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저널리즘 현장을 가다 ④] [인터뷰] 캐서린 롱 시애틀타임스 에듀케이션랩 에디터, “철저하게 근거를 파고 들어야 한다”

[편집자 주] 우리에게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고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해법을 찾을 수 있지만 여기에서 멈추면 우리의 질문은 “세상은 왜 이 모양이지?”에서 멈추게 되겠죠. 솔루션 저널리즘은 문제를 벗어나는 게 아니라 문제를 더 깊이 파고 들어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미디어오늘은 기획 연재 ‘솔루션 저널리즘 현장을 가다’ 시리즈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솔루션 저널리즘의 실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 순서로 미국 시애틀타임스의 에듀케이션랩을 찾았습니다. 이 인터뷰는 안도현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가 진행했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이 언론의 위기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독자의 참여도를 높이고 언론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켜 구독 매출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Solutions Journalism Network)가 솔루션 저널리즘을 도입한 12개 뉴스룸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개 뉴스룸에서 솔루션 저널리즘 관련 새로운 매출이 약 150만 달러(21억 원) 가까이 발생했다. 솔루션 저널리즘 도입에 따른 독자 참여 증가와 신뢰도 향상이 후원과 광고 및 구독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시애틀타임스 에듀케이션랩은 2013년부터 솔루션 저널리즘을 조직 차원에서 실행해 성과를 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시애틀타임스는 편집국 안에 교육과 정신건강 등 특정 주제별로 랩(Lab)이라 불리는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 출입처 중심 사건 보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교육 분야는 에듀케이션랩(Education Lab), 교통 문제는 트래픽랩(Traffic Lab), 노숙자 문제는 프로젝트홈리스(Project Homeless), 정신건강 분야는 멘탈헬스프로젝트(Mental Health Project) 등 4개 랩에서 각각 담당한다. 문제의 원인과 구조 등을 조명하는 심층 보도를 주로 다룬다. 랩의 운영은 대부분 기부로 충당한다. 게이츠재단이나 발머재단처럼 거액의 후원은 물론이고 중소 규모의 단체와 개인의 후원 비중도 적지 않다.

에듀케이션랩은 2013년 9월 출범 이후 해결 지향 접근을 통해 언론의 신뢰 향상과 매출 증가에 꾸준하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해결지향 접근 확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새크로멘토비(The Sacramento Bee)는 시애틀타임스 모델을 채택해 2019년에 해결 지향 접근을 하는 에듀케이션랩을 출범했다. 10여 개 기관으로부터 기부를 받는 데 성공했다. 2021년 2월에는 70만 달러(약 1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외에도 텍사스주의 달라스모닝뉴스(The Dallas Morning News)나 전국지인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The Christian Science Monitor) 등 6개 매체가 시애틀타임스의 모델을 채택해 해결 지향 접근을 하는 에듀케이션랩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7개 매체의 에듀케이션랩은 매주 비대면 기획회의를 통해 공동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그 성과에 대해서는 지면도 공유하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2건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 지면을 공유했다.

시애틀타임스의 에듀케이션랩은 문제해결을 개별 기사 차원뿐 아니라 조직 차원으로 녹여내 양질의 보도와 매출 증대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 사례다. 시애틀타임스 에듀케이션랩 캐서린 롱(Katherine Long) 에디터를 만나 시애틀타임스의 솔루션 저널리즘 운영과 성과에 대해 들었다.

이 인터뷰는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의 이규원 연구원과 린다 쇼(Linda Shaw) 연구원의 도움을 통해 성사됐다. 인터뷰는 2022년 9월8일 시애틀타임스 회의실에서 3시간 동안 진행했다. 대담자는 안도현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다.

▲ 시애틀타임스 에듀케이션랩 캐서린 롱(Katherine Long) 에디터.
▲ 시애틀타임스 에듀케이션랩 캐서린 롱(Katherine Long) 에디터.

