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국장 임명동의제 도입,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질문 쏟아져
성기홍 연합뉴스TV 사장 “연합뉴스 사장 겸직 불가피”

성기홍 연합뉴스 겸 연합뉴스TV 사장이 경영설명회에서 연합뉴스TV 구성원들의 질문 세례를 받는 장면이 연출됐다. 성 사장은 최대 흑자를 강조하며 △성장 과실 공유 △저널리즘 추구 △다채널 다플랫폼 실현을 계획으로 내놨지만, 이와 관련해 구성원들이 보도국장 임명동의제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인력 충원, 연합뉴스와의 관계 등 구체적 질문을 던지자 기존의 원론적인 답변이 반복됐다.

성 사장은 지난 17일 저녁 연합뉴스 사옥 연우홀에서 연합뉴스TV 구성원을 상대로 한 경영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번 설명회는 성 사장이 연합뉴스TV 구성원과 처음 가진 자리였다. 성 사장이 25분 간 경영상황을 브리핑한 뒤 구성원들의 질문이 꼬리를 물면서 설명회는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보도국장 임명동의제 요구에 “시기상조”


한 구성원은 이날 질의응답 자리에서 성 사장에게 “보도국장 임명동의제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임명동의제는 언론노조 연합뉴스TV지부가 올해 단협에 내건 핵심 요구사항이다. 현재 연합뉴스TV 보도국장 임명은 연합뉴스(TV) 사장이 일방 지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연합뉴스의 경우 편집총국장 임명동의제를 시행 중이다.

▲연합뉴스 겸 연합뉴스TV 사장의 연합뉴스TV 경영설명회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연우홀에서 열렸다. 유튜브 갈무리
▲연합뉴스 겸 연합뉴스TV 사장의 연합뉴스TV 경영설명회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연우홀에서 열렸다. 유튜브 갈무리

성 사장은 이에 “우리 여건에서는 시기상조”라며 “인력구조상 이유로 현 시점에서 도입하는 것은 조직에 부담”이라고 주장했다. 성 사장은 “현재의 상황, 보도국의 역사를 감안할 때 과연 임명동의제 도입이 보도 경쟁력을 강화시킬까? 임명동의제가 옳다, 그르다 판단하지 않는다”며 “현 공정방송위원회를 활용하고, 보도국장에 보도 방향과 문제점에 대한 총의가 조금 더 수렴되도록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파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질문도


연합뉴스TV 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계획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뉴스편집부 소속 한 구성원은 “같이 일하는 동료 사원들 중 불안과 불확실성 속에서 일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며 “파견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원칙이나 기준이 있느냐”고 물었다. 연합뉴스TV 보도국의 경우 영상취재와 편집 등 직군에 파견 비정규직을 다수 두고 있다.

성 사장은 이에 “동일 노동을 하는 곳이라면 동일한 지위를 가지고 일해야 된다”라며 “개국 당시 보도국 주요 부서에도 파견직 비중이 높았던 시기가 있었다. 보도국 일부 부서에서는 정규직이 해야 할 필수 인력 부분에 비정규직 사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정규직 사원으로 충원해서 현재 각 부서의 정규직 비율을 꾸준히 높여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기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관련 방침은 언급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겸 연합뉴스TV 사장의 연합뉴스TV 경영설명회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연우홀에서 열렸다. 유튜브 갈무리
▲연합뉴스 겸 연합뉴스TV 사장의 연합뉴스TV 경영설명회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연우홀에서 열렸다. 유튜브 갈무리

“연합뉴스·연합뉴스TV 사장 겸직 불가피”


성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 재승인 권고사항이기도 한 연합뉴스·연합뉴스TV 사장 분리 계획을 묻는 질문엔 “일정 기간 (겸직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성 사장은 “양사가 상호 윈-윈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정기간 양사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양사의) 협약 등에서 연합뉴스TV 성장에 맞는 몫을 가져가도록 재조정해야겠지만,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함께 가는 틀 자체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연합뉴스TV 방송사업 재승인 때마다 연합뉴스와 인사·경영을 분리할 것과 불공정 거래를 끊을 것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권고해왔다. 연합뉴스는 연합뉴스TV 지분 28%을 지닌 대주주이자 관계사다.

