함께 논의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으며 따로 확인할 이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발언의 상대방이 아닌 다른 이에게 가해가 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을 입증할 근거가 무엇인지 꼭 확인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2차 가해 의혹을 두고 최 의원은 자신이 최소한의 해명한 것을 타인에 심적 고통을 줬으니 책임의 사유로 삼았다는 것은 방어권 행사에 있어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 주장했다. “입을 닫는 것만이 피해자 인권보호냐”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최 의원은 징계수위를 놓고도 모든 사실관계가 입증된 것으로 전제해도 이처럼 전례 없는 수위가 올바른 것이냐고도 따졌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윤리심판원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혀 최 의원의 항변에 선을 그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로 새로운 논쟁이 시작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최 의원의 징계에 대한 소회가 있으나 윤리심판원의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 비대위원장은 “우리 비대위는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이 문제로 당내 구성원이 찬반으로 나뉘어서 왈가왈부 분란을 시작하는 모습은 국민들이 볼 때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우 비대위원장은 “당이 정해진 당헌 당규에 따라 결정해 나가는 사안들에 대해 개인적인 판단을 달리할 수 있겠으나 그것을 공개적으로 노출하고 그것을 지지자들의 격돌로 이어지게 만드는 행위들은 모두 자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난이 비대위원도 이날 “어렵고 힘들더라도 잘못한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평가하면서 최 의원에는 “이번 사건은 마무리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이 있었음에도 (최 의원이) 사과의 번복과 부인으로 국민과 지지자에게는 더 큰 혼란을 주었고, 피해자에는 더 가혹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서 비대위원은 “정치적 절차는 당헌 당규와 당의 시스템에 따라 진행돼야 하며, 정치적 결정은 일관성이 있게 원칙에 따라 이행돼야 한다”며 “독립 기구인 윤리심판원이 어렵게 내린 결정을 지도부는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연 비대위 회의에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 징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연 비대위 회의에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 징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서 비대위원은 “당은 문제 제기한 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당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우리는 원칙을 지켜내야 한다. 그것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구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해 상식을 지켜내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리심판 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확인한 사실 앞에 더 이상 침묵하거나 외면하지 말아 달라”며 “사과는 신속하고 분명해야 하며, 사족이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김회재 중앙당 윤리심판원 위원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사실관계와 관련해 “위원들 전체가 동일한 사실 확정을 지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김 의원은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실질적으로 피해자들을 직접 조사도 했고, 그동안에 이뤄진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사실 확정을 해 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고 밝힌 뒤 ‘영상이나 음성 자료 여부’를 묻자 “직접적인 자료는 없고, 간접적인 자료는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2차 가해의 경우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으나 해명 과정에서 최 의원이 이를 부인하면서 진실로 믿는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이 가해졌다며 “이 부분도 양정에 충분히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서난이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2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연 비대위 회의에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 징계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사과는 사족이 없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서난이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2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연 비대위 회의에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 징계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사과는 사족이 없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한편, 최강욱 의원이 재심을 청구함에 따라 향후 절차는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60일 이내에 재심사를 한 뒤 최고위원회에 다시 보고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 당규 제29조 제5항은 “재심은 중앙당윤리심판원이 심사·의결하고, 중앙당윤리심판원장은 그 결과를 최고위원회에 보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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