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김어준의 뉴스공장’ 심의 중 제작진 의견진술 요청 기준 논박 오고가
‘한동훈을 삼성그룹과 유착된 것처럼 오인케 했다’는 안건에는 행정지도 결정

대통령 관저 이전지 선정 등에 대해 ‘엉망진창’, ‘억지’라고 발언하며 불공정한 진행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문제없음’을 결정했다. 해당 안건에 대해 제작진의 소명을 들어야 한다는 주장과 의견진술 청취는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 사이 위원들의 논박이 오고갔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4월28일 방송분에서는 진행자가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의 ‘검수완박’ 법안 국민투표 부의 제안에 대해 ‘학급회의 하나? 우길걸 우기자’, ‘발상 자체가 코미디’, ‘다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했다. 대통령 관저 이전지 선정 과정에 대해서는 ‘억지’, ‘정말 엉망진창’이라고 발언했으며,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합참 병력의 총기 휴대 불가 우려에 대해서는 ‘이것도 엉망진창’이라고 했다. 

▲ 김어준의 뉴스공장 4월28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 김어준의 뉴스공장 4월28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해당 안건에 대해 방심위가 제작진에게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의견진술 과정이 필요하다는 데에 위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지난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부터 의견진술 청취 필요성을 주장했던 김우석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의견진술 청취 기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의견진술은 심의위원들이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의결한 사안에 대해 해당 방송사 소명을 듣는 절차다. 의견진술 과정 후 위원들의 논의를 통해 제재 수위를 의결하게 된다. 

김 위원은 “의견진술을 마치 법정제재와 같은 의미로 보는 것이 그동안 우리가 1년동안 했던 심의와 맞냐”며 “의견진술을 요청했다가 법정제재를 안 한 경우가 꽤 있었다. 심사과정에서 필요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진술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데 이것도 허용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우리 위원회의 논의가 경직되어있나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허연회 위원(국민의힘 추천)도 “월요일 전체회의 때마다 굉장히 혼선이 많이 온다. 광고심의소위원회를 할 때는 흔한 의견진술, 꼭 법정제재로 가기 위한 의견진술이 아니라 내가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는 의견진술을 왜 이 프로그램에 오면 할 수 없냐”며 “5기 방심위원들이 갖다대는 잣대가 채널별로 다 다른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의견진술과 관련해 정연주 위원장(문재인 대통령 추천)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작년 허연회 위원이 ‘방송사에서 일을 할 때 시청자위원회에서 한번 부르는 것조차 부담을 느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며 “그때 (허 위원에게) 그렇다면 방심위에서 의견진술을 위해 부를 때 당사자는 어떤 심정일까, 우리가 신중할 필요가 있겠다는 말을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경우 법정제재가 전제로 되는 일이 많고, 광고소위와 방송소위에서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은 다르다. 특히 방송소위에서 시사토론 프로그램 관련해서는 표현의 자유와 직결된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법정제재는 가급적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했다.

안건에 대해서는 심의위원 9인 중 5인이 ‘문제없음’ 의견을 내 ‘문제없음’이 결정됐다. 정민영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언론으로써 정부가 추진하는 것들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과정을 반대쪽에서 해석한 것에 불과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진행자와 제작진이 강하게 비판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다소 품위가 없다고 볼만한 용어들이 동원되기도 했지만 그걸 이유로 법정제재를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옥시찬 위원(문재인 대통령 추천)도 “5기 방심위 초기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폭넓게 인정해야한다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며 “시사논평 프로그램에서는 보수나 진보 매체를 불문하고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이 경우는 주제 선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김유진 위원(문재인 대통령 추천)은 “진행자가 논평을 할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심의에서 프로그램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한 고려 지점”이라고 했다. 

반면 김우석 위원은 “중립을 지켜야할 공영방송 진행자가 이런식으로 폄훼하고 깍아내리는게 과연 정상적인 것이냐”며 “패널 중 한 명이 아니라 진행자다. 진행자가 명백하게 기울어지는 잣대로 계속 논평을 하는 것이 문제가 없는지 각별하게 신경써달라”고 했다. 

한편,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삼성그룹과 유착된 것처럼 오인케했다는 지적을 받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4월15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행정지도 ‘권고’가 결정됐다. 해당 방송에서 김어준씨는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거주 중인 타워 팰리스 소유권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최초 소유권자를 찾아봐야 한다. 고위직 검사들을 삼성 등 재벌들이 그런 식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 김어준의 뉴스공장 4월15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 김어준의 뉴스공장 4월15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정민영 위원은 “구체적 실체가 있지 않고, 과도한 의혹제기에 불과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무책임하다는 판단도 든다”면서도 “당시 언론에서 공직 후보자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들을 제기하는 상황이었고, 진행자가 사실관계를 한쪽으로 단정하기보다는 ‘확인한 건 아닌데 이런것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의혹을 단정하는 듯한 표현을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옥시찬 위원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은 언론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과정에서 쭉 제기되어왔던 문제점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그러나 부동산과 괸련해서는 국민들이 또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확인하고 또 확인해서 의혹을 제기해야한다. 등기부등본만 떼보면 될 것을 등한시했다면 사실관계가 왜곡되어서 대상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했다. 

황성욱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야한다.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의혹에 대해 최소한의 근거가 있어야한다”며 “언론에서 거의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프레임 씌우기라고 보고, 이것을 또 ‘재벌이나 삼성이 관리를 한다’라는 것은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해당 안건은 권고 5인, 의견진술 3인, 문제없음 1인으로 행정지도 ‘권고’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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