 

- 우리는 해결 지향 보도의 성과에 관심이 많다. 에듀케이션랩의 해결 지향 접근이 독자 반응과 공동체 관여에 긍정적이라고 보나? 독자의 반응을 측정하기 위한 시스템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독자의 행동을 측정하는 시스템이 있다. 독자 행동 측정과 분석은 시애틀타임스 편집국과 에듀케이션랩 차원에서 함께 이뤄진다. 페이지뷰와 사용자 신규 유입, 구독 기여도 등을 측정한다. 30초만 머물렀다면 몇 줄만 보고 나갔다는 의미로서 기사에 흥미가 없었다는 지표인데, 에듀케이션랩의 기사에는 독자들이 5분 이상 머문다.”

- 해결 지향 기사와 일반 기사 사이의 독자 관여도를 비교하나.

“비교한다. 흥미로운 건 미국 전역에 대한 기사와 워싱턴 지역에 대한 기사에 대한 차이다. 미국 전역에 대한 보도는 해결지향 기사와 일반 기사 사이에 독자 관여도가 큰 차이가 없다. 워싱턴 지역에 관한 기사는 해결지향 기사에 대한 독자의 관여도가 일반 기사보다 높은 경향이 있다.”

- 에듀케이션랩은 어떻게 운영되나.

“대부분 후원에 의존한다. 가장 큰 후원자는 게이츠 재단이다. 연간 50만달러(약 7억원)를 재단으로부터 기부 받는다. 이 자금의 용도는 에듀케이션랩 인건비와 대중 참여 행사, 취재 비용 등이다.

- 에듀케이션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해 달라.

“첫 기사는 9년 전인 2013년 10월에 나왔다. 1년 반의 준비를 거쳤다. 에듀케이션랩 초대 에디터인 샤론 찬(Sharon Chan)과 짐 사이먼(Jim Simon)이 주도했다. 샤론 찬은 지금 뉴욕타임스에 있고, 짐 사이먼은 하와이의 언론사에 있다. 초기에 세금 문제 해결이 큰 과제였다. 시애틀타임스는 상업 언론인데, 비영리 기구가 후원하기 때문이다.”

- 후원자와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하나.

“후원자들은 우리가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 우리의 기사를 독자들이 얼마나 읽었는지 등에 대한 근거를 원한다.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 잘 될 것 같아 시작했지만, 의도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듀케이션랩 성과는 분기별로 보고서를 만들어 후원자와 공유한다. 분기 보고서는 편집국장에게 제출해 무엇이 성공적이었고,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평가 회의를 한다. 주요 보도 사례, 독자 행동 측정값(분기 및 연간 비교), 가장 영향력이 컸던 기사(해당 기사를 통해 신규가입이 이뤄진 정도), 독자 참여(독자와의 만남 행사), 기사가 미친 사회적 영향(impact), 도달(기자 트윗, 타 매체의 에듀케이션랩 기자 인터뷰 등 기사 이외 기자가 독자에게 도달된 사례), 다음 분기 및 다음 해 과제 등이 주요 내용이다.”

- 후원자들이 이슈의 선택과 편집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나.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게이츠재단의 간섭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시애틀타임스는 게이츠재단과 편집 사이를 엄격하게 분리한다. 게이츠재단은 에듀케이션랩의 보도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다. 물론 게이츠재단이 시애틀타임스 경영진과는 소통한다. 에디터인 나와는 직접 만나지 않는다. 나는 이 부분이 중요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 언론사들은 후원 비중이 매우 낮다. 후원 모델은 언론이 수익성만 과도하게 매달리지 않을 수 있어 언론이 공익 기능을 유지하고 높은 품질 뉴스를 생산하는데 도움이 된다. 좋은 뉴스를 만드는 데 외부 기관의 후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좋은 뉴스가 있어야 후원을 이어질 수 있다. 닭과 달걀의 관계라 할 수 있는데, 무엇이 우선인가?

“자금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돈 없이는 할 수 없다.”

- 고품질 뉴스가 우선 아닐까? 고품질 뉴스를 소규모로 실행하면, 후원자들이 관심을 갖게 되고, 후원을 통해 고품질 뉴스의 규모를 키우면, 더 큰 규모의 후원이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있다.

