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경향 1면에서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결정 비판, 입장문도 실어
조선 사설 ‘탑승 불허같은 감정적인 대응. 여론 비판 불러 MBC 문제 가릴 수 있다’
‘행안부는 손도 안 대면서 구조 애쓴 소방서장 입건한 수사’에 비판 이어져

▲ 11월10일 대통령실 인근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 11월10일 대통령실 인근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대통령실이 MBC에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9일 밤 MBC에 보낸 통보문에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MBC가 지난 9월 윤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방문 중 비속어 사용을 최초 보도한 것과 지난달 PD수첩이 김건희 여사의 논문 논란을 다루면서 김 여사와 닮은 대역을 쓰고도 ‘재연’임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든 것이다. 대통령실은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게 옳으냐는 고민 속에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겨레, 경향신문은 11일 아침신문 1면 머릿기사를 통해 MBC 탑승 배제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 ‘윤 대통령, 권력비판 보도에 ‘노골적 언론통제’’에서 “비판적 언론에 대해 ‘조작, 왜곡, 편파 방송’을 이유로 들어 전용기 탑승 배제라는 수단을 써서 취재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며 대통령실의 결정을 지적했다. 

▲ 한겨레 1면 갈무리.
▲ 한겨레 1면 갈무리.

1면에 실은 2022 아시아 미래포럼 기사 제목(한겨레신문 주최)은 “대통령·국회, 권한 자제할 줄 알아야 정치 신뢰 회복”’으로 정했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헌법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형태는 정치보복 논란을 일으키고 정치적 신뢰를 해친다는 것’이라는 대니얼 지블랫 미국 하버드대 교수(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저차)의 발표 내용을 포함했다.

이어 ‘윤 대통령 언론 통제’라는 제목으로 2,3면 전면을 할애해 탑승 배제 결정을 비판했다. ‘전용기가 사유 재산인양, 시혜적 시각 보여’, ‘“민주주의에서 상상 못할 일” “언론 전체에 ‘보도통제’ 신호”’(2면), ‘비속어 보도에 보복성 조처…적대적 언론관 ‘결정판’’(3면) 기사를 통해 해당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 한겨레 3면 갈무리.
▲ 한겨레 3면 갈무리.

경향신문 1면 머릿기사 제목은 ‘MBC 탑승 배제가 ‘국익’이라는 대통령’이었다. 3면에서는 ‘‘MBC 배제’ 파문’이라는 지면 제목을 달아 한 면 전체를 할애해 해당 소식을 보도했다. 기사 ‘‘국익 훼손’ ‘가짜뉴스’…자의적 판단으로 언론 자유 침해’는 “이례적인 탑승 불허로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책임자의 핵심 공적 활동 취재를 외교 유불리에 대한 자의적 판단으로 제한한 사례를 남기게 됐다”며 “언론 자유 침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1면 갈무리.
▲ 경향신문 1면 갈무리.

아울러 “언론의 순방 동행 취재를 ‘취재 편의’ 제공 차원으로 해석한 점은 협소한 언론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며 “출입기자단의 전용기 탑승도 주요한 공적 활동을 신속, 정확하게 전하고 감시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왔다. 대통령의 외교 활동이 투명하게 전달되고 감시받아야 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동행 취재를 ‘취재 편의’ 차원으로 좁혀 인식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경향신문 3면 갈무리.
▲ 경향신문 3면 갈무리.

 

조선일보 ‘탑승 불허같은 감정적인 대응. 여론 비판 불러 MBC 문제 가릴 수 있다’

11일 9개 주요 아침신문 중 한겨레, 경향을 제외한 다른 신문들은 1면에서 MBC 전용기 탑승배제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다른 지면에서 해당 소식 관련 기사 한 개씩을 배치했다. 다음과 같이 제목에서도 대통령실과 언론단체의 입장, 혹은 여당과 야당의 입장을 모두 실었다. 

조선일보 8면 기사 ‘대통령전용기 MBC 배제에…야“비판언론에 보복” 여“盧땐 기자실 대못질”’
중앙일보 6면 기사 ‘전용기 MBC 못타게해…대통령 “국익걸려” 편협 “언론탄압”’
동아일보 8면 기사 ‘MBC 전용기 탑승배제’ 놓고…野“언론탄압” 尹“국익 차원”’
한국일보 5면 기사 ‘대통령실 “전용기 MBC 탑승 불허” 출입기자단,언론계 “취재 제한” 반발’
국민일보 3면 기사 ‘대통령 전용기 MBC 탑승 불허…“언론 탄압”VS“왜곡 일삼아”’
서울신문 8면 기사 ‘與 “언론통제라 생각 안 해” 野 “소인배 같은 보복”’
세계일보 4면 기사 ‘尹 “순방은 국익 문제”…언론단체 “반헌법적 조치”’

 

▲ 중앙일보 6면 갈무리.
▲ 중앙일보 6면 갈무리.

 

9개 주요 아침신문 중 중앙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을 제외한 6개 신문은 사설에서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배제 결정을 비판했다. 다음은 사설 제목이다. 

