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기기 업체 16억달러 명예훼손 소송
재판 앞두고 간판앵커들 변호사 심문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해온 미국 폭스뉴스가 투표기기 업체로부터 2조 원대 소송을 당해 간판 앵커들이 변호사 심문을 받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진행자인 터커 칼슨이 이날 투표기술 업체인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 측 변호사의 심문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앵커 루 돕스와 션 해니티는 오는 30~31일 변호사 심문에 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심문은 도미니언이 내년 초 재판을 앞두고 소송을 얼마나 적극 추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미국에서 가장 힘 있는 보수 언론사에 가해지는 법적 압력을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증거”라고 했다.

▲폭스뉴스 ‘터커 칼슨 투나잇’ 화면 갈무리
▲폭스뉴스 ‘터커 칼슨 투나잇’ 화면 갈무리. 폭스뉴스 홈페이지

앞서 도미니언 측은 폭스 측이 2020년 대선 당시 도미니언의 투개표 기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얻은 표를 조작하는 데 사용됐다는 음모론을 반복해 방송한 결과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지난해 16억 달러(약 2조원)를 청구하는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도미니언 측은 소장에서 폭스뉴스가 이탈하는 트럼프 지지 시청층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 앵커 또는 출연자의 발언으로 도미니언의 기기가 투표 내용을 뒤집는 기능을 포함하도록 만들어졌다는 등의 거짓 주장을 반복해 방송했다고 밝혔다. 도미니언 측은 자사 홈페이지에 소송 경과와 자사 주장을 담은 소장을 비롯한 재판 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폭스 측은 언론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에 근거해 소송 각하할 것을 청구했으나, 델라웨어 상급법원이 지난 6월 이를 기각하면서 소송이 진행되게 됐다. 폭스 측 대변인은 폭스가 소송으로부터 수정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도미니언 측이 머독 일가를 이 사건의 중심에 놓으려는 시도를 한다며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폭스뉴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투표 기기 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 홈페이지 갈무리
▲폭스뉴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투표 기기 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 홈페이지 갈무리

뉴욕타임스는 “법률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한 세대 넘는 기간 동안 미국 미디어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가장 중요한 명예훼손 소송에 들며, 국가의 민주주의 시스템의 권위를 손상시킨 허위 주장이자 현재도 다수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굳게 믿는 주장에 판단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소송은 폭스뉴스가 2020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휘말린 두 번째 소송이다. 또 다른 투개표 기술업체 스마트매틱은 지난해 2월 대선 관련 허위 주장으로 자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폭스뉴스와 앵커 3명을 상대로 27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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