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가위 전체회의, 양이원영 “재발방지 대책수립 아이디어 제출양식까지 뿌려, 책임회피” 지적
성폭력방지법상 스토킹 범죄 발생시 여가부 장관에 보고해야, 서울교통공사 보고 하지 않아 

신당역에서 벌어진 스토킹 살인사건 직후 서울교통공사가 직원들에게 대책마련 아이디어를 제출하도록 요구해 논란이다. 평소 직원들이 2인1조 근무 등을 요구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스토킹 범죄 발생 이후에도 손 놓고 있다가 서울교통공사 소속 직원이 살해당하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스토킹 범죄 발생 이후 범죄사실과 재발방지 대책을 관련 법상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보고해야 하는데 서울교통공사가 이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20일 오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에게 “사건 발생(14일)한 다음날 직원들에게 국무총리 지시사항으로 ‘신당역 여직원 사망사고 관련 재발방지 대책’ 수립 아이디어가 필요하니 사업소별로 16일 오전 10시까지 영업계획처에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했고 아이디어 제출 양식까지 뿌리면서 영업소, 부서이름, 아이디어, 기대효과를 기재하게 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 사장은 “오해가 있다”며 “추가적으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받으려 했다)”고 답했다. 

▲ 2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왼쪽)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YTN 갈무리
▲ 2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왼쪽)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YTN 갈무리

양이 의원은 “그동안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야간에 취객이나 흉기 소지자를 상대로 맨몸으로 상대하는 경우가 많아 여성의 경우 혼자 대응하기 어려우니 야간에 2인1조 근무하게해달라고 했는데 전혀 대응하지 않다가 살인사건 난 다음에 아이디어를 청취한 것 아니냐”며 “책임있는 사람이 노력하는 것 대신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제출하라고 한 것은 책임회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원들과 노조에서 문제제기 한 2인1조(근무) 진행할 거냐”며 “이분(피해자)이 혼자가 아니라 둘이었으면 이런 일을 당했겠느냐”고 물었다. 김 사장은 “야간에 가급적이면 혼자서 할 환경을 없애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2인1조 근무를)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김정섭 서울교통공사노조 교육선전실장은 “2인1조 근무제는 (오세훈) 시장님도 페이스북에 잠깐 썼다 지운 것처럼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 가능하다”며 “지금 서울교통공사 265개 역 중 40% 가까이가 2명만 근무한 역이기 때문에 2명이 일하는데 2인1조로 근무를 나갈 수 없지 않냐”며 “최소한 3명이 근무해야 2인1조로 (순찰 등) 근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전주환이 피해 여성에 대한 스토킹 살해 사건을 벌인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이 19일 추모 메시지 및 꽃들로 가득하다. ⓒ연합뉴스
▲ 전주환이 피해 여성에 대한 스토킹 살해 사건을 벌인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이 19일 추모 메시지 및 꽃들로 가득하다. ⓒ연합뉴스

 

한편 가해자 전주환씨가 피해자에게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파악한 직후 서울교통공사가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점도 지적이 나왔다. 

양이 의원은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유관단체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면 여가부 장관에게 보고해야 하지 않나”라고 묻자 김 사장은 “피해자가 누군지 몰랐다”고 답했다. 

성폭력방지법 제5조의 4를 보면 국가기관등의 장은 해당 기관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된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인 반대의견이 없으면 지체 없이 그 사실을 여가부 장관에게 통보하고, 해당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재발방지대책을 여가부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즉 서울교통공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반대’가 없었음에도 사건을 알리지 않았고, 3개월 내에 재발방지대책도 마련해서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번 살인사건이 벌어진 뒤에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수집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양이 의원은 “가해자에 대해서는 알지 않았나”라며 “얼마나 교통공사에서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비판한 뒤 “앞으로는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보고를 하겠나”라고 묻자 김 사장은 “하겠다”고 답했다. 

※ 미디어오늘은 여러분의 제보를 소중히 생각합니다. 
news@mediatoday.co.kr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