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 통보
한겨레 “지지율 급락하자 ‘국면전환용 카드’ 빼내든 것 아니냐”
조선일보 “진실 규명에 성역 없어야”…MB 수사 때는 “수사 공화국” 비판

감사원이 지난달 28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본 감사에 착수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통보했다. 당시 정부가 ‘월북’ 이라고 추정한 판단 근거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사실관계 소명을 위해 문 전 대통령 진술·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전임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문 전 대통령 역시 서면조사를 거부하면서 불쾌감을 표했다.

4일 주요 아침신문은 해당 소식을 1면에 실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시 어떤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는지 규명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한겨레·한국일보 등은 표적감사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10월4일자 주요신문 1면.
▲10월4일자 주요신문 1면.

아래는 4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관련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전직 대통령까지 도마…여야 충돌 격화

국민일보: 감사원 “노태우·YS도 서면조사” 文 “대단히 무례”…野 “정치보복”

동아일보: 文 “감사원 무례한 짓” 與 “前대통령 성역 없어”

서울신문: 블랙홀 된 ‘文 서면조사’…신구 권력 전면전

세계일보: 與 “성역 없다”…文 “대단히 무례한 짓”

조선일보: 감사원 ‘서해 피살’ 검찰 수사 의뢰키로

중앙일보: 문 전 대통령 “감사원 무례한 짓” 여야 대치 격화

한겨레: 재벌·부자감세…MB때로 회귀한 윤 정부

한국일보: 문 겨눈 윤…민주 “전면전”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감사원은 해수부 공무원이 실종된 이후 표류할 당시, 북에서 피살된 직후, 해경과 국방부의 ‘월북’ 발표 등의 국면을 나눠 문 전 대통령이 어떤 보고를 받고 어떤 조치를 내렸는지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하고 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가족 입장을 전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5면 ‘감사원, 피살·월북몰이 과정서 ‘文이 뭘했나’ 확인 나서’ 기사를 내고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를 의식해 이 씨 구조에 소극적으로 일관했고, 끝내 피살에 이르게 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문 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요구된다”고 했다. 기사 부제목은 “공무원 생존 보고받은 후 사망까지 3시간 동안 ‘文의 역할’ 규명 필요”다.

▲10월4일자 중앙일보 3면 기사.
▲10월4일자 중앙일보 3면 기사.

중앙일보는 3면 ‘야당 “외교참사 덮으려는 의도” 여권 “의도된 정쟁 키우기”’ 기사를 통해 여권 분위기를 전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에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있지만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불도저 스타일’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야당과의 전선이 문 전 대통령으로까지 확대되는 건 아무래도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일보는 여권 내부에서 이번 이슈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3면 ‘민주당 “범국민 저항운동 벌일 것”…윤 정부와 전면전 태세’에서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윤석열 정부의 외교참사 논란으로 하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물타기로 본다. 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가 현실화하면서 여야 대치 구도도 가팔라졌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윤석열 정부가 감사원을 앞세워 외교참사 정국을 돌파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3면 ‘빈손 외교·비속어 파문…윤, 감사원 앞세워 정국 돌파 시도’에서 “지지율이 급락하자 윤석열 정부가 ‘국면전환용 카드’를 빼내 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고 밝혔다.

▲10월4일자 한국일보, 동아일보 사설.
▲10월4일자 한국일보, 동아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 ‘文 서면조사 통보 감사원, 정치적 중립 유념해야’를 통해 “전직 대통령이라도 의혹이 있다면 조사를 받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감사원은 정치적 편향 의혹을 받아왔다. 신재생에너지, 방통위와 권익위, 백신 수급 등 문 정부에 대한 ‘표적감사’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역시 신중론을 제기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감사원 文 전 대통령 조사, 국감 앞두고 서두를 일이었나’에서 “국감을 앞두고 막말 논란으로 대치 중이던 여야는 이번 일로 더 깊은 갈등에 빠져들고 있다”며 “전직 국정원장들에 대한 조사도 마무리하지 않고, 전직 대통령 조사를 시도한 것은 조사의 기본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명확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지만,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게 되면 어떤 결과를 내놓더라도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10월4일자 조선일보 사설.
▲10월4일자 조선일보 사설.

