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연예인 사진 해킹 유출 의혹에 언론은 ‘열애설’ 집중…해킹가능성 사진 여과 없이 언론이 싣기도 

“뷔-제니 새 커플사진, 아찔한 이마키스”(2일, 스포츠경향)
“‘열애설만 4번째’ 제니♥뷔, 이마 키스→영상통화까지?”(2일, 머니S)

해당 기사들의 제목을 보면 방탄소년단 멤버 뷔(김태형)와 블랙핑크 멤버 제니(김제니)의 열애설에 대한 내용으로 보인다. 제목만 봤을 땐 비밀연애를 하다가 누군가에게 포착됐거나 아니면 둘중 한 명이 SNS 등에 사진을 공개하면서 열애설을 밝힌 내용으로 추정할 수 있다. 기사 내용을 봐도 그 정도의 톤이다. 

스포츠경향은 “열애설이 사실로 받아들여 지고 있는 뷔와 제니의 새 커플 사진이 공개됐다”며 “2일 트위터 등에는 뷔와 제니의 모습이 담긴 커플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사진에서 뷔와 제니는 이마 키스와 영상통화 등을 하는 모습이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의 출처에 대해 “이 누리꾼은 뷔와 제니의 또 다른 커플 사진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며 “그의 컴퓨터에는 뷔와 제니의 다양한 커플 사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 뷔, 제니 사진 유출 사건을 전하는 언론보도
▲ 뷔, 제니 사진 유출 사건을 전하는 언론보도

 

‘이 누리꾼’이 누구인지 초점을 두지 않았지만 ‘그’가 누구길래 뷔와 제니의 다양한 커플 사진이 있을까. 해당 매체는 “뷔와 제니와 함께 있는 커플 사진이 연이어 공개되면서 이들의 열애설은 기정사실화되(돼의 오자)가는 모양새”라며 양측 소속사가 열애설 관련 입장을 내지 않은 사실을 덧붙였다. 초점은 이들의 비밀연애가 사실인지 아닌지에 있다. 

머니S 역시 “뷔와 제니로 추정되는 남녀 추가 데이트 사진이 공개됐다”며 “커플 사진이 연이어 공개되면서 이들의 열애설은 기정사실화되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출처에 대해서는 “사진의 출처는 제니 측 클라우드 계정으로 추측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뷔와 제니인 것도 추정이고, 사진 출처도 제니 측 클라우드로 추정하는 상태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타인의 계정에 불법으로 침입해 사생활을 유출한 불법 해킹․유출 사건 가능성이 크다. 뷔와 제니는 불법으로 사진을 유출당한 피해자인데 기사 어디를 봐도 불법에 대한 내용이 강조되지 않았다. 

오히려 유명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피해자들의 사진이 버젓이 공개되고 어뷰징 기사의 목표가 된 것이다. 실제 방탄소년단 등의 불법 사진유출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을 마치 비밀연애가 자연스럽게 공개된 것처럼 보도한 것은 문제다. 이번 유출사건을 생중계하거나, 마치 유출을 기다렸다는 듯한 반응을 보인 기사들도 있다. 

“뷔․제니 ‘이마키스’ 유출…결국 터졌다”(2일 아이뉴스24)
“‘열애설’ 뷔․제니 키스 사진 결국 유출됐다”(2일 스타뉴스)
“‘제니 이마에 키스하는 뷔’…뷔X제니, 점입가경 커플 사진 연이어 유출”(2일 스포츠조선)

▲ 온라인상에 유출된 사진을 다수 언론에서 그대로 가져다 실었다
▲ 온라인상에 유출된 사진을 다수 언론에서 그대로 가져다 실었다

 

일부 매체에선 유출된 사진 출처를 SNS로 밝히고 기사에 첨부했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제니 측  개인 클라우드에 있던 사진이 유출됐고, 당사자들의 동의 여부 등이 확인되지 않은 채 온라인에 유출됐는데 이를 언론에서 함께 퍼트린 셈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의 2017년 공인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공직자나 유명인의 사적 영역 사진이 보도될 가치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72.2%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연예인의 연애 장면을 언론이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며 보도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 63.8%가 ‘보도할 필요가 없다’고 응답했다. 불법 소지가 있는 이번 사건의 경우 해당 사진을 보도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 연예인 심야데이트 사진 “보도할 필요 없다” 63.8%]

▲ 연예인 사생활 해킹 등 유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진=pixabay
▲ 연예인 사생활 해킹 등 유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진=pixabay

 

결국 언론의 보도는 사진 폭로자 의도에 부합하는 일이다. 폭로자로 추정되는 이는 자신이 제니 측과 접촉을 시도했으며 뷔나 제니 측에서 자신을 고소하길 바란다는 등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반응도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는 지난달 29일 “열애 인정인가 돈인가. 뷔와 제니의 커플 사진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폭로자가 원하는 것이 금전적 대가인지 열애설 인정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폭로자의 의도와 함께 이번 사태를 생중계하는 보도를 내놨다. 

뷔와 제니의 소속사 측에서 할 수 있는 대응은 두 가지다. 공개적인 대응을 자제하는 것과 이번 불법 유출 사건을 수사기관에 의뢰하는 것이다. 법적인 검토나 해당 연예인의 사생활 보호 등을 고려해서 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언론의 관심은 열애설이다. 스포츠경향은 “양 측 소속사인 하이브 산하 빅히트뮤직과 YG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열애설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사안은 ‘또 터진 열애설’이 아니라 ‘불법 해킹 범죄’다. 신중한 보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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