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언론사명 공개한 뒤 ‘기자들이 협의해서 참석자 정해달라’ 요청 
“공보라인이 기자들 너무 몰라”, “누구와 협의하냐” 항의 이어지자 매체선정방법 투표에 부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29일 대통령선거 출마를 예고한 가운데 25일 출마 기자회견 장소인 윤봉길기념관에 참석하는 언론사명단을 공개한 직후 기자들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동훈 전 대변인의 후배발언이나 간사지정, 사퇴 등 일련의 사태 이후 또 공보라인에서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윤석열 캠프 측이 윤봉길기념관 수용인원보다 더 많은 매체 기자들에게 참석 신청을 받았는데 이를 윤석열 캠프 기자방에 공개한 뒤 기자들에게 알아서 참석매체를 협의해달라고 공지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현재 당이나 검찰 소속도 아닌 개인 자격이기 때문에 따로 출입기자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기자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누구와 협의해야 하는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24일 윤석열 캠프 최지현 부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취재를 원하는 언론사는 아래 서식에 참석신청을 해달라”며 “언론사별 1인만 신청해달라. 신청기한은 오늘(24일) 24시까지”라고 공지했다. 이어 “신청자 모두가 참석할 수 없다”며 “참석인원과 기준 등 프레스 가이드는 추가로 다시 공지하겠다”고 했다. “영상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취재신청은 별도로 연락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 기자방에 이미 300명이 넘는 기자들이 들어있는 상황에서 신청 전에 기준(예를 들면 선착순)을 공지했어야 한다. 아니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공개적인 장소로 출마선언 장소를 정했어야 한다.

다음날인 25일 일부 영상취재기자들이 윤석열 캠프 측에 “영상취재 기자는 어떻게 신청을 하면 되느냐”고 수차례 질의가 있었다. 

이날 오후 최 부대변인은 기자들에게 “24일 24시까지 언론사별 취재신청을 받은 결과 총 113개 언론사가 취재신청을 했다. 국내 방송 15개, 신문 51개, 인터넷매체 34개 외신 13개사”라며 “신청사별 비율에 따라 참석인원을 분배했고, 영상취재와 사진취재기자들도 포함해 참석인원을 나눴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기념관에 수용인원은 이보다 적었다. 

최 부대변인은 “방송, 신문, 인터넷 매체 기자님들의 참석자 선정은 각 매체 기자님들께서 협의해서 6월 28일 월요일 오후 2시까지 결정해달라”며 “영상취재, 사진취재 기자들도 각자 협의해 28일 오후 2시까지 결정해달라”고 했다. 이어 “참석대상자로 결정된 기자들은 회사명, 이름, 휴대전화 번호를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또한 기념관 3층에는 55명, 2층에는 38명이 각각 들어갈 수 있다. 최 부대변인은 “2층 기자들이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지 추후 공지하겠다”며 “시스템상 불가능한 경우 직접 질문은 3층 기자들만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념관 참석매체를 기자들에게 정하도록 하고 그 중에서 누가 2층과 3층에 들어갈지 결정하게 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오는 29일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연합뉴스
▲ 오는 29일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연합뉴스

한 기자는 기자방에서 “언론사 자체 논의를 통해 선정하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최소한 각 언론사별로 참석 신청한 기자 명단을 알려줘야 하지 않느냐”며 “인터넷매체가 34개라는데 각 언론사의 누구와 논의를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매체 분류가 잘못된 언론사도 있었다. 

TJB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지만 윤석열 캠프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TJB를 ‘인터넷언론사’로 분류했다. 일본 지지통신사 역시 ‘인터넷언론사’로 분류했다. 

또한 통상 뉴시스, 뉴스1 등은 통신사로 별도로 분류하지만 윤석열 캠프에서는 ‘인터넷언론사’로 분류했다. 주간동아, 주간조선, 시사IN 등 ‘주간지’, 한겨레 조선일보 등 ‘일간지’, 중부일보, 부산일보 등 ‘지역지’, 파이낸셜뉴스 등 ‘경제지’를 모두 ‘신문사’로 분류한 것도 눈에 띈다. 국회 출입기자 시스템을 차용했다 하더라도 각각 별도의 풀이 있는 언론사를 한데 묶어 공지한 것이다. 

또한 29일 출석하기로 한 기자 이름과 연락처 등 최소한의 정보도 공지하지 않은 채 매체명만 공개한 채 기자들에게 알아서 협의해달라고 공지해 기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국회 출입기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공보라인이 기자들을 너무 모른다. 누구랑 논의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코로나로 모여서 논의할 수도 없고 추첨을 한다고 해도 어디에서 모이냐”며 “장소를 오픈된 데서 잡거나 선착순으로 들여보내겠다고 공지를 했어야 할말이 없는데 이제와서 일부 매체를 자르겠다고 하면 난리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 출입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소속도 아닌데 국민의힘 출입기자들이 나서는 것도 어색한 일이고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한 상황”이라며 “국회 야당 출입 인터넷매체기자단에 11개사가 있는데 나머지 인터넷언론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지현 부대변인은 공지 직후 기자들에게 전화와 문자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최 부대변인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국회 출입하는 기자들 안에서 협의를 해서 매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국회에 매일가지 않는 분들도 있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전화주는 기자들에게 일단 ‘협의를 시도해줄 수 없느냐’고 요청하고 있다”며 “수용인원만큼 신청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신청을 받아보니 예상보다 많아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통화 뒤 최 부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기자님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세 가지 1) 구글 랜덤 추첨기를 통해 무작위 추첨으로 뽑는 방법과 2) 선착순 신청 방법, 3) 기존에 공지해 드린 언론사들께서 자체적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투표를 진행하겠다”며 “무작위 추첨의 경우, 촬영해 영상으로 올리겠습니다. 선착순 신청의 경우에는 로그 기록을 공개하겠습니다. 이 세 방식에 대한 찬반의견을 오늘 24시까지 투표하여 주시면, 가장 많이 투표해 주신 방법으로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최 부대변인은 “투표는 기존 참석한 113개 언론사 기자 본인만 가능하다”며 “외신, 영상취재, 사진취재는 별도 협의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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