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배상에 한동훈은 승소율 강조, 김어준은 문정부 성과 주장 
야당 시민사회 “견강부회…20년간 끌어온 문제, 정부 따질 일인가” 비판
추경호 김주현 한덕수 책임론도 제기…정부, 자격없는 론스타 인수 왜 주장안했나

국제투자분쟁 중재판정부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지연 책임을 물어 우리 정부에게 2800억원(채권 이자)을 배상하라고 판정해 우리 정부 책임론이 제기된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95.4% 승소했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이미 론스타의 먹튀(먹고튀기)로 5조원 가량의 피해를 본 우리나라가 되레 수천억원을 물어 주게 생겼는데, 손배청구액 대비 배상액 비율로 승소했다는 주장은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반대로 이것을 윤석열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의 성과라고 하는 김어준씨의 주장에 견강부회라는 비판도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한덕수 국무총리의 외환은행 매각 당시 책임과 관련해서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선고’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각) 론스타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2012년에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사건(일명 ‘론스타 사건’)의 중재판정이 선고되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중재판정부는 금융 쟁점에 대한 론스타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우리 정부 측에 미화 2억1650만달러(한화 약 2800억원, 1달러당 1300원 기준) 및 2011년 12월3일부터 완제일까지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를 배상할 것을 명했다. 중재재판부는 “론스타와 하나은행간 외환은행 매각 가격이 인하될 때까지 승인을 지연한 행위는 투자보장협정상 공정·공평대우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중재판정부는 나머지 금융 쟁점과 조세 쟁점의 경우 론스타 주장을 기각했다.

법무부는 결론적으로 론스타 측 청구금액의 약 46.8억달러(약 6.1조원) 가운데 2억1650만달러(약 2800억원)를 론스타 측이 승소하고, 나머지 44.6억달러(약 5.8조원)는 우리 정부가 승소했다며 “정부는 청구금액 대비 95.4% 승소하고, 4.6% 일부 패소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먹튀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자격 애초부터 없었다

이번 소송에서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는 론스타가 인수했고, 그렇게 하도록 한 책임을 묻는 과정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백브리핑에서 “론스타가 비금융자본(산업자본)이어서 적격자가 아님에도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끔 한 책임을 물어야 했다”며 “소송 자체가 무효라고 우리 정부가 주장해야 했는데, 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뭔지 설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연관세력들의 책임이 떠오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모든 변론서와 내용, 판결문 원본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진교(왼쪽) 정의당 의원과 민병덕(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프레스라운지에서 론스타 사태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갈무리
▲배진교(왼쪽) 정의당 의원과 민병덕(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프레스라운지에서 론스타 사태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갈무리

참여연대도 1일 논평에서 “론스타는 처음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었는데도 외환은행을 인수 매각하는 과정에서 5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얻었다”며 “금융 당국은 론스타가 처음부터 자격이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거나, 적어도 뒤늦게 알게 되었음에도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아 금융 감독의 원칙이 총체적으로 무너진 희대의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근본적으로 국제 분쟁을 제기할 자격조차 없는 비적격 인수자였음에도 한국 정부가 론스타의 인수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을 펼치지 않은 결과 결국 엄청난 금액의 배상 판정을 받게 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지난 20년 동안 론스타 사태가 어떻게 가능했고 과연 누구의 판단과 책임이 있었는지 이제라도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도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백브리핑에서 “론스타의 인수 부적격 사실을 문제제기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하지 않은 채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밀실에게서 부적절하게 대응했다가 결국 패소했다”고 평가했다.

매각 실무책임자 추경호‧김주현, 김앤장 법률대리 한덕수 책임론은?

특히 론스타의 먹튀 매각 사건은 현 정부 재정 최고위직에 있는 이들이 당시 실무책임을 맡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서 투재중재 절차 대응까지 주요 국민마다 은행제도과장, 금융위 부위원장을 하면서 결정권한을 행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당시 론스타 컨설팅을 맡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사실상의 로비스트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주현 현 금융위원장은 론스타 매각 당시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당시 사건을 실무 처리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백브리핑서 “하나금융에 대한 매각 지연과 관련해 이들이 어떤 책임 졌는지 판정문을 봐야 명확히 봐야 대응할 수 있다”며 “그런데 지금은 (정보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국익을 위해 (소송 과정의 정보를) 공개하지 말고 참아달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었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민변 통상위원회 변호사도 “10년간 숨길 수 있는 것 다 숨기고 재판을 진행해왔다”며 판정문 원문이 공개돼야 책임을 구체적으로 물을 수 있다고 답했다.

95% 승소한 사건이다? 문재인 정부 성과다?

법무부가 이번 중재판정부의 배상 판정을 우리가 95.4% 승소했고, 4.6%만 패소했다는 주장도 논란이다. 김종우 민변 변호사는 “애초부터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던 소송이었고, 실제 거론됐던 것이 1조원 정도였는데 그것의 30~50%를 인정한 것인데, 그렇게 보면 절반을 패소했다고 봐야 한다”며 “패소했는데, 95% 승소했다는 말은 업계에서 쓰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한동훈 장관이 스스로 얼굴에 똥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와 김종우 민변 변호사 등이 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전국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와 김종우 민변 변호사 등이 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반대로, 이런 성과가 윤석열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의 공이라는 주장도 본질과 무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1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중재 판결의 결과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 대응한 결과에요. 마지막 소송일지를 보면, 화상으로 진행했던 마지막 기일 심리가 2020년 10월14일~15일이고 그게 끝이다. 결과가 지금 나온 건데, 그 이후 현 정부는 한 일이 없다. 윤석열 정부에 결과가 나온 사건을 갖고, 그 이전 또는 전전 정부 일들을 자신의 성과인 양 하는 경향이 있는데. 남이 한 건 남의 공으로 뒀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박석운 공동대표는 “김어준씨의 견강부회”라고 지적했고, 김종우 변호사도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20년 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사건”이라며 “어느 정권이 더 잘했고 못했고 문제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도 “그건 김어준씨 개인의 주장”이라며 “일관되게 이 문제는 사건이 진실이 뭔지 밝혀야 하며, 정부는 달라졌다고 해도 이를 책임져 왔던 공직자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도 “어떤 정부 문제가 아니라 재정 관료가 어떻게 했는가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