“동의한다. 사실 그런 선순환은 에듀케이션랩에서 이뤄졌다. 에듀케이션랩은 작게 시작해서 그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에듀케이션랩만으로 시작했지만, 트래픽랩, 프로젝트홈리스, 정신건강프로젝트 등 기부로 운영하는 여러 프로젝트로 이어져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정신건강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운영자금을 대부분 발머재단으로부터 받는다. 프로젝트홈리스는 여러 기관에서 지원 받는다. 이외에도 여러 탐사 프로젝트가 있다. 다양한 단체와 개인들로부터 지원 받는다. 시애틀타임스는 기부를 받아 운영하는 조직을 랩으로 분류해 관리한다.”

▲ 시애틀타임스 에듀케이션랩 캐서린 롱(Katherine Long) 에디터.
▲ 시애틀타임스 에듀케이션랩 캐서린 롱(Katherine Long) 에디터.

 

- 9년 전 에듀케이션랩 설립 이후 해결 지향 보도의 모범사례를 보였기에 이 성과에 고무된 발머재단이 에듀케이션랩과 유사하게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또 다른 다수의 재단과 개인들이 프로젝트홈리스나 트래픽 프로젝트와 같은 해결 지향 프로젝트의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면 되나.

“그렇다. 다만 트래픽랩은 우리의 여러 랩 조직 가운데 하나지만 다른 랩처럼 해결 지향 접근에 중점을 두지는 않고 있다. 시애틀타임스 뿐 아니라 미국의 다른 언론사에도 에듀케이션랩이 확산되고 있다. 시애틀타임스 외에도 6곳에 더 있다. 에듀케이션랩 모형이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7개 매체 에듀케이션랩 에디터들은 매주 목요일 줌으로 기획회의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고 지면도 공유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문맹 문제는 7개 매체 에듀케이션랩이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각자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읽기 교육 방식의 변화에 대한 기사를 보도한다. 비록 다른 매체이나 에드랩솔루션즈(Ed Lab Solutions)란 이름으로 공동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지면을 서로 공유한다. 예를 들어, 달라스모닝 에듀케이션랩의 기사를 시애틀타임스가 게재하고, 반대로 시애틀타임스 에듀케이션랩 기사를 달라스모닝이 게재한다.

- 매우 흥미롭고 유망한 접근이다.

“한국은 다를 수 있지만, 미국 독자들은 거주지역 바깥의 뉴스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시애틀 주민은 텍사스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소식에 관심이 없다. 에듀케이션랩을 통한 다른 매체와의 협력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서로 볼 수 있도록 한다. 한국도 지역언론의 협업 모델으로 실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에듀케이션랩에 참여 에디터(Engaging Editor)가 있다. 어떤 역할을 하나.

“명칭을 최근 참여기자(Engaging Reporter)로 바꿨다. 공동체(Community)의 목소리를 수집하는 공동체 청취자(Community Listener)다. 매체와 공동체를 이어주는 중간자적 존재로서 독자를 커뮤니티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공동체로 들어가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듣는 행사를 마련해 운영한다. 다양한 공동체의 학부모들로부터 듣는다. 특히 소외 계층에 중점을 둔다. 우리가 이들의 문제를 적절하게 보도에 반영하고 있는지 이들 공동체에 들어가 목소리를 듣고 확인하고 반영한다. 교육체계가 그들의 자녀에게 무엇을 제공하고 있는지, 제공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문제는 무엇인지 등. 형식은 주로 라이브 이벤트다. 최소한 매년 2회 정도. TED 같은 방식으로 교육 분야의 전문가들이 10분 이내로 진행하는 커뮤니티포럼 인기가 가장 좋다. 보통 100명 정도 모인다. 유료(5달러) 혹은 무료로 진행한다. 취재 창구를 확장하는 효과도 있다. 참여기자의 주 임무는 공동체의 목소리 청취이나 기사도 쓴다. 다른 기자보다는 덜 쓴다. 일반적으로 에듀케이션랩에서는 기자 한 명이 일주일에 두 꼭지 정도 쓴다. 참여기자는 한 달에 두 건 정도 작성한다.”

