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젤샤프츠빌더에서 제공하는 사진 중 하나. 사진가 안나 슈핀델렌드라이어의 촬영 현장 ⓒAndi Weila/andiweiland.de
▲게젤샤프츠빌더에서 제공하는 사진 중 하나. 사진가 안나 슈핀델렌드라이어의 촬영 현장 ⓒAndi Weila/andiweiland.de

독일에서는 휠체어 탄 사람을 자주 마주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휠체어나 유모차가 들어와 자리를 비켜주는 경험을 누구나 한다. 한국에서 평생 한 두 번 마주쳤을 다운증후군 환자는 한 달에 몇 번은 지나쳐 간다. 

독일 일상에서만큼 미디어에서 장애인을 보는 일이 드물다. ‘장애’ 테마를 다루는 경우는 물론 예외다. 테마가 장애가 아닌 이미지는 대부분 비장애인들로 채워져 있다. 독일에서 사회적 이미지 데이터뱅크, ‘게젤샤프츠빌더(Gesellschaftsbilder.de)’가 나온 배경이다. 

2016년부터 운영된 게젤샤프츠빌더는 ‘새로운 관점의 사진 데이터 뱅크’라는 모토를 달았다. 고정관념을 벗어난 사진을 찾는 기자, 미디어 제작자, 블로거 등을 위해 소스를 제공한다. 고정관념이란 장애인을 장애로만 다루는 것, 비장애인으로만 채워진 이미지를 뜻한다. 

이 사이트에서는 독일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개인을 배제하지 않은 사진을 찾을 수 있다. 언론 보도를 목적으로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기업 등 민간 영역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저작권료를 받는다.

사진 카테고리를 보면 장애, LGBTQ, 이주민, 특정 인물, 쉬운 언어 관련 이미지 등으로 나눠져 있다. 장애는 다시 다운증후군, 정신장애, 청각장애, 시각장애, 신체 보조 기구, 휠체어 및 이동 장애 등 세부 카테고리로 나눠진다. 

일상적 카테고리도 있다. 노동, 교육, 가족, 문화, 모빌리티, 정치, 여행, 스포츠 등 다양한 키워드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는 사진이다. 장애인이 항상 장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고정관념을 넘어선다. 해당 소수자성에 주목하지 않고 사회적 포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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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젤샤프츠빌더 이미지 데이터뱅크 사이트 ⓒ https://gesellschaftsbilder.de

게젤샤프츠빌더는 배리어프리 및 사회 참여를 위한 독일 시민단체 ‘사회적영웅들(Sozialheld*innen)’이 제작, 운영하고 있다. 독일의 장애인 활동가이자 인플루언서인 라울 크라우트하우젠(Raúl Krauthausen)이 설립해 직원 수 30여 명의 규모의 장애 당사자 다수가 함께 일하고 있는 단체다.

게젤샤프츠빌더의 사진 일부는 비차별적 보도 사진을 위한 워크샵 ‘전체 사진(Fully in the picture)’의 결과물이다. 사회적영웅들과 새로운독일미디어제작자, 레즈비언게이협회(LSVD)가 공동 주최한 사진 촬영 프로젝트였다. 이들은 “미디어에서 이미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있는 현실을 가능한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언론이 사용하는 사진은 여전히 클리셰와 고정관념, 수용자들의 시청 습관에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젤샤프츠빌더는 사회적영웅들의 수많은 프로젝트 중 하나로, 휠체어 지도나 대중교통 엘리베이터 현황 등 이동성 플랫폼으로 더 유명하다. 게젤샤프츠빌더 외에 컨설팅이나 미디어 접근성 등 언론 미디어 서비스도 활발히 운영한다. 최근 수요가 높은 포함적 사진 촬영 서비스의 경우 장애인 사진가가 촬영한다. 앞으로 일상에서의 이주민과 동성 커플 등 카테고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양성’과 ‘포함’은 최근 독일이 유난히 애쓰는 주제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개인을 그대로 인정하고, 공공의 영역에도 그만큼 보이게 하는 일이다. 게젤샤프츠빌더의 사진 또한 특별한 사진이 아니다. 있는 사람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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