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결자해지와 외교안보 경질론 불거지는데…정쟁 그만하라는 신문도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월24일 오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월24일 오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5박7일간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느 때보다 싸늘하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미국·일본 정상과의 만남 성격과 성과를 둘러싼 공방 등이 이번 순방을 뒤덮었다. 26일자 주요 아침신문들은 순방에서 돌아온 윤 대통령의 대응과 전망에 주목했다.

경향신문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 대상이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대통령인지, 국회와 더불어민주당인지를 둘러싼 진실게임은 현재진행형이다. 윤 대통령이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윤 대통령은 귀국 비행기 내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생략했다. 이르면 26일 이뤄질 출근길 문답에 시선이 쏠린다”고 했다. ‘‘순방 논란’에 더 꼬인 협치…윤 대통령 ‘입’에 달린 정국 향방’이라는 제목의 해당 기사는 △외교안보 책임론 △더 어려워진 야당과의 협치 △하락세로 돌아선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등을 짚었다.

한겨레는 1면에 ‘총체적 난국 드러낸 5박7일 “외교 컨트롤타워 쇄신해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다. 해당 기사는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둘러싼 ‘외교 참사’ 논란은 표면적으로는 외교의 내용과 형식 등에 관한 사전 조율 부족과 현장의 돌발적 장면들에서 비롯됐다”며 “‘굴욕적 저자세 외교’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한-일 정상 만남에 집착한 것도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는 미국의 환심을 사려 과속한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이어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에 일방적으로 구애하는 기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윤 대통령부터 거친 언사를 삼가는 등 치열한 국제 외교의 장에 임하는 태도를 바꾸고, 정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교체에도 나서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9월26일자 주요 신문 1면
▲9월26일자 주요 신문 1면

이번 순방을 끝내고 돌아온 윤 대통령을 향해선 정국을 뒤흔든 비속어 논란을 결자해지하라는 주문이 잇따른다. 9개 일간지 중에서 6개 신문이 이 같은 요구를 사설로 썼다. 아래는 해당 관련 제목들이다.

국민일보: 여권의 ‘비속어’ 억지 방어…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길
경향신문: “가짜뉴스”로 호도한다고 비속어 논란 덮이지 않는다
동아일보: 순방 외교 마친 尹, ‘막말’ 해명하고 심기일전 다짐해야
서울신문: 해외순방 성과 퇴색시킨 외교라인 쇄신해야
한겨레: 윤 대통령, ‘외교라인’ 쇄신하고 겸허한 대국민 설명을
한국일보: 성과보고 축소한 순방, 뭐가 잘못됐는지 점검하길

경향신문은 이번 사안을 왜곡보도로 주장하는 여권을 두고 “해외 언론도 윤 대통령 비속어 사용을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와 블룸버그는 ‘이 XX’를 ‘idiots’(멍청이)로 옮기고, CBS방송은 ‘쪽팔리다’는 발언을 ‘lose damn face’(‘체면을 잃다’는 뜻의 비속어)라고 전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을 향해 ““외교 참사” 운운하는 야당 비판에 발끈하기 전에 발언 경위를 직접 설명하고 깔끔하게 사과하는 게 옳다”고 주문했다. 한국일보는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안보실과 외교부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미숙한 외교안보 및 홍보라인의 전면적 재점검이 없는 한 외교 실패는 반복될 것”이라 촉구했다.

반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이번 사태를 둘러싼 공방을 멈추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해당 발언이 확실치 않고, ‘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선일보 사설(들어보면 확실치도 않은 발언 놓고 난장판 싸움, 지금 이럴 땐가)은 “ 이번 발언은 윤 대통령이 참모들과 사적으로 나눈 대화가 우연히 카메라에 찍혀 공개됐다. 하지만 주변 소음이 심해 정확한 내용을 알아듣기 힘들다. 그런데도 여야는 온통 이 문제에 매달려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윤 대통령 해외 순방, 여야 정쟁은 도움 안 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썼다.

▲9월26일자 경향신문 만평
▲9월26일자 경향신문 만평

특히 조선일보(MBC노조 “박홍근 尹발언 비판, MBC 첫 보도보다 빨라”)는 MBC의 소수 노동조합 주장을 들어 “비민주노총 계열의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25일 더불어민주당과 MBC 간의 ‘정언 유착’ 의혹이 있다며 진실을 밝히라고 주장했다”며 “해당 영상을 촬영한 풀 기자가 MBC의 A 카메라 기자였는데, MBC가 첫 보도를 하기도 전에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 공식 회의에서 관련 발언을 하고 나온 경위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여권이 윤 대통령 발언을 보도한 여러 매체 중에서 MBC를 언급하면서 공세를 펼치는 상황과 맥락이 닿는다.

북한, 한미훈련 전날 미사일 발사…한일 정보 엇갈려

북한이 5년 만에 이뤄질 한미연합 해상훈련(26~29일)을 앞두고 25일 평안북도 태천에서 동해 방향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112일 만의 무력 도발이다. 동아일보(北, 한미훈련 동해에 미사일…신포서 SLBM 발사 준비도 포착)는 “핵추진 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등이 포함된 이번 미 항모강습단 전개를 명분 삼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긴장 조성의 책임을 한미에 떠넘기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및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망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를 두고 한일간 정보 평가가 또 다시 엇갈렸다. 일본 방위성은 “상세한 내용에 대해선 현재 분석 중이지만, 최고 고도는 약 50㎞이고 (비행)거리는 통상의 궤도라고 한다면 약 400㎞를 날았다”고 밝힌 반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비행거리는 600여㎞, 고도는 60여㎞, 속도는 마하 5로 탐지됐다”고 한 것이다. 지난 6월5일 북한이 여러 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쐈을 때 한국은 ‘8발’ 일본은 ‘최소 6발’이라 발표했다. 한겨레(한 “비행거리 600km” 일 “400km” 또 엇갈린 미사일 분석)는 “일본은 이 미사일의 궤도를 정확히 추적하지 못해 비행거리를 ‘통상의 궤도를 그렸을 경우를 가정해 400㎞’라고 밝힌 데 견줘, 한국은 이를 탐지해 그보다 200여㎞나 긴 600여㎞를 날았다고 발표한 것”이라며 “여전히 당국 간 소통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9월26일자 동아일보 기사
▲9월26일자 동아일보 기사

한편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간 친서가 공개됐다. 전·현직 주미 특파원들의 모임 한미클럽이 25일 외교·안보 계간지 '한미저널'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4월~2019년 8월 주고받은 친서 27통을 공개하면서 이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언론은 비핵화에 대해 북한과 미국 양측이 논의하자고 한 김 위원장의 요구를 주로 다뤘다. 한국일보 기사(김정은 “비핵화 논의, 문 대통령 빼고 하자” 4년 전 평양공동선언 직후 트럼프에 편지)는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과 달리 김 위원장은 철저하게 트럼프 대통령과 '톱다운' 협상을 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국면 전환이 반복되던 시기엔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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