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 공개 ‘대장동 책임론 우려, 허위사실공표’ 김도읍 의원에 제출
민주 수석대변인·이재명 측 “재판 예정, 답변 부적절”
박범계 “의미있는 인지 아냐, 허위사실유포 대상 요건에 해당안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한 검찰은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2009년부터 알고 지냈고, 김 처장으로부터 수시로 대면보고 등 보좌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법정에서 진위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연말 여러차례 방송 출연을 통해 김 처장을 성남시장 시절엔 전혀 몰랐으며, 경기도지사가 되고 난 뒤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공소장에 이 같은 추가적인 사례와 판단을 담았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재판이 예정돼 있어 검찰이 제시한 근거에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 내 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에 대해 ‘의미있는 인지’를 하지 않았고, 그 인지 여부는 허위사실 공표 대상의 구성요건인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 받은 서울중앙지검의 이 대표 공소장(국회 제출용)을 보면, 검찰은 아예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이전부터 고 김문기 처장을 알고 지냈다고 특정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지난 2009년 6월경 유동규 등과 함께 리모델링 제도개선 활동을 하면서, 고 김문기 처장을 알게 됐다”며 “같은해 8월26일 이 대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세미나’에 참석했고, 김문기 전 처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주제 발표 및 토론을 했고, 12월1일엔 김문기씨가 간사로 있는 한국리모델링협회 후원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개선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 유 전 본부장, 고 김 처장과 함께 참여했다”고 썼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1월6일~16일 고 김 처장, 유 전 본부장 등과 함께 9박11일간 호주-뉴질랜드 해외출장을 가서, 골프 등 공식일정 이외의 일정을 함께 했다”고도 제시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엔 김 처장을 몰랐다고 말한 네 건의 사례를 제시했다. 해당 언론 인터뷰는 △지난해 12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12월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월27일 KBS TV ‘한밤의 시사토크 더 라이브’ △12월29일 채널A ‘이재명의 프로포즈-청년과의 대화’ 등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시절엔 몰랐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시절엔 몰랐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이 대표는 이 방송에 출연해 김문기 처장을 성남시장 시절에 몰랐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만나거나 수차례 보고 받지 않았으며, 업무보좌도 받지 않았고, 해외출장에서도 같이 골프친 적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2015년 호주 출장 이후에도 고 김문기 처장과 유동규 전 본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고, 수시로 고 김 처장의 대면보고를 받았으며, 대장동 사업 관련 업무 전반에 대해 고 김 처장의 보좌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김 처장을 몰랐다고 한 이유를 두고 검찰은 “대장동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유동규 전 본부장, 고 유한기, 고 김문기 처장과 이 대표가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확인되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비리 의혹의 최종적인 책임이 이 대표에 있다는 비판적 여론이 형성돼 대통령 당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었으므로, 이들과 연관성을 차단해 비난 여론 확산을 막고자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공소장에 썼다.

검찰은 또 지난해 10월20일 경기도 국정감사 때 이 대표가 한 ‘국토부의 백현동 용도변경 협박’ 발언과 관련해 “이 대표는 물론 담당 성남시 공무원들이 국토교통부 공무원들로부터 ‘용도지역 변경을 해주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는 협박을 당하거나 관련 압력을 받은 적도 없”다며 “이 대표가 먼저 자체적으로 4단계 용도지역 변경을 검토해 이를 내부 방침으로 정한 후 종전 용도지역에서 4단계를 상향하는 내용의 용도지역 변경을 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대선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기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구체적인 근거와 판단에 자세한 반론이나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9일 저녁 미디어오늘에 보낸 SNS메신저 답변에서 “이 사안에 대해 재판이 예정되어 있어서 답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기존에 여러차례 나간 입장을 참고해 달라”고 밝혔다. 이재명 의원실 관계자도 이날 저녁 SNS메신저 답변에서 “이미 여러차례 논평 등 냈고 기존 입장과 달라진 바 없다”고 답했다.

▲법무부가 국회(법제사법위원장)에 제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허위사실공표 혐의 공소장 중 일부 강조표시.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시절 알고 있었다고 특정하고 있다. 사진=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실
▲법무부가 국회(법제사법위원장)에 제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허위사실공표 혐의 공소장 중 일부 강조표시.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시절 알고 있었다고 특정하고 있다. 사진=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실

 

다만 검찰의 논리에는 법리적으로 반박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장은 이날 저녁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고 김문기 처장 인지와 관련해 “이 대표는 김 처장을 하급직원으로 어떤 존재이고, 어떠한 일을 하는지에 대한 인지, 즉 법률적으로 의미 있는 인지를 하지 못한다”며 “그건 내심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것을 ‘안다, 모른다’에 대한 허위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또 “‘안다 모른다’의 판단은 ‘재산’, ‘경력’ 등과 같이 허위사실공표 대상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대장동 책임론을 피해 대선에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자 김 처장 등을 몰랐다고 허위사실공표했다는 검찰의 설명에 “당시 발언한 시기는 이미 대장동 주범으로 공세를 당하면서 형사적으로 고발된 상태”라며 “공직선거법상 당선을 위해 그런 발언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가 고 김 처장을 2009년부터 알고 지냈다’는 검찰 주장에 박 위원장은 “공판을 장기적으로 지속해야 하는데, 검찰이 열거한 내용에 대해 미리 일일이 답변할 수 없다”며 “올바른 소송전략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백현동 협박 발언에 박 위원장은 “국토부가 보낸 공문에는 ‘용도변경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있고, 다른 정황들을 합쳐 놓고 보면 사실상 해줘야 한다는 압박으로 느꼈을 만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표의 김 처장에 대한 기억은 경기도지사 당선 후 선거법 소송이 시작된 이후였다”며 “이 대표는 도지사 당시 선거법 재판 때문에 대장동 사업내용을 잘 아는 실무자로 김 처장을 소개받아 여러 차례 통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 대표가 성남시 공무원과 산하기관 직원수가 4000명이 넘고,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을 접촉하는 선출직 시장이 산하기관의 실무팀장을 인지하고 기억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