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머니톡‘에 과징금 2470만원 및 시정조치 의결 
“심각성에 비해 조치 너무 가볍다” 사무처 ’늑장 대응‘ 질책도  

▲2020년 방송된 EBS '머니톡'.
▲2020년 방송된 EBS '머니톡'.

보험상담 명목으로 시청자 정보를 보험 설계업체에 팔아넘겨 방송법을 위반한 EBS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23일 247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조치 사실 공표 △개인정보 및 협찬 관련 업무처리 절차 개선명령 등 시정조치에 나섰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사무처의 ‘늑장 대응’을 강하게 질책했다.

EBS는 2020년 2월 ‘돈이 되는 토크쇼-머니톡’ 제작과정에서 보험대리점업체 키움에셋플래너와 52편의 프로그램 제작비 협찬 계약을 체결하고 프로그램 전화상담 및 민원처리를 위한 개인정보처리 위탁계약을 맺었다. EBS는 협찬사로부터 26억 원을 받았고, 그해 4월부터 10월까지 26편의 방송을 내보내며 모두 3만381건의 상담 과정에서 수집된 시청자 정보는 고스란히 키움에셋플래너에 제공됐다는 게 방통위 설명이다. 

방통위는 EBS가 키움이 개설한 상담 전화를 마치 EBS가 직접 운영하는 콜센터처럼 오인할 수 있게 해 시청자를 기망했다고 판단했으며 EBS가 시청자들이 상담 신청을 접수할 때 개인정보가 특정보험대리점에 제공된다는 사실, 개인정보 이용목적 등의 관련 사실을 시청자에게 설명하지 않고 동의조차 받지 않거나 모호하게 설명했다고 봤다.  

이 2020년 10월 미디어오늘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국회에서 문제 제기가 나왔다. EBS는 26편 만에 프로그램을 폐지했지만 이후에도 KNN에 동일 프로그램을 그대로 방영하며 피해가 이어졌다. 

방통위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보험상담 접수를 할 수 있는 전화번호, 홈페이지를 알려주면서 상담을 유도하는 행위는 특정 법인보험대리점의 보험 영업 활동을 우회적으로 돕도록 설계되었다고 볼 수 있어, 방송서비스 제작과정에서 알게 된 시청자 관련 정보를 자신의 영업 활동(협찬)에 부당하게 유용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한 방송법 제85조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앞서 EBS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 5104만 원 제재를 받았다. 

▲EBS.
▲EBS.

김효재 상임위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사무처 보고를 받는 내내 도대체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EBS의 설립목적이 뭔지 생각해봤다. EBS는 교육방송의 설립목적을 심대하게 위반했다. EBS 내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비판하면서 “(할 수 있는 게) 고작 과징금 2500만 원이라는 것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효재 위원은 그러면서 “2020년 10월 문제가 됐는데 2021년 10월 방통위의 첫 조사가 이뤄졌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회에서 문제 제기 이후 1년간 방통위가 뭘 했느냐는 질책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김명중 EBS 사장은 무사히 임기를 마치고 나가게 됐다”며 사무처의 ‘늑장 대응’을 꼬집었다. 

김창룡 상임위원은 “EBS가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 그런데 방통위는 유사 프로그램 실태조사에만 1년이 걸렸다. 납득 할 만한 설명이 없으면 우리의 귀책 사유도 있다”면서 “입법부와 언론에서 문제 제기하면 행정부는 즉각적으로 조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 방통위가 매우 잘못했다”며 사무처를 비판했다. “국민의 금융정보 3만여 건을 악용했다는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과징금과 시정조치도 너무 가볍다”고도 했다.

김현 상임위원 또한 “일의 우선순위가 있다. 잘못된 걸 처리한 뒤 전수조사하는 게 순서가 맞다”며 “전수조사하느라 조치가 늦었다고 하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청자 정보 이용행위와 관련한 지상파 과징금은 이번이 첫 사례다. EBS 설립목적과 다른 중대한 위반행위”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한 뒤 사무처가 업무처리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창룡 위원은 사무처를 향해 “EBS 내부에서 (이번 사건으로) 자체적인 징계위원회가 열렸는지, 외주제작사가 들어올 때 EBS 내에서 어떤 형태의 게이트키핑이 존재하는지 점검해서 보고하라”고 주문하는 한편 “왜 이렇게 방통위 조치가 늦어졌는지 사무처는 사실관계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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