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KDN 매각 움직임 속 ‘대주주 변동’ 현실 가능성 있나 
‘밀실 특혜’ 비판 이어질 가능성 높아…결국 보도 길들이기?

▲서울 상암동 YTN 사옥. ⓒYTN
▲서울 상암동 YTN 사옥. ⓒYTN

YTN 대주주 한전KDN이 YTN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YTN이 민영화설에 휩싸였다. YTN의 한 기자는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사안의 컨트롤타워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YTN 내부는 반복되는 민영화설에 상당한 피로가 누적된 분위기다. 당장 YTN 주식이 20일 오전 11시1분 기준 전장 대비 1340원(29.91%) 오른 5820원에 거래되는 등 주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정치적인 해석도 나온다.

한전KDN 내부 관계자는 “오늘(20일) YTN 주식 매각 추진이 혁신지침안으로 이사회에 보고가 된 것 같다”며 “구두상으로 정부 쪽 입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KDN 노동조합은 언론의 중립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YTN 주식 매각을 막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공공기관에 대한 자산 전반의 구조조정을 주문하는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한전KDN의 매각 움직임에 “공공기관이 대주주로 있으면서 경영과 보도에 개입하지 않는 YTN의 지배구조는 지난 십 수년간 국내 언론사 중 신뢰도 부문에서 줄곧 1, 2위를 달려온 YTN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라며 “정부의 입맛에 맞는 다른 언론에게 주려는 민영화라면 결국 군사정권 시절의 ‘언론 통폐합’과 마찬가지요, 친하게 지내는 자본에게 주려는 민영화라면 그것은 특정 기업에 대한 ‘밀실 특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매각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현재 YTN 주가가 한전KDN의 매입 당시 가격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매각할 경우 경영진의 배임죄 성립이 가능하다. 또 다른 공기업인 한국마사회의 경우 YTN 주식 매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한전KDN의 움직임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한전KDN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마사회는 농림축산식품부 담당으로 각각 YTN 주식을 21.43%, 9.52%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인삼공사가 19.95%, 미래에셋생명보험이 14.98%, 우리은행이 7.4%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민간자본이 설령 한전KDN 주식을 매수하더라도 경영권 행사를 위해 이들 주주를 우호지분으로 포섭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방송법에 따라 새로운 대주주는 방통위의 최다주주변경승인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사내 노동조합을 비롯한 언론계의 반대 혹은 요구안도 감안해야 한다. 인수자가 쉽게 등장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연합통신(연합뉴스) 최대주주로 출발했던 YTN은 지금껏 한 번도 지배주주가 민간기업이었던 적이 없으며, 민영화설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8년 YTN에 대선 특보 출신 낙하산 사장을 보냈던 이명박정부는 YTN의 공기업 보유 주식을 매각하겠다며 압박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현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장관급),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대통령실 홍보수석이다. 이기정 현 홍보기획비서관은 공교롭게도 YTN기자 출신이다. 

2020년엔 문재인정부가 “현 정부는 언론사 인사나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때문에 언론사 지분을 갖고 있을 이유도 없다”며 YTN 공기업 지분 매각에 나섰으나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민영화 움직임과 관련해선 문재인정부와 같은 ‘명분’도 확인되지 않았다. 

언론계에선 이번 움직임이 YTN에 대한 보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 정부측이 단기간 내 변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YTN 내부가 민영화 논란을 정치적으로 풀기 위해 보도 논조가 달라지거나 혹은 정부 비판 보도가 위축되거나, 또는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돼 2024년 9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우장균 사장이 사퇴하는 식의 ‘변화’를 노리고 있다는 것.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말 “공영방송이 편향돼 있다면 정말 민영화가 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이 같은 해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밑 ‘인수전’이 시작된 모양새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6일 YTN 주식 6만910주를 매수했다. 한국경제TV를 포함한 보유지분은 기존 4.84%에서 5%로 늘어났다. 지분 5%부터 내부경영상황을 알아볼 수 있는 권리가 생기기 때문에 이번 매수가 인수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경제는 2020년 10월 “정치적 개입 없는 공정한 입찰이 보장된다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노사 모두는 한국경제에 반대했다. 한국경제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20.55%)다. 

11년 전 서울신문, 헤럴드미디어, CBS, 머니투데이가 보도전문채널 사업에 도전했다 탈락한 사례도 향후 인수전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YTN 옛 남대문 사옥에 사무실을 둔 한국일보도 인수전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이름이다. 하지만 미디어 자본이 아닌 의외의 건설‧금융자본이 매수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YTN의 또 다른 기자는 “정권교체 이후 정부의 YTN 흔들기는 예정되어 있었고, 결국 민영화로 (흔들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KBS 감사나 TBS 흔들기와 YTN 민영화는 다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