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동기 기자 증인 출석 “피해자, 당시 조씨로 인한 어려움 토로”
회식자리 적었다는 간부 주장에는 “주 2~3회, 주말에도”

수습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파이낸셜뉴스 간부 조아무개씨에 대한 재판에서 피해자의 동기 기자가 ‘피해자가 당시 조씨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해 남자 동기들이 회식에서 조씨 양옆에 앉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재판이 끝난 뒤 조씨는 피해자에게 다가가 “법적 대응하겠다”며 따져묻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1-3형사부는 22일 오후 파이낸셜뉴스 간부 조아무개씨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 항소심을 열었다. 피해자 변아무개씨 입사 동기였던 기자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변씨와 변씨 측 원민경 변호사(법무법인 원)도 참석했고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2명 등이 연대 방청했다.

피고인 조씨는 항소심에서 피해 장소나 시간에 피해자와 같이 있지 않았다는 주장을 내놨다. 즉 회식 자리가 많지 않았다는 것인데, 1심에서는 하지 않다 항소심에 이르러 처음 제기한 주장이다. 조씨 측은 공소사실에 적힌 장소이자 조씨 주재로 상습적으로 회식이 열렸다고 변씨 동기들이 밝힌 ‘ㅌ’ 술집을 두고, 회식 당시 아파트 동대표회의에 가 있었고 기자들에게 카드를 줘 결제한 적이 있다는 등 주장을 했다.

▲#metoo 이미지. ⓒpixabay
▲#metoo 이미지. ⓒpixabay

검사가 A씨에게 “수습 기간 피해자가 혹시 조 당시 부장(피고인)로 인한 고충을 주변 사람들에게 호소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A씨는 “하루는 변씨가 카톡에서 정확한 기억은 안 나는데 어려움을 호소한 적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다고 언급은 안 했지만 동기들 사이에서 그와 관련해 조 부장 옆에 남자 동기들을 좀 많이 앉히는 방식으로 방어하자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어 검사가 “당시 기억에 변씨가 조 부장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한 사실이 기억나고, 동기들은 피고인 참여 회식자리에 있을 때는 일부러 남자 동기를 조 부장 옆에 앉혔다는 것이냐”고 묻자 A씨는 “네”라고 답했다. 검찰이 이 같은 조치를 한 이유를 묻자 “조 부장이 피해자를 유독 좋아한다고 생각이 들었고 방어 차원이라고 기억 난다”고 했다.

검찰은 앞서 조씨가 당시 피해자 변씨 참석을 요구하며 회식을 자주 소집했고, 사건 발생 뒤 변씨가 힘들어했으며, 이후 남성 동기들이 순번을 짜 조씨 옆에 앉았다는 등 내용을 담은 동료 기자들의 사실확인서와 카카오톡 대화캡쳐 등 증거를 제출했다.

피해자 변씨 “재발 않길 바라는 마음에 여기까지 왔다”

조씨 측 변호사는 “회식이 힘들다는 의미가 조 부장이 추행 등을 할까봐 염려된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가)”라고 질문했다. A씨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힘들다고 얘기해서”라고 말했다. ‘조씨가 2016년 1월 한 달 동안 참석한 회식은 6회, 그 중 주재한 회식은 3번에 불과하다’는 조씨 측 주장에 A씨는 “그것보다 많았던 것 같다”며 “특히 초반 한 달(1월)은 회식이 매일 있었고 특히 주말에도 출근해 토요일이 안 되면 일요일, 일요일이 안 되면 토요일(에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조씨 측 변호사는 △회식에 조씨가 동석하지 않은 적이 있는가 △ ‘ㅌ’ 술집은 조씨가 추행했다면 다른 사람이 다 볼 수 있는 자리 배치 아닌가 △조씨가 회식에 참석하지 않고 카드결제를 맡긴 기억이 있는가 등을 물었다. A씨는 각 질문에 “(조씨가) 대체로 왔다” “잘 모르겠다” “없다”고 답했다.

재판 끝 무렵 방청석에 앉아 있던 변씨가 재판부에 청해 피해자 발언을 했다. 변씨는 “제가 이 문제 제기를 하면서 조 부장을 개인적으로 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저는 현재 언론계에 있지 않다”며 “이 일을 지금까지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언론계와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씨는 메인 목을 가다듬으며 “(사내에) 이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기까지 온 것이며 개인을 해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검찰은 피해 당시 수습 기간과 변씨 퇴사 경위에 대해 더 확실한 기억을 가졌다고 밝힌 다른 동기 기자를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한편 재판이 끝난 뒤 조씨가 법정을 떠나면서 목을 추스르는 변씨에게 다가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따져묻는 일이 벌어졌다.

앞서 조씨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성추행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페이스북에 피해 사실을 공론화한 언론계 미투(#metoo) 사건이다. 해당 간부가 피해자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변씨는 방어 차원에서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파이낸셜뉴스는 ‘미투’ 이후 2018년 3월 조씨를 정직 3개월 처분했고 조씨는 현재까지 파이낸셜뉴스 소속이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