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지역신문 컨퍼런스]
국내 거주 외국인들 위해 직접 뉴스를 번역하는 ‘중부일보’
차이나타운 말고, 인천 이주민 삶의 역사 소개한 ‘인천일보’ 
백종원도 모르는 진짜 지역맛집 지도 제작한 ‘강원도민일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해 4개 언어로 직접 뉴스를 번역해 보도하는 기자, ‘차이나타운’만 떠올리는 보도에서 벗어나, 인천 이주민의 삶을 들여다 본 기자,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일념으로 맛, 방역 및 청결, 화장실, 대기 유무까지 강원도 음식점을 ‘심층취재’한 기자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중부일보’와 ‘인천일보’, ‘강원도민일보’ 기자들이 지난 4일 2022 지역언론 컨퍼런스에서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지역주민들의 진짜 목소리를 사회와 연결하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중부일보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 위해 직접 뉴스를 번역한다

경기도에 위치한 중부일보의 뉴스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그리고 베트남어로도 읽을 수 있다.  중부일보는 지역 정보, 생활 법률, 비자 관계 등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내용들을 4개의 언어로 번역해 뉴스를 만든다. 기사는 온라인 홈페이지 ‘다문화뉴스’ 섹션에서 언어별로 볼 수 있다. 

이세용 중부일보 디지털뉴스부 기자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요소로 언어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언어는 그들이 마주하는 좀처럼 넘어서기 힘든 벽”이라며 “다문화인들은 지역사회의 일원이다. 모국어로 제작된 뉴스를 통해 유용한 생활정보를 취득해 정보 소외 격차를 해소하고자 다문화 뉴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중부일보 다문화뉴스 갈무리.
▲ 중부일보 다문화뉴스 갈무리.

 

▲ 중부일보 온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 중부일보 온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인터뷰와 번역을 모두 담당하고 있는 이세용 기자는 “(내가 영어를 할 수 있어) 주로 영어가 가능한 외국인들을 인터뷰했는데, 더 정교하게 기사를 다룰 수 있도록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세용 기자는 번역 플랫폼 등을 활용하고 주변의 가까운 외국인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기사를 작성한다. 

특히, 비자와 관련한 정보는 Q&A 형식으로 보도했다. 이세용 기자는 “소지하고 있는 비자에 따라 가능한 사회 경제적 활동 범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다문화인은 비자에 대한 정보에 민감하다. 다문화인들이 비자와 관련한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 밖에 못하는데 갑자기 엄마 나라로 가라고요?’ 기사에서는 부모의 체류와 상관 없이 미성년 동포 학생들은 추방 걱정 없이 학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정보를 다국어뉴스로 제작해 보도했다. 

이밖에도 이혼한 배우자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법률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수도권에 거주하는 다문화인의 수가 늘면서 각 지자체가 다문화인을 대상으로 만든 정책과 지원 방안 등을 다국어로 제작해 전달한다. 

▲ 2022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이세용 중부일보 기자.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 2022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이세용 중부일보 기자.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다문화人스토리’ 기사에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다문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소개한다. 다문화人스토리 역시 다국어 콘텐츠로 제작하고, 한글과 영문뉴스를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우크라이나어, 몽골어 등으로도 제작한다. 

이세용 기자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동남아 국가 출신 가난한 외국인,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외국인 등을 지칭하는 대명사처럼 인식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중부일보 다문화뉴스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지역언론으로서 역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차이나타운’ 말고, 인천 이주민 삶의 역사 소개한 인천일보 

인천은 한국에 살고 있는 294만 명의 외국인들 중 4.3%인 13만 명(2020년 11월기준)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개항, 한국 전쟁, 산업화 등의 역사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이주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화교부터 고려인, 조선족, 탈북인, 외국인 유학생과 노동자 등 구성도 다양하다. 인천일보는 이들의 삶에 주목했다.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거나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것을 뜻하는 ‘디아스포라’의 도시 인천의 의미를 되새겼다. 

남창섭 인천일보 정치부장은 “그동안 차이나타운 같은, 인천 다문화 요소가 파편적으로 소개된 사례는 많지만 인천 전체 공간을 아울러 본 보도는 없었다”며 “인천일보는 한반도 입구 인천을 통해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을 문화, 공간적으로 구분해 전수조사하고 그들의 구술사를 담아냈다.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인천의 정체성을 들여다보고 그들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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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일보 2022년 7월15일 지면 갈무리.

