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 재판 출석 “증거 검토 더 필요” 주장
한국여성민우회 등 11개 단체 “엄중 처벌해달라. 재판 전 과정 지켜볼 것”

“항상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 재판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는 어렵다.”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가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합의하실 생각 있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8단독(부장판사 양은상)은 19일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머니투데이 측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는 “객관적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사실관계를 법리적으로 파악하는 과정에서 고의 부분을 다투려고 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CI.
▲머니투데이 CI.

머니투데이 측은 “취재비 지급 관행 목적에 비춰 (A기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법리성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회사는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층을 분리했다. 조사가 진행된 이후에도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증거에 대해 다 검토하지 못했다. 법리적으로 주장할 거라 내용을 정리할 시간을 주시면 최대한 의견을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3월16일에 열린다.

2018년 4월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 소속인 A기자는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직속 상사인 강아무개 미래연구소 소장이 성추행했다고 알렸다. A기자는 2016년 9월 입사 이후 강 소장의 성추행이 지속적이었다며 사내 고충위에 강 소장의 사과와 사건 조사, 가해자와의 업무 공간 분리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고충위는 강 소장의 성폭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2019년 2월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머니투데이에 그해 3월까지 강 소장을 징계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머니투데이는 시정명령에 불복했고 서울고용청은 500만 원 과태료 부과 결정을 내렸다. 머니투데이는 서울고용청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했으나, 법원은 수차례 과태료를 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고용노동부 서울고용청은 2019년 4월 성추행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로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그해 10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혐의로 박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또 한 번 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002단독은 머니투데이가 2016년 9월부터 2018년 5월까지 A기자에게 20개월 동안 임금의 일부인 취재비를 주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이에 법원은 머니투데이가 A기자에게 취재비 일부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언론인권센터,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위원회, 전국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 탁틴내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변호사회 등 11개 단체는 19일 성명서를 냈다.

11개 단체는 “2022년 1월19일 오늘부터 중앙지방법원에서는 머니투데이의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취한 일련의 조치와 행위들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는지 면밀히 검토하게 될 것이다. 이번 재판으로 지금껏 과태료 500만원만 내면 소중한 가해자를 두둔하며 감싸고 트러블메이커 피해자는 쉽게 내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오만한 사업주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11개 단체는 이어 “재판부에 촉구한다. 성평등한 노동환경을 제공해야할 의무를 가진 사업주가 머니투데이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행한 불이익조치를 포함한 2차 피해 유발 행위를 엄중히 처벌하라”며 “우리는 이 사건의 재판 전 과정을 놓치지 않고 지켜볼 것이며 모두에게 성평등한 노동환경이 조성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피해자와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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