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섹션 둔 쥐트도이체 차이퉁, 과학기자 12명 둔 엘파이스 등 두각
과학보도·데이터 시각화·개인적 조언 칼럼 등 구독자 증대 견인

과학 보도, 데이터 시각화, 팝업 뉴스레터, 라이브 블로그, 팟캐스트, 비디오 및 라이브 스트리밍, 개인적 조언 칼럼 등.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해외에서 어떤 콘텐츠가 구독을 유발했는지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 15일 한국신문협회는 ‘해외 미디어 혁신 사례를 통해 본 국내 신문산업의 미래 전략’ 주제의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이재국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맡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했다.

보고서는 “언론사들이 독자 수익 모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뉴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새로운 독자나 이용자를 구독자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매력적인 유형의 기사 및 주제를 찾고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많은 디지털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데 가장 적합한 형식을 개발할 기회”라고 밝혔다.

▲사진=해외 미디어 혁신 사례를 통해 본 국내 신문산업의 미래 전략 보고서 자료집.
▲사진=해외 미디어 혁신 사례를 통해 본 국내 신문산업의 미래 전략 보고서 자료집.

먼저 주목한 유형은 ‘과학 보도’다. 보고서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과학 보도는 팬데믹 기간 동안 가장 가치 있는 상품 중 하나이며 과학 저널리즘에 장기투자를 한 언론사는 풍부한 보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4월 독일 언론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자사의 디지털 구독이 1년 동안 11만 건에서 18만 건으로 60%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팬데믹 1차 파동 때인 2020년 3월과 4월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가 나타났지만, 이후에도 구독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를렌 바이스 쥐트도이체 차이퉁 과학부장은 “(구독 성공의) 한 가지 주요 동인은 과학 보도였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과학 기사를 분석한 결과 특히 구독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품질 좋은 과학 보도에 오랫동안 전념하고 있었으며 팬데믹 이전에도 이 신문은 과학 섹션을 위해 평일 매일 1면, 주말에는 3면을 할애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El Pais) 역시 과학 보도에 대한 투자가 2020년 5월 지불 장벽(유료구독) 모델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엘파이스는 전임 과학 전문기자 12명을 두고 있고, 2019년 새로운 데이터 저널리즘 데스크를 갖췄다.

▲ 쥐트도이체 차이퉁 구독 안내 화면 갈무리
▲ 쥐트도이체 차이퉁 구독 안내 화면 갈무리

또한 ‘데이터 시각화’는 코로나19 기사를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엘파이스는 2020년 유료화를 시작한 이후 현재 1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가장 많이 방문한 상위 20건의 기사 가운데 14건이 데이터 시각화 기사였다. 영국의 일간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즈는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오면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인포그래픽을 제작,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데이터 위주로 구성했는데, 이 신문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기사가 됐다.