그러나 조선일보는 ‘감사원 조사가 “무례하다”는 文, 진실 규명에 성역 없어야’ 사설을 내고 “전직 대통령은 감사에서 제외되는 불가침 성역인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감사원 조사를 거부했지만 이토록 격앙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이재명 대표는 문 정부가 이른바 ‘적폐 청산’에 나서자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맨날 해도 된다’고 했다. 이랬던 사람들이 입장이 바뀌자 ‘무례한 짓’ ‘정치보복’이라 한다”고 비난했다.

조선일보, 문 정부의 MB정책 수사·감사에 “수사 공화국”

한편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감사원 등 사정당국이 전직 대통령 관련 정책에 대해 조사에 나서면 “수사 공화국”이라고 비판해왔다. 조선일보는 2018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명박 정부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수사를 의뢰하자 사설 ‘‘수사 공화국’ 또 한 건 추가’에서 “‘내가 원하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파고, 털고, 수사하라’는 건 독재 정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이 정권 1년간 무슨 수사와 구속, 압수수색밖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지지율은 하늘을 찌르니 앞으로 4년간도 같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썼다.

▲2018년 5월31일, 2017년 5월23일 조선일보 사설,
▲2018년 5월31일, 2017년 5월23일 조선일보 사설,

또한 조선일보는 2017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 정책감사를 지시하자 사설 ‘7년간 네 번째 4대강 조사, 풍차를 괴물이라고 또 돌진’을 내고 “이 전 대통령에게 원한이 있는 문 대통령이 지시했으니 감사원이 그에 맞춘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그 감사 결과를 들고 검사들이 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지는 ‘윤석열 비속어 논란’…“그만 끝내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보도한 MBC 관계자들을 대검찰청에 고소하면서 검찰이 이번 논란에 합세했다. 한겨레는 4면 ‘‘바이든 자막’이 명예훼손? 허위사실 입증 쉽잖을 듯’ 기사에서 혐의 성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든’이라는 자막을 허위로 볼 수 있는 것인지 판단 자체가 어려우며, 고의성 입증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검찰 간부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국민 60% 이상이 ‘바이든’이라고 들었다는 상황에서 허위사실이라고 판단을 내리면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궁색한 결론이란 비판을 피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10월4일자 장인철 한국일보 논설위원 칼럼. 
▲10월4일자 장인철 한국일보 논설위원 칼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비속어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인철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칼럼 ‘공연한 ‘비속어 논란’, 그만 끝내자’를 통해 “MBC를 고발한 건 사태에 되레 기름을 붓는 무모함의 반복일 뿐”이라며 “(대통령)비서실이 헤매면 당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상황 해소를 도모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MBC 고발에 그치지 않고, 권성동 의원은 야당을 ‘보이스피싱 집단’이라거나, ‘형수 욕설’까지 꺼내 이 대표를 공격하는가 하면,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대표연설에서 야당과 MBC를 강경 질타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했다. 이밖에 장 위원은 MBC가 자막 근거를 확보하지 않고, 민주당이 외교부 장관 해임안을 낸 것이 문제라고 함께 비판했다.

예영준 논설위원은 중앙일보 칼럼 ‘AI보다 못한 여야의 정치감각’에서 “어지간해서는 결과물을 척척 내놓는 AI가 녹음된 내용이 불분명하다고 두 손 든 것”이라며 “MBC가 의도적인 자막 조작으로 동맹을 훼손했다고 수사 당국에 고발하고 과학적인 분석을 의뢰한들 딱 부러진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사생결단의 싸움을 펼치는 여야보다 차라리 답이 없다는 AI가 더 현명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은 이 지루한 소모전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며 “그저 사실대로 말하고 부주의한 부분이 있었으면 있었다고 인정한 뒤 이렇게 선언하면 된다. ‘이 순간부터 불필요한 정쟁을 멈추고 국가 대사에 전념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10월4일자 정유경 한겨레 디지털뉴스부장 칼럼.
▲10월4일자 정유경 한겨레 디지털뉴스부장 칼럼.

정유경 한겨레 디지털뉴스부장은 칼럼 ‘온 국민이 분노하는데, 언론만 때려잡으면?’에서 “왜 누리꾼들은 대통령 태도에 분노할까. 댓글창의 성난 민심은 실수에서 배우려 하지 않는 윤 대통령의 고집스러운 자세를 지적한다”고 분석했다. 정 부장은 “언론 탓, 야당 탓, 검찰 탓, 남 탓좀 그만하십시오…가짜뉴스 타령하고 그 언론 때려잡겠다고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라는 발언을 소개했다. 이 발언은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야당 때 문재인 정부에게 했던 성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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