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권센터 올해 9월까지 ‘댓글 2차피해 신고센터’ 운영
“성범죄, 아동학대 보도 댓글창, 가해자에 대한 분노 그대로 배설해 내는 공간 기능밖에 하지 못하고 있어”

“댓글 2차피해 신고센터 운영중!” 

언론인권센터가 ‘댓글 2차피해 신고센터’를 개설했다. 댓글로 인해 2차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신고센터를 통해 2차피해 내용을 제보할 수 있다. 메일제목에 [댓글피해]라고 말머리를 적은 뒤, 메일 내용에 피해 내용을 적어 이메일(presswatch.korea@gmail.com)로 접수하면 된다. 올해 9월까지 상시적으로 접수받는다.

댓글 2차피해 신고센터는 성범죄와 아동학대 보도를 중심으로 댓글의 철저한 관리 및 운영을 촉구하는 언론인권센터 캠페인의 일환으로 개설됐다. 언론인권센터는 지난달 30일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보도와 댓글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해 언론보도와 댓글로 인한 2차피해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이번 캠페인을 시작했다. 토론회에서는 성범죄, 아동학대 보도와 댓글을 모니터링해 2차 피해 실태를 분석했다. 

언론인권센터는 신고센터를 통해 2차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피해자들이 어떤 면에서 2차 피해로 인지하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해 언론사들이 댓글정책을 고민할 수 있도록 문제의식을 공유할 예정이다. 9월까지만 운영할 계획이지만, 성범죄와 아동학대 범죄 보도에 대한 댓글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한 활동의 시작 통로 중 하나다. 

사례 수집에만 그치지 않고, 연세대 공익법센터와 협업해 실제 피해 내용이 법적으로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판단한다. 피해 정도가 심각하고 법률 구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언론인권센터 미디어피해구조본부’를 통해 함께 법률구제 활동을 할 예정이다.

▲ 언론인권센터 댓글 2차피해 신고센터. 언론인권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 언론인권센터 댓글 2차피해 신고센터. 언론인권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댓글 2차피해 신고센터 운영의 궁극적 목적은 ‘모든 성범죄와 아동학대 보도의 댓글창 폐지’다. 한상희 언론인권센터 사무차장은 “두 보도에 한해서 댓글창은 더 이상 공론장의 기능을 하지 않는다”며 “실제 피해자들의 2차 피해와 유사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댓글을 보고 받을 상처를 생각했을 때, 댓글창은 피해자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허위 뉴스 견제, 공론장 형성 등 댓글의 순기능도 있기 때문에 댓글창 폐지가 최선은 아니라는 여론도 있다. 한상희 사무차장은 이에 대해 “적어도 성범죄, 아동학대 보도에 있어서는 댓글을 통해 가짜뉴스를 정정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고 본다. 두 사안에 한해서, 더 이상 댓글은 공론장의 기능을 마감했다”며 “사람들은 자극적인 기사에 자극적인 댓글로 반응할 뿐이다.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들을 지적하기보다는 가해자에 대한 분노를 그대로 배설해 내는 공간 기능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창 폐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해외 언론들

한상희 사무차장은 포털과 개별 언론사들 모두 성범죄와 아동학대 범죄 보도에 과연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댓글시스템이 필요한 지 재고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희 사무차장은 “연예·스포츠 뉴스의 댓글창을 닫을때 적용했던 원칙을 성범죄와 아동학대 보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한다면, 포털에서 더 적극적으로 댓글을 차단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겨레신문은 ‘성범죄 사건 등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예상되는 기사’의 경우와 ‘기사에 피해자가 부득이 등장해 해당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기사’에 한해 개별기사 댓글 창 닫기 기능을 활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다른 언론사도 자체적으로 충분히 댓글창을 폐쇄할 수 있는 근거와 여력이 있다”고 했다. 

해외 언론도 일찍부터 댓글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민, 인종과 같은 논쟁이 될 만한 주제의 기사에는 댓글 게재를 허용하지 않는다. 가디언이 자사 온라인 사이트에 남겨진 7천만개의 댓글을 분석한 결과 여성과 소수집단에 대한 괴롭힘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6년 당시 가디언의 독자 담당 주필인 메리 해밀턴은 “토론이 모욕적인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사진=Gettyimages.
▲ 사진=Gettyimages.

미국 ‘뉴욕타임스’는 제한적으로 댓글을 허용한다. 전체 기사의 약 10%만 게시 이후 24시간 동안 댓글을 허용하고 있다. 해당 댓글에는 머신 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 AI ‘퍼스펙티브’를 도입해 혐오·악성 댓글을 걸러낸다. 편집국 커뮤니티 데스크 담당자들은 퍼스펙티브로 걸러진 댓글을 읽으며 게재 여부를 결정한다. 댓글 작성자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 댓글 작성자에게 이름과 지역을 입력하게 한다. 양질의 댓글과 독자들의 의견은 취합해 ‘NYT Picks’ 코너를 통해 보여준다.

댓글창을 완전히 없애는 언론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CNN’의 경우 2014년 경찰 총격 사건으로 불거진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주도한 ‘퍼거슨 시위’와 관련된 기사의 댓글 창을 없애기 시작한 후, 현재는 모든 기사의 댓글 기능을 삭제하고 SNS로만 소통한다. 영국 대표 공영방송 ‘BBC’는 개별 기사에 대한 댓글창을 없애고, 대신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독자의 의견을 받고 있다.

2014년 영국 뉴스 통신사 ’로이터’, 2016년 미국 공영라디오 ’NPR’ 등도 댓글창 폐지를 선언했다. 당시 로이터는 “기사와 관련한 논의와 비평은 이미 SNS와 온라인 포럼으로 넘어간 상태”라며 “우리 기사에 관한 논평은 이제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와 트위터 계정에서 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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