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들, 윤석열 대통령실과 여당의 언론 비판 지적
대전 아울렛 화재 사고, 고질적 안전 문제 재확인돼
대우조선해양 인수한 한화, 조선산업 비전 제시할까

▲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해외순방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로 인한 논란이 열흘 가까이 정국을 뒤덮고 있다. 27일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특정 언론사를 향해 취재 경위를 따져묻는 공문까지 보내면서 이튿날 주요 신문들은 대통령의 대응을 지적하는 기사와 칼럼들이 실렸다.

여권은 윤 대통령 발언을 보도한 수많은 매체 중에서 유독 MBC를 겨냥해 집중포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공문을 발송한 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TF’를 꾸렸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외교참사’ 책임과 관련해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한겨레 기사(자고나면 달라지는 해명…비속어 논란 키우는 대통령실)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총력 수습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드러내며 신뢰도를 스스로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그간 대통령실의 해명 번복, 대통령실과 여당의 엇갈린 대응 등을 다뤘다.

▲9월28일자 주요 신문 1면 모음
▲9월28일자 주요 신문 1면 모음

여러 신문의 논설위원들은 칼럼을 통해서 윤 대통령이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향신문 이기수 논설위원은 ‘국민을 이기려는 대통령’ 칼럼에서 “대통령은 반성의 빛도 없고, ‘진실’은 침묵했다. 파편은 MBC로, 박진 외교장관의 국회 해임안 발의로 튀었다. 많은 기자가 ‘뉴욕 설화’를 알고 취재하던 시간 처음 보도한 방송사만 옭아매면 진실이 덮이는가. 달(욕설과 국격)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언론사)만 물어뜯는 오작동이다”라고 했다.

국민일보 고승욱 논설위원(쿨하게 털어놓고 끝낼 일이다)은 “전두엽을 최대한 가동해 추론해보면 윤 대통령이 한 문제의 발언은 슬쩍 의회로 책임을 떠넘긴 바이든 대통령이 미심쩍다는 속내를 옆에 있던 외교부 장관에게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AFP 보도대로 ‘핫 마이크 사고(마이크가 켜진 걸 모른채 나온 실언)’였던 것”이라며 “웃통 벗고 한번 싸우자는 대통령실과 집권여당. 분명히 정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야당의 과도한 공세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서울신문 이경주 워싱턴 특파원(윤석열 대통령이 지나간 자리)은 “정작 워싱턴 정가는 이 발언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카메라가 꺼진 줄 알고 한 사적 발언을 한미 간 외교 문제로 비화시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국내에서 이 정도로 낮은 줄 미처 몰랐다는 반응이었다”며 “미 의회를 욕했든, 한국 야당을 욕했든 ‘원팀, 원보이스’를 해치는 분열의 단초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가 섞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9월28일자 신문 만평
▲9월28일자 신문 만평

이 밖에 경향신문 이기수 논설위원 ‘국민을 이기려는 대통령’, 세계일보 황정미 편집인 ‘골든타임은 사라지고 있다’, 한겨레 박민희 논설위원 ‘막말, 거짓말, 위협, 윤 대통령의 트럼프 모방 전략’ 등의 논설위원 기명 칼럼들이 나왔다.

반면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 발언을 문제 삼은 야당과 MBC가 문제라는 여권의 입장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 신동흔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은 ‘MBC가 만들어낸 이상한 나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윤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 SNS 등에서 떠돌았던 ‘루머’ ‘가짜뉴스’ ‘김건희 여사 장례식 망사 모자 논란’ 등을 언급하다가 돌연 “마지막은 MBC가 장식했다” “MBC는 자막으로 자기들 ‘해석’을 담았다”고 했다. 지상파·종편을 막론한 매체들이 ‘바이든’을 언급한 자막을 쓴 것과 관련해선 “MBC의 ‘해석’은 자막을 통해 바로 이 기준점을 차지했다. 다른 방송사들의 보도는 MBC가 먼저 ‘터뜨린’ 이후에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신문 만평들의 주인공도 단연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됐다. 경향신문 ‘김용민의 그림마당’은 캐비닛에 상처투성이 윤석열 대통령과 속옷만 입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들어가 있는 모습에 ‘프레임 전환 캐비닛’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국민일보 ‘국민만평’은 TV에서 ‘바이든 말한 적 없다’는 윤 대통령 발언이 나오자, 이를 본 가족들이 “설마 나랏님께서 거짓말을 하지는 않으실 테고” 등 대화를 나누며 보청기를 주문하는 모습을 그렸다.

