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김지수 조선비즈 문화전문기자
“인터뷰라는 형식, 관찰과 감동, 정보 취하는 가성비 장르”
“만날 사람은 언젠가 만나, 포트폴리오로 신뢰 구축이 우선”

빌게이츠, 말콤 글래드웰과 같이 누구나 이름을 알만한 세계적 인물부터 ‘콰이어트’의 작가 수전 케인, ‘지적행복론’의 저자 리처드 이스털린 등 유명 작가, 국내 멘토 고 이어령, 김난도, 오은영에 연예인 신애라, 김완선, 장기하, 송은이까지. 조선비즈의 인기 인터뷰 코너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거쳐간 인터뷰이들이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있는 이 인터뷰 코너는 누적 조회수 1000만 이상을 돌파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디어오늘은 김지수 조선비즈 기자와 지난 14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가 패션지 기자와 경제지 기자로서 걸어온 길, 인터뷰라는 기사 형식을 사랑하는 이유, 인터뷰 섭외 ‘꿀팁’, 수많은 인터뷰이를 만나며 느낀 점 등을 물었다. 인터뷰 답변은 최대한 김지수 기자의 문체를 그대로 살려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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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조선비즈 문화전문기자. 사진출처=김지수 기자 제공. 

-패션지 ‘마리끌레르’와 ‘보그’를 거쳐 현재 ‘조선비즈’에서 문화전문기자로,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인터뷰어로 알려졌다. 애초에 패션지 기자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아나운서의 꿈과 시인의 꿈을 절충해 기자라는 직에 이르렀다고 말해왔다. 밝은 오픈 광장에서 공적 스피커가 되고 싶은 욕구와 어두운 백스테이지에서 내밀하고 서정적인 언어를 구사하고 싶은 두 가지 욕구가 합쳐져서 기자가 됐다.

패션지 기자가 최적이었다. 그곳의 글쓰는 무대가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저는 아름다움에 예민하다. 이성복 시인과 나눈 이야기가 있다. ‘아름다운 건 진리고, 진리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자연과학책에도 이런 말이 있다. ‘사실에 부합하지만 지저분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사실에 맞지 않지만 아름답다면 그걸 취해야 한다. 당장은 틀려 보여도 결국은 그게 맞다.’ 나는 아름다움이 자연의 인간의 기본 구조라고 믿고 있다.

패션지 기자는 비주얼과 텍스트를 같이 다룬다. 일하던 90년대 중반부터 2015년 경 까지는 패션잡지의 전성시대였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신문물이 쏟아져 들어왔고, 잡지의 피처 섹션은 영화, 건축, 미술, 음악, 의학, 문학, 과학, 인물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다루는 범위가 방대했다. 취재의 밀도가 높고 미적 형태감이 뛰어났다. ‘보그’에서 파격과 파워와 그것을 쓰는 아름다움을 배웠다. 전쟁과 의학, 환경과 페미니즘 등의 이슈를 다루며 저널리즘과 휴머니즘에 닿으려고 노력했다.”

-그렇다면 패션지에서 ‘조선비즈’라는 경제지로 자리를 옮기게 된 이유는.

“어쩌면 그런 저의 기질이 좀 더 넓은 독자를 상대하는 온라인 뉴스 매체로 이끌었던 것 같다. 패션지에서 경제지로의 장르의 변화, 일터의 변화는 매우 우연이었고 또 매우 실질적인 이유에서였다. 40대 중반에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데스크가 아닌 플레이어로서, 현장의 기자로서 일하기에 이곳의 환경이 더 적당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발레리나의 근육을 쓰던 사람이 유도나 달리기 근육을 쓰게 된 것처럼 서툴고 당황스러웠지만, 점점 해법을 찾아갔다. 디지털 독법에 맞는 몰입도 높은 문답체를 찾아내고, 비주얼로 시각적인 쉼터를 주면서, 그러니까 패션지와 일간지 양식을 적절히 섞어서 독자와의 코드를 맞춰갔다.

-패션지와 ‘조선비즈’에서의 역할은 어떻게 다른가.

“‘보그’와 ‘조선비즈’에서의 저의 역할은 다르다. ‘보그’에서는 소비 매체가 가볍다는 편견을 깨주고 예술적 격을 높여주는, 좀 과장하자면 ‘소비재 세탁’같은 역할을 했다. 나름의 자부심이 강했지만 그래도 반성하자면 지적인 포즈를 많이 취했고, 허세와 진실이 뒤엉킨 채 거품 낀 문장도 많이 썼다. ‘조선비즈’에서의 역할은 여전히 고민이 많다. 회사의 지향점과 핏이 딱 맞는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인문 경제학’이라는 나침반으로 나름대로 필요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중이다.”