- 비용이 많이 들 것 같다.

“후원 항목에 공동체 참여(community engagement)에 사용하도록 지정된 예산이 특정돼 있다. 예를 들어, ‘연간 2만 달러를 대중 참여 행사에 사용’과 같은 식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정책으로 이 예산을 모두 사용하지는 못했다.”

▲ 시애틀타임스 에듀케이션랩.
▲ 시애틀타임스 에듀케이션랩.

 

- 에듀케이션랩의 해결 지향 보도 사례를 소개해 달라.

“미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 읽기 능력이다. 영어는 발음과 철자가 늘 일치하지 않아 읽기 학습이 어려운 언어다. 최근 교육계에는 기존 영어읽기 교육 방식의 한계에 주목하고 있다. 총체언어(whole language) 접근은 뇌의 작동에 대한 잘못된 전제에 기반했다는 문제의식[주 : 읽기에 많이 노출시키면 자연스럽게 읽기 능력이 향상된다는 접근]이다. 아이들에게 영어 읽기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영어 발음의 원리를 지도해 단어를 음절 단위로 나눠 읽도록 할 필요가 있다 [주: 단어와 글자의 관계를 단계별로 이해시켜 글자 해독 능력을 향상시키는 하는 접근을 포닉스(phonics) 접근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존 교육계의 관행은 글을 많이 읽히기만 하는 방식이다.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영어 문해력도 부수적으로 습득된다고 여겨왔다. 물론 단어를 음절로 나눠 발음법을 배우지 않아도 잘 읽는 사람들도 많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단어를 음절로 나눠 읽는 방법을 배우지 않아도 잘 읽는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교육해서는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아이들 역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나는 에듀케이션랩 에디터가 되기 전 이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미국 동부 펜실베니아에서 새로운 영어 읽기 교육을 시도하는 여러 교육구를 돌아 다니며 취재했다. 새 교육 방법이 작동한다는 근거를 보여줬다. 워싱턴주에도 이 새로운 방법을 영어읽기 교육에 적용하는 교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건의 기사를 작성해서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교육 현장에서는 새로운 포닉스 접근에 반발이 있었지만, 펜실베니아의 사례를 워싱턴주에 적용할 수 있었다. 워싱턴주는 법을 개정해 교사들이 포닉스 접근을 영어 읽기 교육에 적용하도록 했다. 이 주제는 후속 취재로 이어졌다. 올 봄 에듀케이션랩의 달리아 바자즈(Dahlia Bazzaz) 기자가 시애틀 외곽에 있는 위내치(Wenatchee) 교육구 사례를 취재했다. 위내치 교육구 교사들이 이민가정 아동에 새로운 교육법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보도다. 위내치는 사과 농장이 많아 이주노동자가 많다. 주로 스페인어권 가정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아동들의 읽기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 단어를 어떻게 분절하여 가르치는지, 영어의 발음 원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이 방식이 작동하는지 등을 촬영기자와 이틀간 머물며 교육 현장을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으로 담았다. 일반 독자뿐 아니라 교사들의 반향도 컸다. 이 보도 후 대중 참여 행사도 이어졌다. 이 보도는 우리는 잘못 가르치고 있는 현실을 꼬집으면서 지금 많은 교육구에서 이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 교육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 다만 해결 지향 보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 세상의 문제에는 하나의 마법과 같은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포닉스 접근이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나, 포닉스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모든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완벽한 해결책을 원한다. 해결 지향 접근에서 기자는 해결책을 과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작동하는 사례를 찾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인가 그것이 정말로 해결책이란 것에 대한 내용을 쓸 때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이 해결 지향 접근에서 실수하기 쉬운(tricky) 부분이다. 돌이켜 봤을 때 해결책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정말로 해결책이었는지 회의가 들 때도 있다. 시간이 흘러 돌이켜 봤을 때 정말로 긍정적인 것으로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

- 시애틀에서 교사들이 파업 중이다. 이런 종류의 사건에 대해 해결 지향 접근을 할 수 있나.

