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회원이 부적절하다 의사 밝혀 성명 어려워”… 한국여기자협회, 지난달 머투지회에 성명서 작성 재검토 요청

회사에 자신의 성추행 피해 사실 등을 알리자 연구원으로 부당전보된 머니투데이의 A기자가 가해자 성추행 유죄 판결 후 한국여기자협회 머니투데이지회에 사측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성명서를 써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부 회원들이 반대한다며 한 차례 거절했다.

피해자는 머니투데이 대표가 지난달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 등 위반 혐의로 약기 기소되자 한국여기자협회 측에 한 번 더 성명서를 써 달라고 요청했는데, 여기자협회 머투지회는 고충위와 사측 피해자의 입장을 한 번씩 더 청취한 후 성명서를 쓸지 결정하겠다고 한국여기자협회와 피해자에게 전했다. 여기자협회 머투지회는 지난달 26일부터 현재까지 성명서를 쓸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니투데이 CI.
▲머니투데이 CI.

2018년 4월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 소속인 A기자는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직속 상사인 강아무개 미래연구소 소장이 성추행했다고 알렸다. A기자는 2016년 9월 입사 이후 강 소장의 성추행이 지속적이었다며 사내 고충위에 강 소장의 사과와 사건 조사, 가해자와의 업무 공간 분리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고충위는 강 소장의 성폭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2019년 2월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머투에 그해 3월까지 강 소장을 징계하라고 시정명령 내렸다. 하지만 머투는 시정명령에 불복했다. 불복한 머투에 500만원 과태료 부과 결정을 내렸다. 머투는 서울고용청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7월 머투가 이의신청한 사건에 대해 최종적으로 과태료를 내야 한다고 결정했다. 머투는 과태료를 낼 수 없다며 이 건에 대해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서울고용청은 2019년 4월 성추행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로 박종면 머투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후 그해 10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혐의로 박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또 한 번 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 민사 33단독(부장판사 정도영)은 A기자가 가해자인 강 소장을 상대로 낸 민사 소송에서 성추행이 인정된다고 판시한 뒤,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해야할 위자료를 5000만원으로 정한다”며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강 소장은 민사 판결 후 사표를 내고 곧바로 퇴사했다. 그는 며칠 뒤 항소했다. 머투는 A기자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복귀를 제안했다.

가해자인 강 소장에 대한 유죄판결이 나오자, 지난 6월 피해자인 A기자는 한국여기자협회에 공익을 위해 사측을 비판해달라는 취지의 성명서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여기자협회는 특정 언론사에서 어떠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해당 언론사 지회장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성명서를 작성한다. 때문에 한국여기자협회는 지난 7월1일 피해자에게 여기자협회 머투지회를 통해 성명서를 써 줄 것을 요청하라고 답했다.

하지만 여기자협회 머투지회는 지난 7월6일 A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성명서를 내달라는 요청 건에 대해서는 어렵다는 말을 드린다. 여기자협회 일부 회원들이 부적절하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한국여기자협회에 성명을 내달라고 요구하기에 무리라는 결론”이라며 회사와 잘 협의할 것을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0부(부장검사 진현일)가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와 머니투데이 법인을 남녀고용법·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 약식기소했다. A기자는 한국여기자협회에 다시 한번 비판 성명을 요청했고, 한국여기자협회는 여기자협회 머투지회에 “성명서 작성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를 거쳐 의견을 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머투지회는 A기자에게 “지난번 한국여기자협회에 성명서 낼 것을 요청할지 머투지회가 논의했다. 당시 회사 측과 우선 협상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판단을 전달했다. 같은 안건으로 (지난달) 27일 한 번 더 지회 회원들이 모여 논의하기로 했다. 피해자와 고충위가 직접 나와 설명하는 걸 제안한다”고 전했다.

머투지회는 지난달 27일 오후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당시 이 사건을 조사한 고충위원들이 참석해 자신들은 A기자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오늘은 5일 여기자협회 머투지회 측에 ‘사법기관이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고 있음에도 일부 회원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성명서를 내는 게 어렵냐’고 물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