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고용평등법·근로기준법 위반 기소돼 1심 선고 공판 검찰 구형
가해자 측 “성추행 일어날 장소 아냐, 현장검증 나와달라” 재판부 ‘기각’

“언론사 대표로 법정에 서게 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많이 반성하고 있다. 사실관계를 다투고자 함이 아니다. 법리적으로 형사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봐달라. 재판장님이 그 점에서 꼼꼼하게 살펴달라. 마지막으로 처음부터 세심하게 재판을 진행해주셔서 감사하다.”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

“저에게는 안 미안 하나. 대체 누구에게 미안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사과하는 대상이 없다. 이 순간에도 저는 모멸감을 느낀다. 피고인들은 반성하지 않는다. 4년 전부터 이 사건을 겪고 있다. 제 인생은 망가졌다. 성추행 가해자는 민사재판에선 법원을 기망하고, 회사는 가해자를 비호하고, 저에겐 불이익 조치를 가하고 있다. 이 재판은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단기 실형이라도 좋으니 판사님께서 피고인이 잘못을 꼭 깨달을 수 있도록 감옥으로 보내달라.” (피해자 A씨)

▲머니투데이 CI.
▲머니투데이 CI.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가 1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장에게 “유감스럽고 안타깝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하자, 피해자인 A기자는 방청석에서 “누구에게 미안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사과하는 대상이 없다”고 맞받았다.

22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8단독(판사 박희근) 심리로 열린 머니투데이 법인과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 선고 공판에서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서도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 법리적으로 해당할 수 있는지 다툼의 여지 있는 상황이다.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약식명령 구형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0부(부장검사 진현일)는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머니투데이 법인과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에게 각각 500만원 벌금형에 약식 기소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서울중앙지법(약식1부 판사 이동희)은 약식기소된 머니투데이 법인과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 등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형사소송법을 보면 약식명령의 청구가 있는 경우에 그 사건이 약식명령으로 할 수 없거나 약식명령으로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한 때에는 공판절차에 의해 심판해야 한다.

가해자 측 “성추행 현장, 검증 나와달라” 했으나, 재판부 ‘기각’

한편 가해자 측이 “피해자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기한 항소심에서 가해자 측 변호인들이 재판부를 향해 “성추행 현장검증을 나와달라”며 ‘검증신청서’를 냈으나 기각됐다.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민사부(재판장 김재영)는 항소심 공판에서 가해자 측 변호인들은 “성추행 장소는 기자들이 취재하다가 수시로 드나들어 기사를 쓰는 곳이다. 1년6개월 이상 성추행당했다고 하는데, 이 장소는 그럴만한 장소가 아니다”며 재판부에 현장 검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가 “굳이 검증까지 가야 하나. 원고도 반대하고 있다”고 말하자, 변호인 측은 “직접 가보니 지속적으로 추행이 이뤄질 장소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맞받았다. 재판부는 “지금 내신 사진으로 충분한 것 같으니 검증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가해자 측 변호인단이 주장하는 성추행 장소는 회사 측의 공사로 성추행이 있었던 당시와 달리 구조가 바뀐 상황이다. 피해자는 “추행이 일어난 장소를 훼손해놓고 재판부에 뭘 검증해달라는 건지 의문이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고 해서 성추행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도 무슨 말이냐”고 했다.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33단독(부장판사 정도영)은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 소속이었던 A기자가 직속 상사인 강아무개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자신의 직장 동료이자 하급자를 상대로 한 피고의 행동으로 인해 원고가 받았을 정신적 고통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해야 할 위자료를 5000만원으로 정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하지만 강 소장은 원심 판결에 불복해 곧바로 항소했다.

A기자는 2016년 9월 입사 이후 강 소장의 성추행이 지속적이었다며 사내 고충위에 강 소장의 사과와 사건 조사, 가해자와의 업무 공간 분리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고충위는 강 소장의 성폭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피해자인 A기자는 2018년 4월12일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당시 직속 상사인 강 소장으로부터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알렸다. 그는 2016년 9월 입사 이후 강 소장의 성추행이 지속적이었다며 고충위에 강 소장의 사과와 그에 대한 조사, 가해자와의 업무 공간 분리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 달 뒤 A기자 의사와 무관한 곳으로 발령을 받아 논란이 컸다. A기자는 기자로 복직시켜주겠다는 조건으로 부당전보 구제 신청까지 취하했으나 이후 사측이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A기자는 2018년 10월 고용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진정을 제기했다.

고용부는 2019년 4월 성추행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금지한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로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후 고용부는 2020년 10월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혐의로 박종면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또 한 번 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후 이 사건 담당 검사만 4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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