“파업 이슈는 통상적인 사건보도이지 해결 지향 접근을 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 팬데믹 기간의 감염병 보도도 이와 비슷하다. 일단은 뉴스가 발생한 것이다. 뉴스가 발생하면 우리는 우선 그 사건에 대한 보도부터 해야 한다. 해결지향 접근은 사건 보도가 이뤄지고 난 그 다음 문제다.”

- 취재원은 어떻게 찾나?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 포닉스 기사에 관련해서는 새로운 교육 방법을 시도하는 일군의 교사들과 알게 됐다. 이들을 통해 펜실베니아 사례를 접했다. 바자즈 기자의 위내치 사례의 경우, 알고 지내던 현직 교사를 통해 위내치 사례를 알게 됐다.”

- 시애틀타임스의 뉴스를 보면 교육 섹션이 있는데, 에듀케이션랩이 별도로 구성돼 있다. 서로 다른 기자가 배속돼 있나?

“에듀케이션랩에는 해결 지향 접근을 하는 취재기자 2명(솔루션 전문기자)과 참여기자 1명이 있다. 에듀케이션랩 에디터인 내가 지휘하는 교육담당 기자가 한 명 더 있다. 일반 교육담당 기자는 뉴스룸 예산으로 급여를 지급한다. 이 교육담당 기자는 해결지향 접근을 하기도 하지만, 초중등 교육 현장의 사건에 대해 다룬다. 교사 파업과 같은 큰 사건이 일어나면 해결지향 전문기자 2명도 현장에 투입된다.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면 에듀케이션랩 전담 기자도 사건보도에 투입할 수 있도록 게이츠재단과의 계약에 명시돼 있다.”

-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에듀케이션랩의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나?

“교육 분야는 사건이 꽤 많이 발생한다. 문제의 구조(왜 문제가 발생했고, 그 문제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를 조명하는 기사를 많이 다룬다. 우리는 이런 접근을 책임 보도(Accountability story)라고 한다.”

- 명칭이 생소하다.

“일종의 탐사보도다. 시애틀타임스에는 다양한 탐사보도팀이 있다. 에듀케이션랩처럼 외부 기관의 기부를 받아 운영한다. 게이츠재단과 같은 큰 재단이 아니라, 소규모 재단이나 개인이 기부한다.”

- 해결 지향 접근 도입에 조직 내 저항이나 반발은 없었나.  

“초기에 우려가 있었다. 가벼운 미담 정도를 다룰 것 같은 우려다. 저널리즘이면 심각한 주제를 다뤄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지금은 모두 수용한다.”

- 어떻게 다른 기자들이 수용하도록 했는지 궁금하다. 전통적인 기자들은 부정적인 사건에 관심을 더 기울인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저널리즘의 엄격함과 문제를 찾아내는 관점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 해결 지향 접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나?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시애틀타임스 편집국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 어떻게 에듀케이션랩 에디터가 됐나?

“시애틀 타임스에는 1990년에 기자로 입사에 3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최근 10년에는 고등교육을 담당했다. 2020년 10월에 에듀케이션랩으로 호출됐다. 해결 지향 접근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에듀케이션랩 에디터가 되기 전부터 해결 지향 접근을 해왔다. 2018년 미국 교육계에 퍼져 있는 잘못된 교육 관행에 대해 해결 지향으로 접근한 기사를 쓰기도 했다.”

- 에듀케이션랩 에디터 경험을 살려 한국의 기자들에게 해결 지향 접근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은?

“사람들은 해결을 좋아한다. 해결에 관한 기사를 읽기 좋아한다. 하지만, 독자에 대해 솔직해야 한다.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근거와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근거에 대해 철저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 단지 가볍고 좋은 이야기를 전해서는 안 된다.”

-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기자는 자료를 다룬다. 자료를 잘 다룰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많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보내준다. 사람들의 이야기에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듣는다.”

