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언론연대·전국민언련, 서창훈 사퇴 요구 기자회견 개최
“신문윤리위 존재가치 입증 위해 신임 이사장 선출해야”
신문윤리위, 올해 7억 5천만 원 지원받아…“언제까지 보조금 줄 것인지 묻겠다”

언론 시민사회단체가 서창훈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장(전북일보 대표이사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 이사장이 횡령, 시민단체 고소·고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선캠프 활동 등 윤리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그가 언론 자율규제기구 이사장에 취임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는 19일 신문윤리위원회가 입주해 있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서 이사장 임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신문윤리위는 부끄럽지 않은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역사적인 산물이자 공적 기관”이라며 “국가도 세금 일부를 들여 신문윤리위 운영을 보조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서 이사장 임명은 간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 공동대표는 “한국신문협회, 한국기자협회는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외부적으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가 19일 프레스센터 앞에서 서창훈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윤수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가 19일 프레스센터 앞에서 서창훈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윤수현 기자

조영수 민언련 협동사무처장은 “자율규제기구의 핵심은 신뢰”라며 “자율규제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신문사와 언론인이 권위를 인정하고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 수장이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데, 누가 신문윤리위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조 협동사무처장은 “이번 결정은 신문윤리위가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라며 “권위와 존재가치 입증을 위해서라도 신임 이사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언론 자율규제기구를 책임지는 이사장에는 누구보다 도덕적인 사람이 와야 한다”며 “신문윤리위는 긴급이사회를 열고 이사장을 몰아내야 한다. 언론인이 서 이사장이 있는 위원회의 심의를 받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전 부위원장은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문체부에 입장을 묻겠다”며 “언제까지 신문윤리위에 정부 보조금을 줄 것인지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매년 신문윤리위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 보조금 액수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6억 5천만 원,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7억 5천만 원이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신문윤리위가 받은 보조금 총액은 77억 3천만 원이다.

조성은 언론노조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 의장은 “서 이사장과 관련된 사실이 알려지고 논란이 되면 신문윤리위의 지적을 받은 기자들은 ‘너나 잘하라’고 냉소를 퍼부을 것”이라며 “신문윤리위가 윤리를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전북일보와 지역사회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일보는 최대주주 자광의 이익을 옹호하는 보도를 하고, 자신을 비판하는 활동가를 고소·고발로 응징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또한 서 이사장은 대선 캠프에 참여하는 ‘정언유착’의 모습도 보였다”고 지적했다.

손 사무처장은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서 이사장이 언론 자율규제에 적합한 인물인가.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일보와 자광은 지난 2월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SNS 게시글을 문제 삼아 고소·고발을 진행해 논란이 됐다. 이후 ‘과도한 법적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전북일보·자광은 소송을 취하했다.

언론노조, 언론연대, 전국민언련은 공동 기자회견문에서 △서 이사장 자진 사퇴 △자율규제기구 위상에 걸맞은 인사 인선 △주요 일간지 발행인·사장이 이사장을 맡아온 관행 청산 등을 요구했다.

▲ 서창훈 전북일보 대표이사 회장. ⓒ연합뉴스
▲ 서창훈 전북일보 대표이사 회장. ⓒ연합뉴스

미디어오늘은 서 이사장에게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거부당했다. 서 이사장은 19일 통화에서 “미디어오늘 기자다”라는 말을 듣자마자 “아이고 전화 끊겠습니다”라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또한 서 이사장에게 문자·카카오톡 메시지로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 신문윤리위는 “따로 입장이 없다”고 했다. 언론노조, 언론연대, 전국민언련은 8월 넷째주 신문윤리위에 공문을 보내 입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서 이사장(당시 전북일보 사장)은 2005년 전북일보사 별관 매각 대금을 임의로 사용하고,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우석대의 등록금을 계열사로 빼돌린 혐의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밖에 전북일보는 자광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옹호하는 사설·칼럼을 지면에 게재했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자광은 전주 대한방직 부지를 재개발해 높이 430m의 타워, 호텔·아파트·쇼핑몰을 건설할 계획이다. 전북일보는 2018년 5월 사설에서 “자광의 계획대로 개발이 이뤄질 경우 연간 6만 명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의 연관 산업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고, 같은 달 칼럼에서 “(재개발 사업은) 자광이 이익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전주 이익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관련기사 더보기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