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권리의 관점에서 메타버스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다’ 토론회

“메타버스는 ‘또 다른 나’예요.”(중학생A, 2022년 5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미디어문화연구실 심층면접 중)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아동·청소년들은 가상세계 속의 아바타는 ‘또하나의 나의 분신’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가상세계에서 아동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과하게 몰입하기도 하고 현실보다 메타버스를 더 선호하기도 하며 각종 언어폭력, 범죄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되며 무방비로 노출되어있다. “야만적으로 즐기고 싶은 경우 가상세계에서 실제 이뤄질 수 있어요. 가상세계 게임에서 사람들 막 때리면서 다니기도 했죠.”(중학생B) “거의 모든 사람이 욕을 일상으로 사용해서 일일이 대응하는 게 무의미해요. 친구들도 신이나면 욕을 해요. 감탄사처럼.”(중학생 C)

▲ 사진=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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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메타버스 아동권리옹호 토론회’(굿네이버스, 조승래·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에서 굿네이버스 미디어 아동자문단 김시후 학생(중원고1)은 “아동들은 그 어떠한 이유라도 메타버스 속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선정적인 행위를 요구받고 욕을 들을 이유가 없다”며 “메타버스를 사용하고 있는 아동들한테 문제점을 직접 들으며 아동의 의견을 사회가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상 된 메타버스…범죄뿐 아니라 과몰입, 정서적 문제도 

메타버스 세상은 아동들에게는 이미 일상의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은 다양한 기회를 얻는 동시에 온라인 성범죄, 사이버불링 등 폭력에 노출되기도 하며 개인정보 유출, 무분별한 마케팅 등 다양한 위험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권리침해 양상은 점점 심각해지고,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난해 진행한 ‘디지털전환 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15~59세의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하는 3000명 대상)결과를 보면, 연령이 어릴수록 메타버스를 접하는 시기가 더 빨라지고 있었다. 아울러, 10대 청소년들이 가장 왕성하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었다.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미디어문화연구실 연구위원은 “아동의 메타버스 이용이 증가하면서 메타버스 공간에서 발생하는 아동권리 침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온라인 범죄뿐 아니라 현실과의 괴리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동·청소년의 심리·정서적 문제와, 과도한 메타버스에의 몰입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 19일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미디어문화연구실 연구위원. 사진=윤유경 기자.
▲ 19일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미디어문화연구실 연구위원. 사진=윤유경 기자.

배상률 연구위원은 메타버스 상에서의 범죄행위의 발생에도 적절한 법적·행정적 제재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지난해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서는 아동권리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여전히 존중되고 보호받고 실현되어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신수경 한국여성변호사회 아동청소년지원특별위원회 변호사는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이더라도 사회구성원인 사람들이 활동하고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새로운 공간”이라며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유 뿐만 아니라 책임이 부여되는 공간이다. 메타버스 구성원은 현실세계의 사람들이며 또 하나의 사회이다. 이에 대한 동의가 있어야 법적 제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 19일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신수경 한국여성변호사회 아동청소년지원특별위원회 변호사. 사진=윤유경 기자.
▲ 19일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신수경 한국여성변호사회 아동청소년지원특별위원회 변호사. 사진=윤유경 기자.

신수경 변호사는 “이용자들의 규범의식 확립과 메타버스 운영자의 자정노력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 내의 불법적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적용이 가능한 법률이 필요하다”면서도 “이용자의 70%가 아동이기 때문에, 가해자도 아동일 가능성이 높다. 무조건 엄벌주의로 갈 수는 없다. 그런 부분에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메타버스 관련 정책에 있어 아동은 무엇을 할 수 있나 

특히, 신수경 변호사는 메타버스 관련 정책입안에 있어 이용자로서 아동의 참여를 강조했다. 신수경 변호사는 “메타버스 이용자의 다수가 아동임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보호 등과 관련된 결정에 아동이 소외되고 있다”며 “메타버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고, 금지를 강조하는 것보다 아동 스스로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 개선에 의견을 개진해 스스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 사진=gettyimages.
▲ 사진=gettyimages.

어효진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 과장도 아동청소년들이 단순히 보호 대상으로 지원받는 것보다는 메타버스 안에서 능동적 주체로 스스로를 보호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효진 과장은 “교육부가 주도적으로 유·초·중등학교 공통 교육으로 종합적 디지털 소양 함양 교육,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교육 과정에서 전문적인 선생님에 의해 교육받을 수 있도록 기관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미디어를 활용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야한다는 요청이 많은데, 완전하진 않지만 600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디지털 미디어 교육 학생 참여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미디어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교육부에 제안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최대한 놓치지 않고 정책에 담을 것”이라고 했다. 

과학기술정부통신부는 메타버스 전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메타버스 윤리원칙’을 만들고 있다. 이병진 과학기술정부통신부 디지털콘텐츠과 과장은 “정부에서는 이용자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업에까지 쌍방향 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윤리원칙을 제시하고 있다”며 “연내에 윤리원칙을 운영원칙 최종안을 마련한 후 이용자와 운영 주체 등의 이해도를 높이고 교육에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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