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위치상 골든타임 놓칠 수 있다 지적에 “기밀 공개해도 되느냐” 반격
한덕수 총리, 대표단 영국 도착 시간 틀리고…외교부장관 어딨는지 몰라
헬기 상한 사실 신문 보고 알았다? “거짓말, 보도한적 없어…신문총리냐”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 지정 병원의 명칭과 위치를 공개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설전을 벌였다.

그러나 한 총리는 앞서 대통령 관저 이전 등으로 인해 헬기 사고 발생 사실을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변하거나, 조문 대표단의 영국 도착 시간, 박진 외교부 장관의 현재 위치 등에 대한 답변이 모두 사실과 달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병주 의원은 20일 오후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으로 대통령 경호에 우려가 된다는 취지의 질문을 하면서 ‘대통령 전용 병원 어디 있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그걸 그렇게 함부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이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의원님이 공개를 해도 되는 건가”라고 반문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에 “그건 할 수 있죠”라며 “서울 지구병원이 전용 병원”이라고 공개해버렸다. 김 의원은 “그러면 서울 지구병원은 너무 멀어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이런 걸 국무총리와 대통령은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총리는 되레 “의원님께서 그걸 밝히시는 것에 대해서 저는 동의할 수 없다”며 “누구보다도 비밀에 대한 가치와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를 잘 알고 있으면서 어떻게 해서 그런 걸 밝히느냐”고 따졌다.

실제 보안 여부와 관련해 조선일보와 국민일보는 21일자 기사에서 대통령실 관계자가 “병원 위치가 비밀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병원, 이동 경로 등은 대통령 경호처 내부 규정 또는 법령에 따라 모두 보안 사항”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현행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제4조(경호대상) 제1호에 경호처의 경호대상을 대통령과 그 가족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5조(경호구역의 지정 등) 제1항에 “처장은 경호업무의 수행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경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통령지정 병원 질의에 반박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통령지정 병원 질의에 반박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대통령 경호처 공보관은 21일 미디어오늘에 보낸 SNS메신저 답변에서 “대통령 안위에 관한 사항은 규정상 보안으로 취급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경호보안상 밝힐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이 공보관과 다른 대통령 홍보수석 및 부대변인 등에게 △김병주 의원의 대통령 지정병원 명칭과 개략적 위치 공개가 보안사항 위반인지 △대통령 지정 병원이 보안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근거하고 있는 법령이 무엇인지 등을 질의했으나 별다른 답변이 없었다.

한덕수 총리, 앞서 사실과 다른 답변으로 뭇매

한 총리는 이 발언 전까지만 해도 여러 주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사실과 다르게 했다가 질타를 받기도 했다. 김병주 의원이 ‘대통령 헬기인 VH92가 착륙장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려면 80m×80m 정도는 최소한 돼야 한남동 공관에 이런 지역이 없다’, ‘8월 중순에 헬기가 내리다가 대통령 헬기가 내리다가 나무에 부딪혀서 꼬리표가 손상된 것을 알고 있느냐’고 질의하자 한덕수 총리는 돌연 “신문에서 봤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신문에서 어떻게 보느냐”며 “이건 장관한테 보고를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신문 등과 같은 언론에 보도된 적이 없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신문총리의 면모를 보였다”며 “정말 무책임하다. 한 총리의 변명은 뻔뻔한 거짓말이다. 헬기 손상은 질의 전까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언제까지 ‘몰랐다’, ‘신문보고 알았다’며 은근 슬쩍 넘어갈 작정이냐”며 “국민을 속이는 정부가 되려는 것인지 묻는다”고 했다.

이 밖에도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영국 조문 대표단이 영국에 도착한 시간이나 박진 외교부 장관의 동행 여부 등에 대해서 사실과 다른 답변을 했다. 한 총리는 ‘(대표단이) 런던에 몇 시에 도착했느냐’는 김병주 의원 질의에 “그러니까 우리가 8시간 차이고 한 12시 간쯤 되시니까 아마 한 1시, 현지 시간으로 1시쯤 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병주 의원이 “참 너무 답답하다. 3시반에 도착했다”고 지적하자 그제야 한 총리는 “죄송하다. 착각했다”고 답했다. ‘왜 시간을 모르느냐’고 묻자 한 총리는 “대통령이 안 계시면 그 날은 특히 우리 태풍 때문에 비상상황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한 윤 대통령의 조문(참배)이 취소된 문제와 관련해 ‘그 시간에 박진 외교부 장관은 어디 있었느냐’는 질의에도 한 총리는 “외교부 장관은 대통령님을 모시는 걸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뉴욕에 가 있었다. 허허벌판 런던에 그냥 대통령 내외를 보내 놓은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