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 취재 중 ‘경찰사칭’한 MBC 취재진
법원,  “취재의 공익 목적을 감안해도 국가 기능의 신뢰를 해쳐”
피해자, “경찰이라 믿지 않았다…처벌 원치 않아” 유리한 정상 감안

법원이 취재 과정 중 경찰을 사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MBC 취재진 2명에 각각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공동주거침입은 무죄로 결론났다.

앞서 양 아무개 MBC 기자와 소 아무개 MBC 촬영기자는 2021년 7월8일 당시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한 전 아무개 교수의 소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해 취재했다. 이에 윤석열 후보 측 대변인실이 지난해 7월10일 양 기자와 소 촬영기자를 상대로 서초경찰서에 형사고발했고 검찰은 이들을 지난 3월 재판에 넘겼다.

[관련기사: MBC 취재진 김건희 논문 취재, 왜 경찰사칭까지 했나]

▲TV조선이 2021년 7월9일 저녁 뉴스에서 MBC 취재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 논문 지도교수 취재과정에서 경찰사칭을 한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사진=TV조선 갈무리
▲TV조선이 2021년 7월9일 저녁 뉴스에서 MBC 취재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 논문 지도교수 취재과정에서 경찰사칭을 한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사진=TV조선 갈무리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단독(판사 박근정)은 지난 16일 공무원 자격 사칭, 공동 주거 침입 혐의로 기소된 양 아무개 MBC 기자와 소 아무개 쵤영기자에 대해 각각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판결문을 살펴보면, 양 기자는 2021년 7월8일 김건희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한 전 아무개 교수가 살던 집을 찾아 그 집앞에 세워진 승용차 주인을 상대로 전화를 하면서 소 촬영기자에게 경찰관 행세를 해 통화해줄 것을 부탁했다. 소 촬영기자는 승용차 주인에 전화를 걸어 “경찰입니다. 파주 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이사 가신 분 집 주소를 알 수 있을까요?”, “부동산 통해 계약을 하셨나요? 어디 부동산에서 계약하셨나요?” 등의 질문을 했다.

법원,  “취재의 공익 목적을 감안해도 국가 기능의 신뢰를 해쳐”

법원은 “공무원 자격 사칭 범행은 취재의 공익적 목적을 감안하더라도 공정·상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경찰공무원의 자격을 사칭함으로써 공직에 의해 수행되는 국가 기능의 진정성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범죄라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각 150만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다만 법원은 피해자 측에서 “피고인 측이 통화를 하면서 자신이 경찰이라고 하긴했지만, 소속과 이름도 말하지 않고, 말하는 것도 질문하는 것도 약간 어눌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해 경찰이라고 믿지 않았다”며 “또한 겁을 먹지도 않았고 상대방이 강압적이지 않았다”고 말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감안했다.

그 외 피해자가 답변을 거부하자 답변을 강요하지 않았고 경찰서의 사칭행위를 반복하지 않고 곧바로 통화를 중단한 점, 피고인들의 범행 수법이 치밀하거나 계획적이지 않았다는 점, 피해자가 법정에서 “피고인들에 대해 처벌을 원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진술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감안했다.

▲MBC 왕종명 앵커가 2021년 7월9일 뉴스데스크에서 취재진의 경찰 사칭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MBC 갈무리
▲MBC 왕종명 앵커가 2021년 7월9일 뉴스데스크에서 취재진의 경찰 사칭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MBC 갈무리

법원은 공동주거침입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그 이유로 법원은 ‘건조물’ 침입죄가 되려면 위요지(圍繞地, 어떤 토지를 둘러싸는 주위의 토지)에도 외부와의 경계를 위해 담을 설치하거나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나야 하는데, 사건의 장소는 그렇지 않아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된다는 사정이 객관적으로 드러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고 봤다.

법원은 양 기자가 통유리 출입문 앞에 서서 내부를 살펴보고 출입문을 열어보려고 시도한 행위, 주택 뒤편 창문을 열어본 행위는 취재를 위해 이 사건 주택의 거주자를 찾기 위한 것이었거나 불러내기 위한 행위이며, 만약 출입문이나 창문이 열려있었다면 거주자의 의사에 반해 주택 안으로 들어가려는 의사로 한 행동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MBC는 지난해 8월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양 기자에 대해 정직 6개월, 소 촬영기자에 대해 감봉 6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관련 기사: MBC ‘경찰사칭’ 취재진 정직 6개월 등 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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