서울신문 ‘조기영의 세상터치’는 대통령실·국힘과 민주가 비속어전쟁을 벌이며 화살을 쏘아대고, 민생정치라는 보따리에 화살이 꽂힌 모습으로 정쟁에 치우친 현 상황을 그렸다. 한겨레 ‘한겨레 그림판’은 “사과하면 끝날 일인데 이렇게 문제를 키우는 이유가 도대체..?”라는 질문 앞에 입을 닫은 채 ‘언론이 문제!’라는 팻말을 든 윤 대통령 모습으로 현 상황을 표현했다.

대전 아울렛 화재 사건, 사상 막지 못한 문제들

지난 26일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사고 이후 화재 사고에 취약한 지점들이 사상 피해로 이어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대전 아울렛 지하주차장에 연기 빼는 제연시설 없었다)는 “26일 발생한 화재에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은 지하 1층 주차장 물품 하역장에 쌓아 둔 의류·박스 등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 다량의 유독가스가 2분도 안 돼 급속히 확산했기 때문이다. 소방 당국과 경찰은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 7명의 사인을 대부분 질식사로 추정하고 있다”며 “지하 주차장에는 일반 스프링클러보다 빨리 작동하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고 보도했다.

▲9월28일자 조선일보 기사
▲9월28일자 조선일보 기사

한겨레(지하에 ‘화재 취약’ 옷·상자 수북…다른 아웃렛도 똑같았다)는 “수도권 지역의 아울렛, 마트 등은 지하주차장 공간 일부를 물품 창고처럼 쓰고 있었다. 전날 7명이 숨지고 한명이 크게 다친 대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사고는 지하주차장 곳곳에 널린 종이상자와 의류가 ‘불쏘시개’ 역할을 해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하주차장이 창고처럼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물류창고나 지상 하역장 설치가 대안으로 제시된다”고 했다. “설령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주차장 내 확산을 막기 위한 법령 정비도 필요하다”는 제안도 전했다.

이번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의식불명인 가운데 이들 모두 회사와 도급계약을 맺은 협력사 직원이거나 물류업체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은 ‘하청·용역 노동자만 또 희생시킨 대전 아웃렛 화재’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또다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희생되는 일이 반복된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은 기업 편에 서서 중대재해처벌법과 그 시행령의 처벌 기준 등을 낮추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 약자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사회를 꿈꾼다면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이 인수키로, 남은 과제는

한화그룹이 2조 원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헐값 매각’을 비롯한 논란들이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혈세 7조원 쏟아부은 대우조선 2조원에 경영권 매각 적절한가?’ 기사에서 “산은이 제시한 대우조선 인수가 2조원이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은 꼬리를 물 것으로 보인다”며 “산은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므로 ‘경영권 프리미엄’도 붙지 않은 점이 이번 낙찰가가 낮은 비결의 하나”라고 했다. 다만 “10여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대우조선의 수익성과 기업규모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다른 시각을 함께 전했다.

세계일보 사설(21년 만의 대우조선 매각, 혈세 낭비 책임은 추궁해야)은 “대우조선노조는 어제 노조가 배제된 일방적 밀실 매각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전면 투쟁에 돌입할 태세”라며 “대우조선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도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낙하산 경영진은 수조원대 부실을 감추기 위해 분식 회계를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매각에도 공적 자금을 온전히 회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혈세 낭비의 실상을 밝혀내 그 책임을 추궁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한겨레 사설(대우조선 한화 매각, 조선산업 비전과 고용계획 밝혀야)은 “노조 쪽이 이중구조 문제 개선과 고용 유지, 손해배상 소송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데 정부와 한화는 이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화는 2008년에도 대우조선을 6조원대에 인수하기로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무산된 전력이 있다. 3세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인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된 여러 우려를 불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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