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언론인 모임 ‘관훈클럽’ 계간지, 용산 대통령실 개막과 언론 소통법 특집

대통령과 언론의 소통에 출입 매체 수의 증가가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소위 ‘구조조정’ 논의를 수면 위에 올리자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발행된 ‘관훈저널’ 여름호엔 ‘대통령과 언론, 무엇이 ‘불통’을 불렀나’라는 제목의 기고가 실렸다. 과거 프레시안 기자로서 이명박·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를 출입했던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의 글이다.

기존 청와대(현 대통령실) 출입 매체는 문민정부를 기점으로 확대됐다. 윤태곤 실장은 문민정부 들어 민주화 이후 창간된 일간지 기자들, 국민의정부 말에서 참여정부 때까지는 인터넷 매체 및 지역지까지 풀기자단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신생 매체, 종합편성채널도 풀기자단에 합류했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도 박근혜 정부 대비 언론사 수 27.5%, 기자 수 16.9%가 늘어난 것으로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확인된 바 있다.

윤 실장은 출입기자 문호 확대의 결과로 되레 “질의응답 수준이 대체로 낮아”지고, 청와대 입장에서 “줄세우기”가 쉬워졌다고 주장한다. 그는 “심층취재에 대한 욕심보다 낙종에 대한 불안감이 훨씬 더 커졌고, 기사의 아이템이나 수준에 대한 차별화가 아니라 정파성과 입장에 대한 차별화가 극심해졌다”며 “조정이 힘들 정도로 기자단 규모가 늘어나고 대통령 기자회견 횟수도 줄어들자 ‘기레기’들이 속출했다”고 주장했다.

역대 청와대에 대한 평가도 소통의 양이 언론과의 갈등 해소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이뤄졌다. 출입기자가 대폭 늘었던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대해선 “소통이 풍부해진 만큼 갈등도 격렬했던 시기”라며 “언론에 대한 청와대의 문제의식은 심화했고, 이는 ‘언론개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언론을 일종의 카르텔과 기득권으로 인식했다”며 “그 문제의식이 취재나 정보 접근에 대한 직접 제한으로 연결되자 논조나 회사 규모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언론사가 강하게 반발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대해선 “대변인 브리핑은 부실해졌고, ‘핵관’(익명을 요구하는 핵심관계자)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고 대통령의 기자회견 숫자도 대폭 줄었다”고 평가했다. ‘불통’이라는 평가에 이견이 없었던 박근혜 청와대를 지나,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를 두고는 “문재인 정부 때의 청-언(청와대-언론) 갈등은 불통 속에서 각자 자기 편한테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벌어진 느낌”이라 표현했다.

결론은 “밀도 깊은 취재와 알권리 보장을 위해 출입 매체에 대한 ‘구조조정’이 단행되면 어떨까”라는 제안이다. 구조조정의 주체, 기준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고, 흔히 거론되는 기자실 출결 역시 “기자들이 상호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문제는 지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대통령과 기자들간 밀도 높은 질의가 가능한 배경으로 한국보다 작은 백악관 브리핑룸 규모(49석)와 더불어 맨 앞 줄에 AP·ABC·NBC, 그 다음 줄에 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이 배치된 구조를 언급하기도 했다.

▲6월10일 취임 한 달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월10일 취임 한 달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출입기자 규모에 대한 논의에는 여러 관점이 존재한다. 다수 언론 난립이라는 문제의식 반대편엔 출입 규모가 소수에 대한 특혜가 될수록 이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언론, 또는 언론과 언론간 카르텔이 폐쇄적으로 형성된다는 우려가 있다. 출입등록 매체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대통령 근접 취재 등 사안을 대통령실과 조율하고 결정하는 권한은 주로 일부 주류 매체 중심의 중앙 풀(pool) 기자단이 관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관훈저널에선 김은중 조선일보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 시대, 달라진 소통법’을 주제로 용산 대통령실에 대한 소회를 썼다. 김 기자는 “윤 대통령의 ‘도어 스테핑’은 지금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향후 정권 차원의 민감한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계속돼야 비로소 ‘국민과의 소통’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자실을 집무실 건물 안에 들이고, 매일 같이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 자체는 평가할 만한 부분”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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