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시행령 개정하며 재난방송 중 수어통역 확대 방침, 모니터링 없어 실효성 부족
이인영, 재난방송시 수어통역 제공 법 개정안 대표발의…“정부가 수어·자막 등 실태조사 해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한국수어를 이용한 재난방송 확대를 추진하지만 정작 방송사들이 수어통역을 실시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방통위에 올해 방송사별 재난방송 중 수어방송과 폐쇄자막 횟수 등을 요청했다. 이에 방통위는 “재난방송 중 수어방송 편성 현황, 폐쇄자막 횟수는 별도로 조사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올해 방통위는 지난달 31일까지 방송사에 재난방송을 601건 요청했다. 지난해엔 928건, 2020년에 1427건, 2019년에 305건을 각각 요청했다. 

▲ 방송통신위원회. 사진=정철운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 사진=정철운 기자

방통위는 최근 재난방송에 대한 수어통역 확대를 추진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30일 ‘방송통신발전 기본법(방송통신발전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KBS가 재난방송을 실시할 경우 수어통역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 외에도 EBS를 제외한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의 경우 수어통역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했고, 수어를 이용해 재난방송을 할 때 필요한 경비 전부나 일부를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방통위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한국수어를 이용한 재난방송 확대 및 그에 필요한 경비의 지원근거를 마련해 청각장애인의 재난방송 접근권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방송통신위원회, 재난방송에 ‘수어 통역’ 확대 추진한다]

방통위는 인력 문제 등으로 재난방송 수어·자막 여부를 모니터링 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2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필요시에 방송사들에게 현황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재난방송 모니터링을 한명이 하고 있어서 수어·자막까지는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모니터링 계획에 대해 “아직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는 법적근거가 없다”며 “법이 개정되고 방송사가 법적으로 재난방송에 수어통역을 할 의무가 발생하면 예산을 확보해 방통위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난달 9일자 집중호우 관련 보도 화면. 사진=유튜브 MBCNEWS 갈무리
▲ 지난달 9일자 집중호우 관련 보도 화면. 사진=유튜브 MBCNEWS 갈무리

한편 이인영 의원은 지난 2020년 6월 재난방송시 수어통역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개정안 제안이유에서 “국가적 재난 정보전달 과정에서 일부 방송사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또는 자막을 실시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고려가 미진해 개선이 요구된다”며 “방송사업자가 재난방송 등을 하는 경우 안전취약계층에게 대피·구조·복구 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수어통역 등 방식을 도입할 것을 준수하도록 한다”고 했다. 해당 개정안은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이 의원은 “지난 폭우, 산불 등 국가적 재난에 대해 일부 방송사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및 자막 방송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이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고, 이후 안전취약계층이 재난에 대피할 수 있도록 수어통역 등을 도입해 모든 국민이 안전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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