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1360호 사설

# 01   지난달 27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순방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은 비행기 안에서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고 김건희 여사를 소개했다. 언론에 공개한 첫 행보로써 의미가 있었다. 영상을 보면 김건희 여사가 등장하자 취재진 사이에서 ‘와우’ ‘오오’ 라는 소리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에게 “한 말씀 하시라”고 했지만 별다른 답이 없었고, 취재진은 “비행 어떠셨나요? 여사님”이라고 물었다. 

# 02   지난 7월11일 대통령실은 코로나 재확산을 이유로 출근길 질의응답(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하루 뒤인 12일 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에서 “뭐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봐요”라고 말하자 취재진은 “오”라고 환호성을 냈다. 대통령실은 잠정 중단을 공식 발표했는데 대통령이 직접 출근길 질의응답 재개를 공식화한 것이다. 취재 기자는 이에 “대통령님 내일도 하실 거에요”라고 물었다.

▲ 6월27일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NATO)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출국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공군 1호기에 탑승,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YTN 유튜브 보도 갈무리
▲ 6월27일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NATO)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출국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공군 1호기에 탑승,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YTN 유튜브 보도 갈무리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은 최고 권력과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 적지 않다. 독자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질문하는 공간에서 여러 요소가 작용한다. 분위기도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독자 입장에서 대통령실 기자들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고, 최일선에서 최고 권력을 감시 견제하는 위치에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들도 일거수 일투족 독자들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 기자들이 환호성 대신 매서운 질문을 던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첫번 째 김건희 여사가 등장한 장면에서 기자들이 제2부속실 신설을 통해 대통령 배우자의 행보를 보다 투명화할 계획이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면 어땠을까. 두번 째 사실상 하루 만에 대통령 출근길 질의응답 입장이 번복된 사유를 대통령에게 직접 물었어야 했다. 대통령실 공식 입장과 다른 판단을 한 배경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당초 출근길 질의응답을 중단할 계획이 있었는지 소상하게 물었다면 국민의 알권리에 더욱 충족한 답변이 나왔을지 모를 일이다.

물론 대통령실 기자들이 대변인과 관계자들 질의응답 과정에서 집요하게 캐물으면서 현안과 이슈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든 끄집어내려는 노력을 모르진 않는다. 민간인 해외동행 논란 국면에서 대통령실 출입 기자와 관계자가 무려 스무번 넘은 질의응답 과정을 보여준 것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최고 권력자 앞에서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이 집요하게 질문하지 않는다면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대통령 앞에서 한 질문은 국민을 대신해 묻는 것이고, 최대한 대통령의 입을 열게 만들도록 하는 게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할 일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6월2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6월2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정 정당 국회 취재를 하다 대선 후보 캠프를 취재하고 그 정당 소속의 대통령이 당선되면 보통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된다. 여러 매체에서 ‘에이스’를 대통령실에 보내기도 하지만 기성 언론 매체에서 이런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자연스레 후보 시절부터 연을 맺게 마련이다. 정권에 친화적인 기자들이 대통령실에 모여있다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기자는 “후보 시절부터 노골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자가 대통령실 1진으로 가서 홍보 쪽에 가까운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현재 대통령실 출입 기자가 시급하게 해야 할 질문은 인사 문제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 공통 요인으로 지목되는 인사 문제와 관련해 본질을 건드리는 질문을 대통령에게 던져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낙마한 인사가 벌써 4번째다.

인사 실패는 여러 요인이 겹치지만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 큰데 검증 책임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을 필요가 있다. 겉으로 드러난 검증 책임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산하의 인사정보관리단에 있다. 인사정보1담당관은 이동균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장이 맡았다. 검찰 인사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인사 실패 요인이 검찰 인사들끼리의 검증으로만 이뤄지면서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서라는 지적이 많다. 사실상 ‘검찰 공화국’이라는 지적의 연장선상에서 인사 검증 책임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이 더욱 매서워져야 한다. 대통령 앞에서 국민들을 대신해 ‘검찰 공화국’이라고 규정짓는 여론과 함께 국정운영에 문제가 있음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에 갈수록 감정적 언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럴수록 출입기자들은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대통령의 입을 열어야 한다. 대통령 출근길 질의응답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답변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 출입 기자들도 대통령 스타일을 파악하고 적재적소의 질문을 던져야 하는 숙제를 안은 셈이다.

대통령 답변이 시원치 않다면 기자들이 나서야 한다. 기자들 질문에 따라 대통령의 답은 달라질 수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6월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6월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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