“연합뉴스TV 단독이 연합뉴스 콘텐츠로” 반문도


또 다른 구성원은 성 사장이 제시한 ‘다채널 다플랫폼 전략’과 관련, “우리가 인터뷰한 영상이 연합뉴스에서 재가공돼 수익창출에 쓰인다. 오늘만 해도 (연합뉴스TV) 후배가 쓴 단독 기사가 연합뉴스 자체 콘텐츠로 제작됐다”고 되물었다. 성 사장은 이에 “플랫폼상 콘텐츠 경쟁을 왜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의 관계로 바라보는지, 다르게 봐야 한다”며 “개별 콘텐츠가 중복되는 것은 지엽적 문제다. 모든 언론사가 뉴미디어형 모바일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성 사장은 이날 경영 브리핑을 하며 자막 생성과 모바일 기사 송수신 등 기사제작 시스템 개선과 2024년까지 38명 신규 채용, 결원 신속 충원, 연합뉴스 출신의 연합뉴스TV 파견 축소와 연합뉴스TV 소속 사원들의 보직 기회 확대, 다채널 다플랫폼 확산 등을 계획으로 내놨다. 또 “성장의 과실을 사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하루빨리 누적 결손금을 해소해야 한다. 추산대로라면 내년 말까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 로고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 로고

“결손금은 연합뉴스와 협약금으로 발생” 지적


다수 구성원은 이에 업계에서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 문제 등 문제와, 열악한 처우로 인한 노동력 유출 문제 등을 지적했다.

언론노조 이선봉 연합뉴스TV지부장은 “결손금은 연합뉴스와의 협약금으로 발생했다”며 “노조는 광고 조직 신설과 저작권 100% 환수, 연합뉴스 협약금의 매출액 연동 문제 개선을 요구한다. 그리고 (연합뉴스) 파견자는 기필코 해소돼야 정상적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 사장님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사장이 연합뉴스TV 주요 인사권을 쥐면서 보도국장과 부장 등 주요 보직을 내부승진이 아닌 연합뉴스 사원으로 채우는 한편, 연합뉴스 측이 자사 인사 정체를 인건비 부담 없이 해소하려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성 사장은 “노조의 입장을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 잘 알고 있다”며 “발전적이고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 협약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TV는 △연합뉴스 인프라 활용 △광고대행 수수료 △프로그램 저작권 20% 양도 △콘텐츠 판매 30% 수수료 등 명목으로 연간 180억원의 협약금을 연합뉴스에 제공하고 있다.

뉴스진행팀 소속 또다른 구성원은 “지난 10년동안 연합뉴스TV는 국제부가 없었다”며 국제부와 전국부 신설 계획을 물었다. 연합뉴스TV는 ‘글로컬뉴스부’를 두고 국제 이슈와 국내 지역 사안을 함께 커버하고 있다. 이에 성 사장은 “연합뉴스의 통신사 지방취재망과 특파원망이 강력하다”며 “글로컬뉴스부를 보도국으로 이관한다면 연결선이 끊겨버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네트워크가 약해지는 것이 아닌 것인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사실상 회의적인 답변을 내놨다.

기존 신규채용 계획으로 다수 구성원이 주 6일 일하는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엔 “가급적 재원 여력에서 인원을 늘리고, 부서장의 재량 범위 안에서 업무스케줄 및 근무시간을 관리하겠다. 그럼에도 힘든 부서는 별도의 인센티브나 혜택으로 보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다른 사원이 “(경쟁사로) 빠져나가면 채용해도 의미 없다. 어떻게 급여와 복지 혜택을 좀 더 줄 건가”라 묻자 “기본 임금 베이스를 높여가고, 2015년 무렵 들어온 사원엔 임금 삭감을 복원하며, 신입사원은 타사와 베이스(기본급)에 뒤지지 않도록 구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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