-‘조선비즈’에서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라는 고정 인터뷰 코너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인터스텔라라는 코너를 만들게 된 이유는 소박하다. 제가 당장 잘할 수 있는 게 인터뷰였기 때문이다. 2015년 6월 당시, 인터넷 언론은 독자도 동료도 제게는 낯선 생태계였다. 잘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인터뷰라는 형식, 관찰과 감동, 정보 취하는 가성비 장르”

-왜 인터뷰라는 기사 형식을 선호하는지.

“인터뷰는 다양한 앵글, 플롯, 문장을 무기로 가장 미스터리한 ‘인간’이라는 영토를 탐사할 수 있다. 르포도 좋아하지만, 그 형식은 기본적으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인터뷰는 당장 만나 당장 쓸 수 있다. 인내심이 부족하고 지루한 걸 못 참고 당장 결과를 보기 좋아하는 제 기질에 잘 맞는다. 독자 입장에서도 심리게임으로서 관찰, 관음의 욕구를 적당히 충족시키면서, 감동이라는 정서적 아웃풋과 최신 정보를 취할 수 있는 가성비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혼자가 아닌 둘이 할 수 있는 작업이라는 점도 좋아한다. 대화는 낳는 것이고,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뷰 대상을 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대상이나 주제의 기준은 제가 ‘호기심이 일어나는가? 궁금하나?’이다. 공식적으로는 ‘인간이 아름답거나 눈물겨운 존재라는 의식을 기반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지혜의 촉을 놓지 않는 최전선의 사람들’이라는 기준을 갖고 있다. 빌 게이츠부터 제래드 다이아몬드 같은 유명인사들도 있지만, 얼마 전에 인터뷰한 80세 생물학자이면서 평생 달리기를 해온 베른트 하인리히나, 최근 인터뷰한 소방관의 폐방화복으로 가방을 만들어 파는 20대의 사회적기업가 119레오의 이승우 대표 같은 분도 있다. 위아래 왼쪽 오른쪽 경계 없이 다양한 사람이 이 인터뷰에서 섞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제 호기심의 방향을 따르면서 변하지 않는 근본을 챙기고 동시에 어떤 변화와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동시에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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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김지수 기자와 인터뷰한 임지호 셰프(왼쪽)와 김지수 기자. 사진제공=김지수 기자.  

-최근의 인터뷰만 살펴봐도 빌게이츠, 신경과학자 리사 제노바,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 교수, 폴 블룸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등 외국의 석학들 인터뷰가 많은데 외국의 인터뷰 대상은 어떻게 찾고, 어떻게 인터뷰 섭외를 하는가?

“요즘엔 해외 인문학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해외 지식 트렌드 책을 중심으로 많이 보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 지식 세계가 크게 변하고 있다. 승리와 성취, 번영을 중심으로 설계된 인문 경제학의 흐름이 큰 폭으로 뒤집히고 있다. ‘인피니티 게임’의 사이먼 시넥을 인터뷰하면서 앞으로 ‘세계관 대조정’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예감했다. 단기적 시야로 이기고 지는 유한게임이 아니라, 생명 공동체라는 무한게임 속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현명한 무한 플레이어로 살 것인가. 그런 맥락에서 다양한 인터뷰이가 나온 것이다.

경제학을 더 이상 행동 경제와 선택의 문제로, 주주의 자본주의로 보면 왜 안되는지, 긍정심리학만으로는 인간의 슬픔과 고통과 멜랑꼴리를 덮을 수 없기에 그런 부정 감정의 중요성을 다시 회복시키는 움직임을 주목하며 수전 케인, 폴 블름 등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극한 갈등’을 다룬 아만다 리플리, ‘후회의 재발견’을 쓴 다니엘 핑크의 인터뷰도 대기 중이니, 기대하셔도 좋다.”

“만날 사람은 언젠가 만나, 포트폴리오로 신뢰 구축이 우선”

-인터뷰 섭외를 위한 자신만의 ‘꿀팁’이 있는가?

“글쎄요. 꿀팁이라.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은 안되더라. 압점이 정확하지 않으면 열 번 찍어도 힘만 빠진다. 가장 효과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의 믿을만한 지인으로 하여금 설득하는 것이다. 가령 공식적인 컨택포인트로 3년간 두드려도 뚫리지 않던 송은이 인터뷰는 송길영 박사가 한마디 넣어주니 바로 성사된 적있다. 어디를 뚫어야 하는지 루트를 잘 파악하는 것이 좋다. 인터뷰의 가치를 인지하지 못하는 권한 없는 담당자에게 정성을 기울이는 것만큼 힘 빠지고 자존감 떨어지는 일도 없다고 느꼈다.