‘개인적 조언 칼럼’도 인기였다. 보고서는 “불확실성으로 전망이 흐릿한 시기에 잘 작성된 조언 칼럼이 이용자 관여와 구독 모두를 촉진할 것이라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며 “온라인 매거진 슬레이트(Slate)가 운영하는 일련의 조언 칼럼이 매주 수백 건의 질문을 받고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디지데이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슬레이트의 세 가지 조언 칼럼 열람이 67% 증가하고 순방문자 수는 244% 증가했다. 이들 칼럼은 육아 관련 케어 앤 피딩(Care and Feeding), 섹스와 인간관계 칼럼인 하우 투 잇(How To It), 오래된 일반 조언 칼럼인 디어 푸르덴스(Dear Prudence)에 게시된 것이었다. 보고서는 “조언은 사람들이 슬레이트 플러스의 회원이 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비디오 및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유의미한 사례를 발견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세계 많은 지역이 장기간 봉쇄된 가운데 미디어 행동과 습관이 진화하고 비디오 스트리밍이 특히 크게 증가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도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는 접근법은 아니며 언론사들이 실질적인 수익도 돌아오지 않는 상태에서 짧은 뉴스 비디오에 투자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그러나 일부는 가입자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비디오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매체 쿠리어메일(The Courier Mail)은 캠퍼스가 문을 열고 스포츠 행사를 시작했지만 학부모들의 참석이 허용되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해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이 신문은 대학 스포츠 취재를 위해 전문기자를 고용하고 장비를 구입했으며 대학과 제휴계약을 체결해 1년 동안 500건 이상의 경기를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경기 관람을 위해 4000명이 넘는 신규 구독자가 가입했으며, 2020년 쿠리어 메일의 구독자 중 12.5%가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팟캐스트’도 한 몫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5월 영국에서 실시된 유고브(YouGov) 설문조사에서 현재 영국 성인 10명 중 6명이 온라인 뉴스 기사에 돈을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18~24세는 뉴스 비용 지불 가능성은 낮지만(5%), 팟캐스트는 그 가능성이 2배 이상이라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팟캐스트를 듣는 유료 이용자들이 브랜드 구독자 가운데 가장 젊고, 18~44세 연령대에 속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2021년 사상 최대인 9만 명 구독자 증가를 기록한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 같은 증가세가 팟캐스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새로운 팟캐스트 ‘더 잽(The Jab)’은 세계 백신 출시를 분석했고, ‘심플리 사이언스(Simply Science)’와 ‘오프 더 차트(Off the Charts)’ 같은 뉴스레터는 독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분야에 적절히 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사들은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팝업 뉴스레터’를 다양하게 반복 실험했다. 보고서는 “뉴스레터를 신속하게 배치해 주요 사건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관여와 구독을 추동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워싱턴포스트는 단 두 달 만에 70개 이상의 뉴스레터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뉴스레터가 가장 인기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뉴욕타임스는 이와 비슷하게 ‘코로나바이러스 브리핑’, ‘코로나바이러스 학교 브리핑’, ‘탄핵 브리핑’, ‘집에서’ 등 큰 뉴스 이벤트와 관련된 뉴스레터가 1억8000만번 이상 읽혔다고 보도했다”고 했다.

▲ 라이브 블로그, 비디오 및 라디오 스트리밍 예시. 사진=‘해외 미디어 혁신 사례를 통해 본 국내 신문산업의 미래 전략’ 보고서
▲ 라이브 블로그, 비디오 및 라디오 스트리밍 예시. 사진=‘해외 미디어 혁신 사례를 통해 본 국내 신문산업의 미래 전략’ 보고서

이 외에도 ‘라이브 블로그’(스포츠 행사나 선거 같은 이벤트가 진행되는 동안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웹페이지)는 2020년 큰 인기를 얻으면서 구독자 성장에 큰 기여했다. 보고서는 “2021년 2월 디지데이 기고에서 맥스 윌렌스(Max Willens)는 라이브 분석, 라이브 업데이트 또는 브리핑 페이지, 라이브 채팅 등이 콘텐츠 소비를 촉진하고 구독 전환을 자극하며 구독자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보고서는 라이브블로그의 장점으로 “우선 검색 엔진이 좋아하는데 이는 라이브 블로그가 변하지 않는 URL을 가지고 있고 언론사들은 블로그가 소셜 미디어에서 홍보되기만 하면 최신 정보로 업데이트될 것으로 확신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블로그는 기자들이 작성한 짧은 업데이트로 채워져 있고 이는 다양한 각도에서 기사를 다룰 수 있기 때문에 뉴스 매체는 지불장벽 뒤 장문의 콘텐츠를 배치하는 것과 독자들에게 무엇을 보도할지 스냅샷을 제공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일간 신문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The Philadelphia Inquirer)’ 편집국장인 패트릭 커크스트라는 “라이브 블로그의 성과가 남달랐다. 우리 신문의 라이브 업데이트 포맷은 구독자 전환율이 언론사 표준 기사보다 2배 이상 높아 ‘전환의 괴물’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