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를 잘한다는 것/ 이승주 지음/ 체인지업 펴냄

이 책만큼 독자층이 분명한 책도 드물다. 일단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지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첫째, 당장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수천에서 수억 원의 큰 목돈을 갖고 있다. 둘째, 주식이나 부동산, 코인 등 어딘가에 투자해서 큰 수익률을 낼 수 있을 만큼 투자에 밝다. 투자의 귀재다. 셋째, 반년 안에 해당 목돈을 어떤 투자처에 당장 투자할 의지와 실행력이 있다.”(114쪽) 

이렇게 부동산 등 투자에 대해 실행력과 자신이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대신 부동산 투자를 해본 적이 없거나 관련 지식이 없거나 부동산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2018년 ‘토익보다 부동산’이라는 20대를 위한 부동산 기본서를 냈던 이승주 뉴시스 기자가 최근 ‘부동산 투자를 잘한다는 것’이란 제목의 두 번째 책을 냈다. 

▲ 부동산 투자를 잘한다는 것/ 이승주 지음/ 체인지업 펴냄
▲ 부동산 투자를 잘한다는 것/ 이승주 지음/ 체인지업 펴냄

 

저자가 부동산 투자를 위한 첫 번째 제안은 일단 3000만 원 모으기다. 물론 시드머니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현실적인 목표를 던진 것이다. 이 돈을 모으면서 해야 할 일은 부동산 콘텐츠에 관심을 높이는 일이다. 저자는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부동산 기사를 읽어야 하는지 소개했다. 

“부동산을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기사를 정독하기보다 흐름 위주로 보는 것이 낫다.”, “만약 기사 하나하나를 정독한다면 자칫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충 보더라도 흐름 위주로 리듬을 타듯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을 우선하길 추천한다. 제목이나 리드글(첫 문단) 위주로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나오는 기사가 어떤 내용이 많은지 파악하는 수준이면 된다.”(124쪽)

그러면서 한 언론사의 부동산 기사들만 읽기보다는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부동산 뉴스’면을 추천했다. 특정 언론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부동산 기사들을 보면 광고형 기사가 많이 섞여 있어서다. 분양 광고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기사 비중이 많은데 이를 읽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포털에서는 광고형 기사나 중복되는 기사를 걸러 주기 때문에 현재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기에 효율적이다. 

부동산 분야를 취재했던 기자로서 저자는 부동산 기사 읽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팁을 제시했다. 

먼저 필요한 건 자료 출처 확인하기다. 믿을 만한 곳에서 내놓은 자료를 참고하라는 뜻이다.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정부부처나 공공기관, KB국민은행의 KB부동산과 부동산114 등 민간기업이지만 공신력이 있는 곳을 열거했다. 건설산업연구원과 주택산업연구원 등의 통계 등도 참고할 만하다고 했다. 통계를 확인할 때는 주간단위인지 월간단위인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자료를 인용하면서 아파트 분양단지 홍보로 흐르는 기사도 있으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집값이 올랐다는 기사를 확인할 때는 구체적으로 오른 지역이 어딘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은 국지적으로 서로 다르게 굴러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어디는 오를 것이다, 떨어질 것이다’ 전망을 하고 이 예측이 맞았는지 확인하는 식의 기사 읽기가 아닌 동네별 흐름과 변수를 민감하게 확인하자는 주장이다. 부동산 가격에는 호가와 실거래가, 감정가, 공시가격 등 여러 종류가 있으니 이를 구분해서 확인하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부동산 기사 읽기 팁뿐 아니라 이 책은 매우 기초적인 이야기들을 다룬다. 부동산 투자에 대해 일정부분 적대감을 가지고 있거나 무관심한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책이 나온 2022년 8월말 현재 부동산 가격이 하락 분위기인데다 당장 집을 살 것도 아닌데도 왜 지금 부동산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지, 월세에서 큰 불편없이 살고 있음에도 왜 전세로 이동해야 하는지, 보통 집이 없어서 결혼을 미루는데 왜 때론 결혼해야 집을 살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대다수 부동산 서적은 유효기간이 6개월이라고 한다. 현재 시장 상황에 맞는 투자 기법을 전하는데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에서 살아봤던 저자가 신입기자 시절부터 부동산 분야를 취재하면서 겪은 고민을 담았다는 점이다. 부동산 기자들은 강남 위주의 자산가들을 위한 기사를 주로 다루지만 자신과 같은 사회초년생들의 고민을 담은 기사는 찾을 수 없다는 괴리감을 줄이려 노력했다. 

▲ 서울 야경. 사진=pixabay
▲ 서울 야경. 사진=pixabay

 

이는 한국 부동산 보도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서울 강남을 정점으로 비싼 아파트가 있는 지역에 보도가 집중되고 이는 언론사들의 주요 광고주인 대형 건설사들의 욕망과도 연결된다. 평범한, 집 없는 서민들의 고민은 기사에 담기지 못하니 부동산 정보에 있어서도 부익부빈익빈이 심해진다. 저자는 오랜 기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라디오 등의 수단이나 자신의 저서에 담았다. 취재와 공부를 병행한 저자가 지금은 서울에 자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저자의 성장기로도 볼 만하다. 

그 외에도 다양한 부동산 앱으로 ‘손품’만 팔아도 부동산 매물을 알아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복비’ 아깝지 않게 공인중개사를 활용하는 법, 어느 정도 시드머니가 모이면 직접 ‘발품’을 팔아 내 부동산 마련을 준비하는 ‘임장’에 대한 이야기, 실제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이론편(STEP 5.)과 실전편(STEP 6.)은 부동산 거래를 해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관련 용어부터 매매 절차까지 하나하나가 인터넷 검색이나 수소문 등으로 찾아야 할만한 정보들이다. 전세사기 방지법은 내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꼭 숙지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의 말처럼 “혼돈의 시장 속에서 청년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힘을 길러주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실제 사례도 담았다. 시드머니를 모아 정책 대출로 30대 초에 구축을 매매한 A씨, 빚이 싫어 전세대출을 악착같이 갚았더니 내 집 마련의 발판을 만든 B씨, 경기 주공아파트에서 2년 마다 옮겨 30대에 10억 원대 아파트에 입성한 C씨, 꾸준히 청약을 넣어 당첨된 D씨 등의 인터뷰 내용은 내 집 마련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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