오랫동안 인터뷰를 해오다 보니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난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발견하게 되어 있다. 못 만난다는 것은 그가 속한 환경이 나의 세계관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인연이 없는 것이다. 그 정성을 더 궁합이 맞는 다른 인터뷰이에게 기울이는 편이 낫다. 세상은 넓고 만남을 기다리는 좋은 인터뷰이는 계속 생기니, 안 되는 섭외에 너무 미련을 가지거나 욕심 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전에 선하고 유익한 인터뷰 포트폴리오로 신뢰를 구축해 놓는 것이 우선이다.

-인터뷰를 섭외한 후, 인터뷰 질문지를 짜거나 만나기 전 그에 대해 어느 정도로 공부하고 가는지? 그 공부를 위한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

“정보를 파악하고 질문지를 짜는 데 보통 2~3일 정도가 걸린다. 품이 많이 드는 편이다. 인터뷰이에 대해 주어야 하는 인상은 ‘당신을 알고 있다’와 ‘당신을 알고 싶다’ 사이의 적정한 텐션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 정도 수준으로 공부한다. 기본적인 작품(책이나 영화, 유튜브), 유년의 스토리, 성공에 대한 철학 등등. 비슷한 정보 수준을 갖고도 그에게 발견하는 저만의 특이점, 이미지 등이 중요하다.

가령 15년 전 쯤 배우 박해일을 처음 인터뷰하기 전에, 제가 그에게 떠올린 이미지는 ‘시인, 물, 습하다’였다. 최근에 본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면 그 이미지가 그대로였다. 인터뷰 전 어떤 사람의 자료를 읽으면서, 그의 삶을 총체적으로 파악해서 특정 이미지나 메시지로 좁혀내는 것은 저의 재능인 것 같다. 그것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맞느냐 틀리느냐가 아니라, 제가 그를 그렇게 느끼고 그렇게 포커스를 맞춰나간다는 것이다. 물론 선하고 창조적인 앵글로. 그 발견을 인터뷰이에게 독자에게 믿게 만들 수 있다면 성공인 것이다.”

-인터뷰를 정리할 때 자신만의 글쓰기 원칙이나 팁이 있는가.

“‘보그’ 시절에는 문장의 톤이나 분위기조차 완전히 인터뷰이의 무드를 따라갔다. 가령 소설가 김훈의 인터뷰면 그 문장도 비장하고 담대하게. 배우 이영애의 인터뷰면 그 문장도 실키하고 나긋나긋하게. 마치 배우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듯이. 지금은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다음 이야기를 놓치지 않게 쓰는 것이 가장 큰 원칙이다. 큰 이야기가 휘몰아친 다음엔 반드시 쉼표처럼 작은 이야기를 배치한다. 가령 80년간 뛴 마라토너이자 생물학자인 베른트 하인리히 선생의 인터뷰에서는 24시간 뛴 초인적인 풍경 묘사 아래에 ‘너무 배불리 먹으면 수명이 줄어든다’ 같은 따끔 실천 포인트를 넣어서 독자와의 접점을 마련하려고 한다.”

▲김훈 작가와 인터뷰하고 있는 김지수 기자의 모습. 사진제공=김지수 기자.
▲김훈 작가와 인터뷰하고 있는 김지수 기자의 모습. 사진제공=김지수 기자.

“인터뷰를 통해 굳은 신념? ‘신념을 가지면 안된다’는 것.”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굳혀진 자신만의 신념이나 인터뷰 대상들을 통해 살펴본 공통점들이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굳은 저만의 신념이 있다면 ‘신념을 가지면 안된다’는 것.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념의 시대를 지나왔고, 이제 신념은 인터뷰어에게 가장 위험한 고정관념이 되었다. 신념이 강하면 인터뷰이가 제한된다. 제 인터뷰가 전방위적인 이유는 제가 고정관념이 적고 ‘이럴 수도 있구나’, ‘저럴 수도 있구나’ 액상화된 사고로 영역을 제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윤리는 ‘내 언어가 갈등을 일으키기보다 화해와 공감, 아름다움에 일조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인터뷰이들의 공통점은 성실하고, 호기심이 많고 솔직하고 겸손하다는 것이다. 이어령, 제래드 다이아몬드 선생도 윤여정, 이병헌 배우도 모두 그랬다.”

-지금까지 거의 90편의 ‘김지수의 인터스텔라’가 올라온 것 같은데 이 가운데 가장 ‘내가 쓰고 싶었던 인터뷰 기사’라는 이상적인 목표에 도달한 기사도 있는가? 어떤 편인지 꼽아달라.