조선일보 ‘대통령실의 감정적이고 단선적인 MBC 대응’
경향신문 ‘MBC 기자 전용기 탑승 배제, 언론 자유에 대한 도전이다’
한겨레 ‘MBC 전용기 탑승 불허, 반헌법적 ‘언론통제’다’
한국일보 ‘‘대통령 전용기 MBC 배제’, 언론 길들이기 아닌가’
국민일보 ‘언론 통제하려는 ‘MBC 전용기 탑승 불허’ 결정 철회하라’
세계일보 ‘편파방송했다고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한 건 과하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MBC는 도저히 정상적 방송사로 볼 수 없는 지경이다. 기자들이 정권별로 당파를 짓고 있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송사 내 권력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러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같은 감정적인 대응은 여론의 비판을 불러 MBC의 문제를 가릴 수 있다”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사설은 “왜곡 보도를 일삼는 방송사는 시청자가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다음에 사법적 판단으로도 걸러질 수 있다”며 “가장 좋지 않은 것이 권력이 직접 관여하는 것이다. 언론 자유의 기본 원칙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왜곡을 일삼는 방송사에 도리어 면죄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취재 기자가 비용을 내고 타는 전용기에서 배제한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잘못된 대응”이라고도 했다. 

한국일보는 “윤석열 정부가 공적 재산인 전용기 탑승 여부를 마치 정권의 특권이나 시혜처럼 여기는 언론관을 가진 것은 아닌지, 이런 조치로 언론을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국민일보도 “보도에 이의가 있다면 납득할 방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언론중재위원회 정정보도 신청 등 법에 따른 구제 절차를 밟는 게 순리”라며 “취재 제한 조치는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 입장문 실은 한겨레, 경향

한편, 한겨레와 MBC, 경향신문은 대통령실의 결정에 항의해, 대통령 전용기가 아닌 민항기를 이용해 윤 대통령의 캄보디아·인도네시아 순방 일정을 취재하기로 했다. 한겨레, 경향신문은 아침신문에 관련 입장문을 실었다. 

한겨레는 2면에 실은 입장문 ‘한겨레는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합니다’에서 “<한겨레>는 윤석열 대통령의 11~16일 동남아시아 순방 취재에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하지 않기로 10일 결정했다”며 “<한겨레>는 이를(대통령실의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 언론을 통제하려는 반민주주의적 결정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 한겨레 2면 갈무리.
▲ 한겨레 2면 갈무리.

경향신문도 3면에 실은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에 대한 경향신문 입장문’에서 “<경향신문>은 대통령실의 결정이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부당한 처사라고 판단한다. 언론이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하는 것은 국정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공적 활동을 취재하기 위함이다. 대통령실의 이번 결정은 이런 언론의 기본적인 활동을 제한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조치라고 판단한다”며 “이러한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경향신문> 취재진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지 않고 민항기를 이용해 윤 대통령의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및 G20 정상회의 등을 취재하고 보도하겠다”고 했다. 

▲ 경향신문 3면 갈무리.
▲ 경향신문 3면 갈무리.

 

‘행안부는 손도 안 대면서 구조 애쓴 소방서장 입건한 수사’ 비판 이어져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7일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에 이어 9일 현장지휘팀장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지휘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 한국일보 김희원 칼럼 온라인 기사 사진 갈무리.
▲ 한국일보 김희원 칼럼 온라인 기사 사진 갈무리.

김희원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소방관 함부로 건드리지 마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더 나은 지휘가 간절하지만, 그걸 못한 것은 불가항력이거나 현장 책임을 넘어선 것”이라며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에 대응 격상 30분이 처벌 대상이라면, 대통령 지시를 재난정보관리시스템으로 전송하는 데에만 39분이 걸린 행안부 상황실은 중형감이겠다. 차량과 인파를 통제해 달라는 수십 차례 소방 측 요청에도 서울경찰청 기동대가 밤 11시 40분에야 온 건 어떤 처벌로도 부족하겠다. 사망자 이송이 몰린 여파는 따져봐야 하지만, 의료기관·영안소를 섭외해 사상자를 적절히 이송하는 것은 용산구와 보건소, 또 서울시와 복지부가 나서야 할 몫”이라고 했다. 

▲ 한국일보 칼럼 갈무리.
▲ 한국일보 칼럼 갈무리.

아울러 “생명을 구하는 사명감으로 희생을 감수하는 소방관에게 피의자 취급은 모욕이다. 특수본은 “압수수색을 위해 입건했다”지만 설사 오판이 있었다 해도 이런 강제수사는 마땅하지 않다”며 “그들의 헌신을 국가가 능멸하는 꼴이다. 목숨 걸고 목숨을 구하는 이들을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행안부·서울시는 놔두고 만만한 소방서는 턴 警 특수본’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무엇보다 특수본의 정교하지 못한 수사가 이런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최 서장은 참사 당일 비번인데도 근무를 자원해 현장 인근 119센터에 대기했고, 첫 신고 13분 뒤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28분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서장이나 구청장보다 30여 분 먼저 현장 지휘를 시작한 것”이라며 “참사 당일 각각 캠핑장과 집에 있느라 첫 상황 보고를 놓친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참고인 신분인데, 최 서장이 피의자 신분인 것부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그러면서 “혹시라도 특수본이 소방이나 경찰의 현장 대응만 문제 삼으려는 분위기에 맞춰 윗선 수사를 주저한다면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수사가 향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각오로 지금부터라도 수사 절차와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는 사설에서 “최 소방서장에게 비수를 들이댄 수사팀은 정작 책임이 막중한 이상민 장관과 행안부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한 번 하지 않았다. 최 소방서장은 물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한 소방관·경찰관 누구도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겨레도 “최 서장의 현장 대응에 대해 법리적 적절성을 따져보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여론에는 참사 뒤에도 무책임하고 뻔뻔한 언행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 최고 지휘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투사돼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 11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11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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