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뿐 아니라 JTBC도, 왜 사전에 꼼꼼히 준비 못했나 지적
조선일보는 온라인 기사로 지라시만 문제삼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외교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정작 여왕 참배(조문) 를 하지 못하고 조문록만 작성하게 된 것을 두고 ‘외교 홀대 아니냐’ ‘제대로 준비를 못한 것 아니냐’, ‘외교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부분 방송사와 야당이 이 같은 비판을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애초 지난 18일 영국에 도착해 여왕의 관이 안치되어 있는 웨스트민스터홀에서 참배(조문)와 조문록 작성을 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돌연 이날 당일 조문 일정이 취소됐다. 대통령실은 그날 오후 늦게 도착한 정상에게는 영국 측이 조문 대신 조문록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내 현지 영상에서 “(첫 날 일정) 3개를 다 할 수 있을지, 하나나 두개만 할 수 있을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은혜 대통령 홍보수석은 19일(한국시각) 오후 현지 브리핑에서 “비행기가 저희가 일정을 조정하면서 더 일찍 도착하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았던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어제 이른 오후까지 도착했던 정상은 조문을 할 수 있었”다며 “런던의 여러 복합한 상황으로 인해서 어제 이른 오후 이후 즉, 오후 2~3시에 도착한 정상은 오늘로 ‘조문록’ 작성이 안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조문록을 작성한다”고 밝혔다.

이에 지라시 등을 비롯해 곳곳에서 외교홀대 목소리가 나오자 이에 해명하기도 했다. 김 수석은 “사실 위로와 애도가 주를 이뤄야 하는 그런 전세계적인 슬픈 날, 확인되지 않은 말들로 국내 정치를 위한 이런 슬픔이 활용되는 것은 유감”이라며 “최선을 다해서 행사를 진행하는 우방국에도 이 같은 논란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 수석은 “마치 우리가 홀대를 받은 것처럼 폄하하려는 그 시도, 그것을 루머와 그럴듯한 거짓으로 덮는 시도는 기자님들께서 잘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나라의 힘이 온전한 팩트와 흔들리지 않는 진심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해도 왜 제때 도착하지 않아 참배하지 못했느냐는 의문이 터져나왔다.

이정은 MBC기자는 19일자 뉴스데스크에서 ‘현지 상황이 어렵다면 미리 좀 넉넉하게 이동시간을 잡고 이동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성장경 앵커 질의에 “장례식 참석과 조문이 영국방문의 가장 중요한 일정인 만큼, 사전에 꼼꼼하게 조율하고 참석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다른 나라 정상들 중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근처에서 걸어가서 조문한 사례도 있고, 미국 대통령과 일왕은 미리 도착해서 조문을 하기도 했다”며 “조문을 못하다보니 장례식이 끝난 다음에 조문록을 작성하게 되는데, 이것도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결국 대통령의 조문 일정을 영국 측과 명확하게 조율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대통령실과 우리 외교당국의 실수인지 영국측의 외교 결례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지난 19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SBS도 이날 8뉴스에서 “불가피한 상황으로 일정을 다시 조정한 것일 뿐 홀대는 없었다는 설명이지만, 외교 소식통은 출국 전에는 오후에 도착해도 조문이 가능한 것으로 알았다고 전했다”며 “현지 공관 등을 통해 영국 측과 더 긴밀하게 소통함으로써 조문의 의미를 살렸어야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KBS도 뉴스9 리포트 ‘조문 취소 논란…“英 왕실서 시간 조정, 홀대 시도 유감”’에서 “다른 나라 정상들의 조문 사진과 비교되면서 당장, ‘홀대 논란’이 제기됐다”며 “조문하러 가서 정작 조문을 못 한 것 아니냐, ‘외교 참사’라는 비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KBS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소개한 뒤 “하지만 극심한 교통 정체를 미리 감안하지 않고 빠듯한 일정을 계획해 논란을 자초했단 지적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8뉴스 영상 갈무리
▲지난 19일 방송된 SBS 8뉴스 영상 갈무리

 

이같이 지상파 방송 외에 종합편성채널 방송도 윤 대통령의 조문 취소 논란을 비판했다. JTBC는 이날 저녁 ‘뉴스룸’ 리포트 ‘윤 대통령, 조문외교 나섰지만 여왕의 관 참배는 못했다’에서 “현지 상황이 복잡했더라도 일정을 미리 섬세하게 조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야권의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어진 리포트에서 김태영 기자는 뉴스룸과 현지연결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을 두고도 “조문 외교차 영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이 조문 자체를 못한 건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이 미흡했기 때문이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다만 채널A는 저녁 메인뉴스 ‘뉴스A’에서 “리셉션 참석 전에 여왕의 관을 조문할 예정이었지만 현지 교통 사정으로 인해 취소했는데, 이걸 두고 조문 홀대 논란도 일었”다면서 대통령실 해명을 간략히 반영하는데 그쳤고, TV조선의 경우 9시뉴스에서 조문 취소 논란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TV조선은 “윤 대통령은 어제 런던 도착 직후 교통상황에 따른 영국 왕실의 요청으로 조문을 연기했고, 오늘 장례식 직후 조문록을 쓸 예정”이라고 해 조문이 취소된 과정과 경위나 문제점이 무엇인지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리포트를 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뉴스9 영상 갈무리
▲지난 19일 방송된 KBS 뉴스9 영상 갈무리

 

특히 조선일보 온라인 기사는 대통령실을 노골적으로 두둔했다. 조선일보는 19일 오후 온라인에만 실은 ‘尹, 영국서 갑질하려다 망신? ‘지라시’가 뒤집은 진실’이라는 기사에서 “지라시의 골자는 ‘윤 대통령이 초청도 받지 않았으면서 막무가내식으로 영국을 방문해 영국 측에 조문 의전을 요구하다가 망신을 샀다’는 것”이라고 ‘지라시’ 내용을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하지만 윤 대통령은 현지 도착과 동시에 상주(喪主) 격인 국왕 찰스3세 주최 환영행사에 참석하는 등 별다른 이상 없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지라시가 온라인 여론을 뒤흔들자 결국엔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반론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고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이 여왕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홀에 가서 조의를 표하는 일정을 이튿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리는 장례식 참석으로 대체한 것이 계기였다”며 “사실 대통령의 당일 일정은 애초 유동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통령이 영국까지 조문하러 갔다가 조문이 취소됐는데, 그 경위와 문제점을 따지기는커녕 확인되지도 않는 지라시 내용만 문제삼는 등 본질을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영상 갈무리
▲지난 19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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