 

미국 시애틀=안도현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dahn@jejunu.ac.kr)

※ 미디어오늘의 ‘솔루션 저널리즘 현장을 가다’ 연속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 취재 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돼 취재비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왜’을 넘어 ‘어떻게’로 질문을 바꿔보자.”
[인터뷰] 시애틀타임스 멘탈헬스프로젝트 에디터 다이애나 새뮤엘스, “어설픈 해법보다 문제 제기가 중요할 수도 있다”

시애틀타임스의 멘탈헬스 프로젝트는 지난 2020년에 발머재단의 자금 지원으로 만들어진 랩이다. 워싱턴주의 정신 건강 위기를 조명한다. 정신질환자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유망한 치료와 연구를 소개하며, 정부기관 및 의료기관 등의 행위를 점검한다. 다음은 시애틀타임스 멘탈헬스 프로젝트 에디터 다이애나 새뮤엘스(Diana Samuels)와의 일문일답이다.

- 멘탈헬스 프로젝트를 소개해 달라.

“정신건강 프로젝트는 2020년 9월 발머재단이 100만 달러(약 14억 원)의 기부로 시작된 신생 해결 지향 랩이다. 정신건강 프로젝트에는 전속 기자 4명 있다.”

- 정신건강프로젝트는 누가 시작했나?

“발머재단이 시애틀타임스에 제안했다. 정신건강에 대해서는 시애틀타임스도 마침 관심을 갖고 있던 주제이기에 순조롭게 진행됐다.”

- 발머재단이 정신건강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에게 그 이유를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발머재단은 정신건강에 매우 관심이 많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오리건 의료시설에도 200만 달러(약 28억 원)를 지원했다. 발머재단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정신건강 향상을 위한 사회적 영향력이다. 정신건강이 사회적 의제가 돼 국회위원들의 입법에 영향을 주기 원한다. 의원들이 문제에 주목하면 문제해결에 필요한 법을 제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워싱턴주에는 아동정신병원에 인력이 부족해 아동 환자가 정신과전문의를 한 달 넘게 만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제기하는 중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이 만들어지는지 지켜보는 중이다.”

- 정신건강 프로젝트에서 해결 지향 접근은 누가 주도했나?

“발머재단은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오직 정신건강 분야만 지정했을 뿐이다. 해결지향 접근은 시애틀타임스에서 선택했다. 우리는 주로 탐사 보도와 설명 보도에 집중한다. 정신건강에 대한 심층 기사 및 정신건강 문제에 직면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설명 기사를 주로 다룬다. 정신건강 관련 자원 역할을 하는 셈이다.”

- 어떻게 정신건강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나?

“원래 범죄 담당이었다.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공지했을 때 지원했다. 나는 ‘왜’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등 보다 심층적인 내용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기존 뉴스룸에서는 매일 발생하는 사건의 ‘무엇’에 대한 내용만 다뤘다.”

- 정신건강 프로젝트에 고용된 기자들은 해결 지향 접근을 위한 훈련을 받았나?

“에듀케이션랩 등 시애틀타임스의 여러 랩에서 해결지향 접근을 한다. 해결 지향 보도에 익숙한 기자들이 꽤 있다.”

- 해결 지향 접근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나?

“정신건강 분야는 너무나 복잡하고 문제가 많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해결책을 찾아 실행하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다. 겉으로 보기에는 잘하는 것 같은데, 정말로 잘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 해결책이라고 여겼지만, 몇 년의 시간 후에 돌이켜봤을 때 해결책이 아닌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정신건강 서비스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것이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Trieste) 모형이 있다.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도 적용가능한지 검토한 연구가 있다. 결론은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가 아니기 때문이다. 트리에스티모형을 해결지향 접근으로 보도할 경우, 트리에스테 모형의 긍정적인 면뿐 아니라 적용 가능성 등을 문화와 사회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노숙자 문제에 대해서도 핀란드의 사례를 모범으로 삼지만, 핀란드 사례를 해결책으로 보도하는 건 해결지향 접근이 아니다. 상황과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다. 해결지향 접근이 반드시 ‘이것이 옳은 길’이라며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 제기 자체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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