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에 질문하던 MBC 기자, 교육부 공무원에 제지 당해
기자 1명 뿐이었지만 과도하게 제지…“17년 취재중 처음” 반발
MBC 기자가 사과 요청, 해당 공무원 “갑자기 질문하려 해서 그랬다”

MBC 소속 기자가 최근 박순애 당시 교육부 장관에게 질문을 하다 교육부 측으로부터 제압을 당했다고 밝혔다. 관련 공무원들은 이후 해당 기자에게 사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박순애 당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 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 임현주 MBC 기자가 카카오 브런치로 밝힌 당시 상황에 따르면, 임 기자는 당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과 박 장관의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그는 △무엇을 근거로 초등학생 입학 연령을 앞당기려 하는지 △어린 아이들이 일찍 사교육 시장에 노출될 위험은 없는지 △돌봄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예산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된 추가 해명 등의 질문을 하려고 했다.

당일 오후 1시30분경 박순애 장관이 나타났고 임 기자는 소속과 이름을 밝히며 박 장관에 다가갔으나, 교육부 공무원들이 임 기자를 제지했다고 전해진다. 임 기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현장에 질문하려는 기자는 저뿐이었는데, 옆에 있던 한 남성이 갑자기 제 팔을 꽉 잡더니 손이 점점 팔과 어깨 몸 위쪽으로 올라갔다”며 “질문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팔을 잡던 손은 등을 잡고, 팔을 잡고, 기자가 장관 옆으로 걸을 수 없도록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MBC 기자가 공개한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 캡쳐. 사진출처=임현주 MBC 기자 브런치.
▲MBC 기자가 공개한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 캡쳐. 사진출처=임현주 MBC 기자 브런치.

임 기자는 “국회 회의장 앞에 다다랐을 무렵엔 갑자기 우측에 있던 다른 교육부 직원들까지 나서서 양쪽에서 팔과 어깨를 잡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마치 범죄자를 연행해가듯 그렇게 제압을 했다”고 주장했다.

임 기자는 “기자 생활 17년 동안 취재 과정에서 넘어지고 다치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렇게 공무원들이 집단적으로 질문을 방해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임 기자는 교육부 대변인실을 통해 사과를 요청했고, 교육부 공무원이 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기자님의 팔을 잡았던 기억이 난다. 죄송하다. 정신이 없고 경황이 없어서 그랬다. 다른 직원들 확인을 위해 영상을 보내달라”며 사과했다고 전했다.

임 기자에게 물리력을 가한 공무원도 전화상으로 임 기자에게 “약식 기자회견이 예정돼있지 않았는데 갑자기 질문을 하셔서 (그랬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임 기자는 6일 이런 전말을 설명하면서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동료 기자들이 있다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그때는 질문보다는 자신을 먼저 보호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해당 상황을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당시 상황에 대한 MBC 차원의 추가 대응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BC 관계자는 8일 미디어오늘에 “교육부 관계자가 임 기자에게 전화해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임 기자도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 외에는 답할 것이 없다”고 했다.

당시 임 기자 취재를 제지한 교육부 공무원들은 말을 아꼈다. 3명의 공무원 가운데 정아무개 과장은 “해당 건은 MBC 기자와 저희가 직접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 답했고, 2명은 문자·전화 취재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학제개편안으로 논란을 부른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8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임명된 지 34일, 학제개편안을 발표한 지 열흘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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