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방송 커버스토리, ‘댓글’ 문제 집중
소수가 쓰는 댓글, 혐오 온상되지만…공론·토론·참여 살려야

뉴스 이용자 중 댓글 작성자는 소수라는 조사 결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별 언론사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댓글창에서 혐오표현 확산이라는 부작용을 줄이고 온라인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찾아가는 것도 언론의 책임 영역에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조사에서 뉴스 이용자 중 댓글 작성자는 10명 중 1명 미만으로 파악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21 언론수용자 조사’에 참여한 포털 뉴스 이용자(3967명) 가운데 지난 1주일간 본 뉴스에 댓글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93.2%, 작성했다는 응답자는 6.8%로 나타났다.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9월 ‘신문과 방송’에서 관련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뉴스 댓글을 읽은 비율을 계산하면 61.7%였다”며 “뉴스 댓글을 읽는 사람 대비 뉴스 댓글을 작성하는 사람은 10분의1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뉴스 댓글 작성자들이 특정 그룹으로 좁혀지는 특성도 있다. 우선 ‘정치·사회 고관여층’이다.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은 집단의 댓글 작성 비율이 7.5%인 반면, 해당 문제에 관심이 없는 집단은 3.2%에 그쳤다. 뉴스 댓글을 읽는 비율은 관심이 많은 집단(62.4%)과 없는 집단(60.1%)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것과 대비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9월호 '목소리 높은 소수가 다수에게 미치는 영향을 먼저 파악해야(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중 포털사이트에서 뉴스 댓글 작성과 댓글 읽기 경험 분포 그래프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9월호 '목소리 높은 소수가 다수에게 미치는 영향을 먼저 파악해야(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중 포털사이트에서 뉴스 댓글 작성과 댓글 읽기 경험 분포 그래프

뉴스 신뢰도에 따른 차이도 있다. 뉴스나 시사정보 전반에 대해 신뢰한다고 밝힌 집단의 댓글 작성 경험은 9.3%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집단(3.4%)보다 높다. 댓글 읽기 경험 역시 뉴스를 신뢰하는 집단은 67.0%, 신뢰하지 않는 집단은 48.7%로 차이를 보였다.

이는 다수의 뉴스 이용자들이 자신과 댓글 작성자들을 구분하는 인식과도 연결해 볼 수 있다. 지난 2월 한국리서치 기획조사에서 응답자 58%는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들이 댓글을 단다고 답했고, 50%는 ‘베플’(추천을 많이 받은 베스트 리플)의 내용이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이나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성폭력 등 범죄보도의 경우 댓글을 ‘여론’으로 봐선 안 된다는 지적이 높다. 언론인권센터가 지난 7월15일~7월18일 대학 내 성폭행 사망 사건 보도 327건에 대한 댓글을 분석하자 △사건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내용 △성적 행위 중심의 내용과 피해자의 성적 대상화 △가해자 처벌 방법에 대한 비이성적·폭력적 묘사 △지역·외국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혐오 등이 확인됐다. 지난해 스토킹 범죄, 아동학대 사건 등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논란을 불렀다. 댓글창 관련 가이드라인을 둔 한겨레, KBS 등 일부 언론은 관련 문제가 발생했거나 예상되는 보도의 댓글창을 차단했다.

한상희 언론인권센터 사무차장은 신문과방송을 통해 “기사와 그 제목이 자극적일수록 댓글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해당 댓글의 내용은 ‘분노’라는 명분으로 한층 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입에 담기 힘든 언어로 반복하고 있었다”며 “반면 정작 여론의 관심과 반영이 필요한 재발 방지 대책이나 관련 입법 등에 대한 기사에는 소수의 댓글만 달린 것을 볼 때 ‘공론장’의 기능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여러 온라인 댓글과 반응이 나타나는 이미지 ⓒgettyimagesbank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여러 온라인 댓글과 반응이 나타나는 이미지 ⓒgettyimagesbank

다만 이런 부작용만으로 댓글의 긍정적 측면을 지울 수는 없다. 온라인 기사 등의 댓글창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서로 다른 의견을 나타내고, 자신과 타인의 의견을 비교할 수 있는 창구로서의 순기능이 있다. 애초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평등한 토론이란 실현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공론장으로서의 댓글창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언론계의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이미 해외 언론사에선 적극적인 관리 제도를 두고 있다. 미국 시애틀타임스(The Seattle Times)는 인종·이민·범죄 등 기사에 댓글을 허용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기사가 공개된 후 24시간 동안에만 댓글을 허용하며 비방·사적공격·음란물·비속어나 자사 언론인을 공격하는 댓글 게시 등을 제한한다. 스타트리뷴(Star Tribune), 보스턴글로브(The Boston Globe) 등도 이용자 반응과 토론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제도를 두고 있다.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기고에서 “개별 언론사는 이 인센티브(기사 댓글을 운영할 금전적 인센티브)가 있다 해도 투입할 자원이 없음을 호소할 것이다. 뉴스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 언급하고 댓글 공간에 손을 대는 순간 정치적 편향성 문제로 공격받을 수 있는 포털의 입장에서는 자원이 있다 해도 댓글 공간에서 세심한 조정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뉴스의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는 여러 주체들이 댓글의 가치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문했다.

※ 참고 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2022년 9월호 커버스토리 ‘기사 댓글 이대로 괜찮은가’
△한국리서치 기획 조사 ‘뉴스기사 댓글에 대한 인식’(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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