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 “경영자로 이런 자리 서 유감”
피해자 A기자 “2차 가해”…검찰 벌금 500만 원 구형

“성희롱 피해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직무를 배제했다는 건 다른 관점에서 보면 피해자 보호조치가 될 수 있다.”

남녀고용평등법·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는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 측 변호사가 21일 열린 1심 공판 최종변론에서 한 말이다. 피해자 A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내달 31일 선고를 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 A기자는 2016년 9월 입사 이후 직속 상사인 강아무개씨에게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며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신고하고 업무 공간 분리를 요구했다. 하지만 머니투데이는 A기자를 가해자와 같은 층에서 근무하게 했으며, A기자를 연구원으로 발령했다. A기자 의사에 반하는 조치였다. A기자는 2018년 10월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진정을 제기했고, 고용노동부는 2019년 4월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머니투데이 CI
▲머니투데이 CI

머니투데이 측 변호사는 A기자 직무를 배제한 건 피해자 보호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변호사는 “피해자를 고유의 직무에서 배제한 것이 어떻게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것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당시 피해자가 근무하는 부서는 가해자로 지목된 부서장과 둘이 근무하고 있었다. 성희롱 피해사실을 신고한 근로자를 직무에서 배제했다는 건 다른 관점에서 보면 보호조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변호사는 “성희롱은 있었다”며 강씨의 가해 사실 일부를 인정했다.

이어 변호사는 “인사발령은 고충처리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면서 “(인사발령 적절성 여부는) 노동위원회나 민사소송에서 처리되어야 한다. 공소에 대해 객관적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지만, 법리적 관점에서 이 사건을 검토해달라. 피고인들(머니투데이·박종면 대표)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판단해달라”고 했다. 박종면 대표는 “언론사 경영자로 이런 자리에 서게 돼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회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노력했지만 법리적 측면에서 여러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변호사와 피고인 발언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A기자는 “법에 따르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업무배제가) 보호조치라는 주장은 법리적으로도 틀렸고, 궤변이다. 성추행 호소를 한 피해자를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게 하는 전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서 원직인 기자직을 박탈하고 연구원으로 전보하는 건 정의를 추구해야 할 언론사 대표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명백한 불이익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편 머니투데이 측 변호사는 ‘취재비 미지급’ 부분에 대해 “대다수 언론사의 취재비 지급 관행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이를 가지고 기소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검찰은 머니투데이가 A기자에게 취재비를 지급하지 않은 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A기자는 “취재기자에게 취재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는 비상식적”이라면서 “머니투데이 취업규칙을 보면 기자에게 취재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분명히 있다. 취재비를 지급하지 않은 건 명백한 임금체불”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1002단독은 올해 1월12일 머니투데이가 A기자에게 임금 일부인 취재비를 주지 않은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머니투데이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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