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시의회 TBS 조례 폐지안 공청회 
“공정성 문제, 정치권 개입 가장 나쁜 해결책”
“지역 공영방송 역할에 주목하고 논의해야” 

▲26일 ‘서울시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공청회 현장. ⓒ연합뉴스 
▲26일 ‘서울시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공청회 현장. ⓒ연합뉴스 

26일 ‘서울시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공청회가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주관으로 열렸다. 앞서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76명 전원은 “TBS를 서울시 출자·출연 기관에서 제외해 TBS가 민간 주도의 언론으로서 독립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례안을 발의했고, 서울시 문체위가 지난 20일 안건으로 상정했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재원의 70% 이상을 서울시에 의존하던 TBS는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는다. 

국민의힘은 예상대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겨냥했다. 김규남 시의원(국민의힘)은 이날 “TBS가 혼탁한 공방의 장을 만들고 있다. 생태탕 인터뷰, 쥴리 인터뷰 등 명백한 사실 왜곡이 발생했다.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은폐된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편파성 때문”이라고 주장한 뒤 “경영 상태도 엉망인데 이강택 TBS 대표는 굉장히 불량한 태도로 개선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300억 이상의 혈세 투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프로그램 관계자 고발 및 징계를 요구하는 감사청구서를 서울시에 제출한 이종배 시의원(국민의힘)은 “TBS는 공정성 문제에서 개선의 여지가 없다. 시민들은 왜 우리가 만든 세금으로 불공정 편파방송을 들어야 하느냐고 한다. 시민의 뜻을 받들 수밖에 없다”며 조례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TBS를 없앨 생각이 전혀 없다. 우리가 TBS를 없애려 한다는 주장은 거짓 선동”이라고 주장했으며 “김어준 한 명을 어떻게 하겠다는 의도는 눈곱만큼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유정희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법률 자문 결과 폐지 조례안은 사실상 폐업을 강제하게 한다”며 조례안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아이수루 시의원(민주당)은 “전국 방송이 다루지 않는 지역 밀착형 생활 정보를 원활히 얻기 위해 TBS의 역할이 필요하다. TBS가 이주민 등을 포함해 (소수자를 위한) 정보격차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출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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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청회 진술인으로 나선 강병호 배제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TBS는 과도한 중앙정치 중독, 선거 중독, ‘김어준의 뉴스공장’ 중독이 내적 다원주의를 파괴했다”고 주장한 뒤 “TBS는 편성의 40% 이상이 중앙정치 시사프로그램이다. (TBS 구성원들은) 예산 삭감 항의에 앞서, 자율적 혁신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과거와의 철저한 단절만이 TBS가 살길”이라고 주장했다.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자유를 마음껏 누리려면 공적 지원을 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한 뒤 “TBS 직원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서울시가 TBS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방송에 나설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은 “수많은 선진국에서 공영방송에 공적책무를 부여하고, 거기에 맞춰 수신료 등 정부 지원을 한다. 서울시민의 의제가 많은데 그 의제를 어떻게 TBS의 평가 기준으로 만들지, 그 수행을 위한 재원과 추진 단위를 만들어주는 것이 설득력 떨어지는 조례 폐지안보다 훨씬 설득력 있다”면서 시의회가 이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동원 실장은 “TBS에 어떤 역할을 부여해야 하는지 (현재) 입법 미비 상태다. 시의회는 TBS의 공정성의 문제보다 지역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에 소홀했던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TBS에 대한 논의는 서울시의 지역 특수성을 담보할 공적 자산으로서 공영방송이 필요한가라는 지점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효원 시의원(국민의힘)은 “특위를 왜 설치해야 하는지 회의적이다. 자신들의 의무를 시의회에 떠넘기는 행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서울시는 더 이상 공영방송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인지 명확히 설명해줘야 시민들이 (조례안을) 이해할 것 같다”면서 “지난 3년간 TBS에 참여했던 수많은 시민들의 땀과 노력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시청권 침해문제도 중요하지만 (논의에서) 고려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동찬 위원장은 “공정성 불만을 해소할 책임은 TBS에 있다. 내부적으로 성찰과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불공정하다고)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은 가장 나쁜 해결책”이라 우려했다. 

그러면서 “공정성 평가는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저널리즘 원칙에서 이뤄져야 한다. 법정 제재를 많이 받는 게 문제라면, 사실 종편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종편이 법정 제재를 많이 받는다고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공정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많은 제도가 있을 수 있다”며 “조례안 폐지가 아니라 서울시민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공론을 모으는 데서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종배 시의원은 김동원 실장을 향해 “김어준·변상욱·짤짤이쇼 등 불공정 편파방송을 인정하냐”고 물었고, 김 실장은 “특정 의견을 다수 의견인 것처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답한 뒤 “어떠한 방송사든 공정성 논란을 벗어나긴 어렵다. 공정성만 가지고 채널의 존폐를 논의하는 것은 의회의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시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폐지 조례안의 본회의 통과는 시간문제인 상황이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출석한 최원석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폐지 조례안은) 재단 해산 조례가 아니고, 출연금 지원을 폐지하는 조례안”이라고 강조한 뒤 “TBS는 교통정보기능이 쇠퇴하고 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정 제재를 계속 받고 있어 공정성·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 기능의 고민이 본질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최원석 홍보기획관은 “독립기관으로서 TBS를 존중해 (변화를) 기다렸으나 부족한 상황이다. 방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기를 주고자 한 것으로 보여 조례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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