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언론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그러나 언론이 바라보는 세상은 종종 실제 세상과는 괴리가 커 보인다. 그리고 이는 언론에 대한 불신이나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대중에겐 언론 보도가 자신들과 상관없는 ‘그사세’로 비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래전부터 유럽의 미디어 전문가들은 언론인들이 자신들의 보도를 통해 사회를 반영할 수 있도록 뉴스룸 구성원을 다양화할 것을 요구했다. 물론 여전히 유럽 뉴스룸의 기자들 대다수는 백인 중산층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엔 이 분야에서 이민자 출신이 예외적인 존재로 인식됐지만, 이제 신문이나 TV에서 이민자 출신의 방송진행자나 정치평론가를 만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이제는 인종의 다양성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이들로 구성된 뉴스룸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의 움직임은 저널리즘스쿨에서 시작되고 있다. 단순히 뉴스룸 구성원을 다양화한다고 해서 세상과 언론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 인력에 대한 양성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0년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미디어 다양성 관련 연구에 따르면, 영국 저널리즘스쿨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고등학교나 대학에 연락을 취하거나, 특정 그룹에 대한 장학금을 통해 다양성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런던시립대학의 저널리즘 스쿨은 무슬림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다양성 장학금을 마련했는데, 가디언의 지주회사인 스콧 트러스트 재단과 언론인 협회가 지원하고 있다. 

▲ 사진=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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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시립대 학장인 수잔 프랭크는 성평등과 소수자의 대표성에 초점을 맞춘 관점에서만 다양성에 접근할 것이 아니라 불우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포함한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가난한 학생, 특히 부모가 런던에 거주하지 않는 학생들이다. 작년부터 우리는 ‘데일리 메일’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장학금을 마련했다. 학생들은 데일리 메일에서 1년 동안 일을 하게 된다. 가난한 학생과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학생 모두가 대상이다.”

프랑스의 ‘라샹스(La Chance)’라는 저널리즘스쿨 프레빠(그랑제콜 입시준비반)도 비슷한 사례다. 2007년 젊은 저널리스트들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에 의해 만들어진 이 프레빠는 불우한 사회적 환경에 놓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널리즘 관련 교육뿐 아니라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이런 행동에 나서게 된 이유는 미디어, 특히 주요 전국일간지의 뉴스룸이 다양성 차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즉, 비도시 지역이나 노동 계급 출신의 언론인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 작은 언론인 그룹은 저널리즘스쿨 프레빠 과정에서부터 다양성을 실현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15년 동안 라샹스가 지속되면서 참여 언론인도 늘었다. 현재 프랑스 7개 도시에서 거의 400명의 언론인이 라샹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라샹스를 이끌고 있는 마크 엡스카인은 “프랑스에서 뉴스룸 구성원의 다양성 부족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중고등학교에 존재하던 다양성은 그랑제콜과 명문대 강의실에서 사라지고 만다. 저널리즘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언론과 대중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가지만, 이를 좁히려는 시도는 찾기 힘들다. 언론이 그들만의 이익집단으로 남지 않도록 이제는 뉴스룸 구성의 다양성을 논의할 때다. 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직업에서 종사자의 다양성 실현은 그 직업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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