“글쎄요. 그래도 꼽으라면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 ‘죽음을 기다리며 나는 탄생의 신비를 보았네’와 이어령 넥스트 ‘선한 자가 이긴다는 것을 믿으라’가 아닐지. 이어령 선생님은 항상 제가 듣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을 하신다. 경이를 느낀다. 김혜자 선생 인터뷰와 영국의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 프랑스 지성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인터뷰도 기억에 남는다.”

-인터뷰를 하면서 즐겁고 보람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힘들고 괴로운 경험도 있었나. 어떤 점이 가장 힘든지.

“힘든 것은 역시나 인터뷰를 쓸 때다. 인터뷰를 준비할 때나 현장에서는 인터뷰이를 상상하거나 혹은 그와 함께 있다. 인터뷰한 결과물을 글로 만들어내는 것은 굉장히 고독하고 힘든 작업이다. 대상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고, 말의 표면에 숨겨진 맥락을 계속 파고 들어가고 보물을 건져내고 독자들의 호흡을 계산하고… 그러다 머리가 엉키면 ‘내가 이 사람과 독자 사이를 다 망쳐놓는구나’, ‘인터뷰이와 독자의 귀한 시간을 내가 부족한 글로 낭비시키는구나’, 그런데 무엇보다 ‘이 글을 내가 토요일 아침 7시까지 과연 끝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괴롭다. 어쨌든 아침이 오고 독자분들의 반응이 좋으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악플이 달리거나 외면당하면 의기소침해진다. 다른 모든 기자분들이 그렇듯이.”

▲이어령 교수와 인터뷰하고 있는 김지수 기자의 모습. 사진출처=김지수 기자.
▲이어령 교수와 인터뷰하고 있는 김지수 기자의 모습. 사진출처=김지수 기자.

“기자 일 오래 한 이유, 타인의 삶 대신 살아보는 운좋은 직업”

-최근 기자 일에 실망해 떠나는 이들이 많다. 기자에 대한 평가도 이전과 같지 않다. 26년 동안 기자업에 종사했는데, 계속 기자 일을 한 이유와 그 동력이 있다면?

기자 일을 오래 한 이유는 이 일 말고 현재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자라는 일은 본질적으로 매력있다. 타인의 삶, 사건을 최전선에서 목격하고 관찰하고 그것을 최선의 언어로 전달하는 일이니. 저는 ‘최고’라는 말보다 ‘최전선’과 ‘최선’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런 언어의 취향이 제가 기자 직에 오래 머무른 동력이라면 동력이다. 안에 있되 바깥에서 바라보는 ‘메타적 앵글’, 자주 흥분하고 설레여하는 성격을 포함해서다.

독자들에겐 냉정한 기자도 흥분하는 기자도 필요하다. 건조한 기자도 촉촉한 기자도 필요하다. 분명 평가받는 냉혹한 일이지만, 그래도 ‘배우’만큼이나 타인의 삶을 잠깐이나마 대신 살아볼 수 있는 운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는 언제까지 계속되는가. 또한 앞으로 다른 형식의 콘텐츠나 글들을 생각하고 있는 게 있는지.

“계속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할 것이다. 신기하게도 만나고 싶은 사람은 계속 생겨나는데 시간이 한정적이라 아쉽다. 그러나 앞날은 알 수가 없다. 언론사에서 계속 쓸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지, 그건 제 권한 밖의 일이다. 다른 형식의 콘텐츠나 글을 생각하고는 있다. 편견을 바로잡아주는 다양성 콘셉트의 동화 작업이나 인터뷰에 관한 단행본 등을 생각하고 있다.”

-그 외 자신의 인터뷰를 즐겨읽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터뷰어로서 저는 요즘 ‘마인즈 커넥터(Minds connecter)’라는 저의 정체성을 실현시킨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 안에 있는 아름다운 언어를 발굴해서 연결시키는 ‘연결자’라는 나름의 캐치프레이즈다. 인터뷰를 읽으면서 필요한 정보나 메시지를 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정보나 메시지는 오롯이 그냥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서사와 이야기의 맥락 안에서 따라 나오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주셨으면 한다. 그래서 저는 정성껏 듣고 좀 길게 롱 스토리를 쓰는 편이다. 물론 지루하지 않도록 드라마 대본처럼 쓰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긴 글이라도 포기하지 말고 읽어주시면 좋겠다. 정성을 들일 때 그만큼 보석을 건질 수 있다는 진리와 설렘을 포기하지 마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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