인천일보의 ‘‘디아스포라 도시’ 인천에 온 이주민들’ 기획기사는 2022년 7월부터 10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지면과 영상으로 보도됐다. 지면에는 영상으로 연결되는 OR코드를 넣었다. 주안역 인근 조선족 거리, 송도 아메리칸타운에 정착한 미국과 남미에서 역 이주한 동포들부터 난민처지가 된 미얀마인들과 미얀마 커뮤니티, 공단 주민이 된 외국인 노동자까지 ‘파편적이지 않게’ 다양한 이주민들의 삶을 다뤘다. 

특히, 기사 ‘도와주세요…러-우 전쟁 빨리 끝나도록’에서는 전쟁난민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을 인터뷰했다. 남창섭 부장은 “당시 취재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긴급하게 한국으로 들어오는 시기였다”며 “인천에도 100여 명 이상 불안한 난민들이 있었다. 이들을 섭외해 최초로 인터뷰했다, 그들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 고려인마을 신조야 대표, 고려인지원단체 등을 인터뷰해 그들이 지금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들을 꼬집었다”고 설명했다. 남 부장은 “인천의 디아스포라 도시라는 정체성과 다문화 사회로 전환하고 있는 사회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 2022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남창섭 인천일보 정치부장.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 2022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남창섭 인천일보 정치부장.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백종원도 모르는 진짜 맛집 지도 제작한 강원도민일보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일념 하에 ‘요식업 1인자’ 백종원도 모르는 진짜 강원도 맛집 지도를 제작한 기자들도 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점을 추천하는 기사가 아니다. 강원도민일보 기자들은 강원도민 100명에게 주민들과 함께 오래 호흡해온 지역 맛집 추천을 받고 1대1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창문 넘어 보이는 풍경, 전채나 후식으로 나오는 음식의 구체적인 정보, 국수를 뽑아내는 방법, 음식에 들어가는 구체적인 양념의 조합까지. 직접 가서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상세한 고급 정보를 풍부하게 수집했다. 김여진 강원도민일보 문화부장은 “어느 여행 바이블에도 없는, 요식업 1인자 백종원도 모르는 진짜 강원도 맛집 지도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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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민일보 2022년 5월11일 지면 갈무리.

올해 1월 시작한 ‘강원 미친로드: 강원도민 100명이 그린 진짜 강원맛집 지도’ 기획은 8월까지 매주 2개씩 지면에 보도하는 형태로 이어졌다. 기자들은 여행작가, 식품업체 대표, 시장 상인부터 주부, 어린이집 교사, 의료인, 농업인, 택시기사까지 거의 모든 직군과 세대, 성별을 포함한 강원도 미식가를 모집했다. 100명의 미식가를 대상으로 1대1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한 명당 강원도 음식점 10곳씩을 추천했다. 음식점별로 한줄평 서술형 평가와 가격, 청결, 화장실, 주차장, 대기 유무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종합 평가 자료를 마련했다. 

기사에는 취재를 바탕으로 선정한 그 주의 맛집 한줄평(추천인 이름), 음식점 주소, 대표메뉴와 음식 사진을 담는다. ‘맛있수다’ 코너에서는 기자들이 해당 음식점을 추천한 미식가와 함께 음식점을 직접 방문한 ‘방문기’를 그렸다. 음식 맛을 직접 평가하고 사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다양한 삶의 이야기까지 녹여냈다. 

기자들은 생활정보와 지역 스토리텔링을 함께 담은 기사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음식 장인, 요식업 종사자를 발굴하고,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도모한 점도 특징이다. 독자들의 음식점 방문 후기와 추가 제보도 활발하게 이어져 독자들과의 소통도 느낄 수 있었다. ‘미친로드’는 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  2022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김연수 강원도민일보 문화부장.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  2022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김연수 강원도민일보 문화부장.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김연수 부장은 “더 많은 사람, 더 다양한 지역 공간, 더 맛있는 이야기, 강원도민의 일상을, 관광객들의 여행을, 소상공인들의 하루를 더 맛있게,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유용한 콘텐츠를 고민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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