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XX들’ 국회 칭했다더니 “100퍼센트 확신 못해”…‘바이든 아니다’ 주장은 반복
‘왜곡·짜깁기’ 주체에 말 아끼던 대응에서 언론에 대한 직접적 비판·비난으로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비속어 논란에 대해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이번 논란이 불거진 원인과 여파를 언론 탓으로 돌리면서 인적쇄신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허위보도’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출근길에 “사실과 다른 보도로써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나머지 얘기들은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취지를 다시금 강조한 것이다.

이 부대변인은 “(대통령은) 순방외교와 같은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에서 허위보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말씀을 강조하신 것”이라며 “더욱이 동맹을 희생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일이다. 그 피해자는 다름 아닌 국민이다. 아침에 대통령께서 강조하고 싶으셨던 메시지가 이거였다는 점을 거듭 말씀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한 MBC 보도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한 MBC 보도 갈무리

이는 앞선 김은혜 홍보수석의 입장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22일 순방 기자단과의 브리핑 당시 김 수석은 윤 대통령 발언 논란이 “짜깁기와 왜곡”이라면서도, 이것이 언론을 겨냥한 발언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이XX들’은 비속어가 맞다고 했던 김 수석 입장도 뒤집혔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 발언이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가 아니라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했다. ‘앞부분 XX들은 맞고 뒤에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는 건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했고, ‘XX들’로 지칭된 폄훼 대상이 한국 국회라 시인했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실은 ‘이XX들’의 대상, 나아가 해당 발언도 명확하지 않다고 입장을 바꿨다. 먼저 폄훼 대상이 된 한국 국회나 제1야당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다는 지적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야당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 야당에게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란 말씀까지 드리겠다”고 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22일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대해 브리핑 중인 김은혜 홍보수석. YTN 보도 갈무리
▲미국 현지시간으로 22일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대해 브리핑 중인 김은혜 홍보수석. YTN 보도 갈무리

이후 출입기자들과 만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XX들’이라는 발언에 대해 “100퍼센트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김은혜 수석 발언의 방점은 (이XX들이) 미의회가 아님에 있다”고 답한 것이다. 해당 발언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구체적으로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발언이 알려진 지 약 하루가 지난 뒤 보도를 부인하다, 그로부터 나흘이 지나 입장을 뒤집었다. 애초 현지 취재기자들이 해당 영상을 촬영했을 때 대통령실은 ‘공식 석상이 아니었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데다 외교상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비보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되레 “왜 13시간 뒤에 해명했느냐고 질문하시는데 질문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13시간 이후에 해명한 게 아니라 순방 기간 13시간을 허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명이 늦어진 이유를 따져묻는 질문이 이어졌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바이든’이 아님을 증명하는 게 훨씬 어렵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대통령님 뭐라고 말씀하신 거예요, 물어보면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사안이 터졌을 때 접촉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고, ‘배석하신 분들도 있지 않았나’라고 묻자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조치는 “여당 등의 추가 조사”로 이뤄질 거란 입장이다. 이에 윤 대통령의 비속어 보도가 ‘허위’라면 대통령실이 직접 법적 대응이나 검찰 수사(의뢰)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이 이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 차원에서 (법적대응)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질문하신 기자분이 더 잘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가운데 대통령실은 외교·안보라인 경질론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야당이 박진 외교부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의 실책을 지적한 데 대해 “아침에 대통령께서 한일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환담을 포함한 성과에 대해 충분히 말씀을 하셨다”며 “더 보태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에서 (박 장관 등) 해임을 주장하는데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이 거듭되자 이 관계자는 1분여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다 “야당의 파트너인 여당에서 답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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