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들 대통령 출근길 문답에 “사과 없이 언론 때려” “미흡한 해명”
조선 “쪽팔린단 말만 들려, MBC 근거 밝혀야”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해외 순방 후 첫 출근길 문답에서 비속어 사용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22일 윤 대통령의 비속어가 보도된 뒤 4일 간 끊이지 않은 공방에 윤 대통령이 언론 탓을 하고 나선 데에 신문들은 일제히 사설을 냈다. 다수 신문이 윤 대통령이 사과 대신 확전을 택했다며 강한 비판 메시지를 냈다.

다음은 27일 전국단위 주요 아침종합신문이 낸 관련 보도 제목이다.

경향신문: ‘비속어 논란’ 윤 대통령, 언론에 화살
국민일보: 尹, 비속어 논란에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 훼손…진상 밝혀야”
동아일보: 尹, 발언 논란에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 훼손”…野 “적반하장”
서울신문: 정면반박 나선 尹 “오보로 동맹 훼손”
세계일보: 尹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 훼손”
조선일보: 尹발언 영상, 엠바고 해제전 유포…기자단 “진상 규명을”
중앙일보: 尹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 훼손”
한겨레: “언론보도, 동맹 훼손” 욕설 사과는 없었다
한국일보: 윤 대통령, 사과 대신 “사실과 다른 보도” 역공

▲27일 아침신문 1면
▲27일 아침신문 1면

 

▲27일 한겨레 1면
▲27일 한겨레 1면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에서 비속어 논란을 묻자 “논란이라기보다 이렇게 말하겠다”, “먼저 진상이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문들은 MBC의 보도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국민일보와 조선일보를 제외한 신문들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1면에 실었다. 국민일보는 5면 상단에, 조선일보는 4면 하단에 실었다.

여당은 MBC와 야당의 ‘정언유착’을 주장하며 언론사 항의 방문과 소송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이날 박성제 MBC 사장, 편집자, 해당 기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야당은 이에 “국민과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겁박”이라고 반발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미 동맹을 훼손하고 국민을 위험헤 빠뜨린 것은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건의안을 27일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27일 경향신문 1면
▲27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1면에서 윤 대통령 발언을 밝힌 뒤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며 “언론 공격으로 논점을 흐리고 진실게임을 이어가며, 대결 정치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어젠다(의제)도 ‘비속어’ 논란이 집어삼킬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도 “부적절한 발언에 사과하는 대신 ‘언론사 오보’ 프레임으로 역공함으로써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MBC의 보도 경위를 문제 삼는 보도를 주요 기사로 냈다. 조선일보는 ‘尹발언 영상, 엠바고 해제전 유포…기자단 “진상 규명을”’ 기사에서 MBC가 윤 대통령 발언에 자막을 달아 내보낸 영상 캡쳐 사진을 띄운 뒤 “보도 목적으로 취재한 영상이 인터넷에 먼저 유출된 경위와 목적에 논란이 커진다”고 했다. 영상 보도보다 6분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관련 내용을 처음 언급한 것을 문제삼았다.

▲27일 조선일보 4면
▲27일 조선일보 4면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밝혔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윤 대통령이 사과를 하지 않고 논란을 키운 점을 비판했다. 최초 보도한 MBC를 특정해 보도 경위 조사를 요구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을 언론 위협으로 규정했다.

한국일보는 특히 “윤 대통령의 사과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이 크다”며 “가짜뉴스로 돌려 대통령 실언을 가릴 수 있다고 믿는 여권의 태도는 오해와 왜곡으로 대통령이 탄핵됐다는 태극기 부대와 다를 게 없다.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은 가만두지 않겠다는 메시지 또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했다.

▲27일 한국일보 사설
▲27일 한국일보 사설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MBC가 조작방송을 했다며 법적 조치를 공언했다. 이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며 “그런 일이 진행된다면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또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여권의 대응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XX들’이나 ‘바이든’이라고 말했다는 MBC의 첫 보도가 오보라면, 나아가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그런 중차대한 문제라면 대통령실이 즉각 반박하고 정정보도를 요구했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김은혜 홍보수석은 첫 보도 후 13시간이 지나서야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했고, ‘이 XX들’의 대상은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야당이라고 했다. ‘이 XX’라는 말은 있었다고 인정했다”고 했다.

한겨레는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는 본질이 아니다”라며 “미국 의회나 대통령에게는 막말을 쓰면 안 되고 우리 국회에는 써도 괜찮다는 건가. 그게 누구냐를 따지기에 앞서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의 언급이 나왔을 때는 이미 대부분 언론과 기자들이 관련 사실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를 뻔히 알면서도 문화방송만 겨누는 것은 언론통제, 언론탄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尹 사과 없는 “동맹 훼손” 반박… 점점 멀어지는 협치’ 제목의 사설에서 “대통령이 직접 발언 맥락과 취지를 설명하고 깔끔하게 사과하고 털어버리는 게 상식적인 해법”이라고 했다. 이어 “MBC가 대통령실에 대한 확인 절차 없이 비하 대상을 미국 의회, 바이든 대통령으로 단정하고 자막에 넣은 경위를 밝히는 문제와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했다.

▲27일 조선일보 사설
▲27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들리지 않는 대통령 말을 자막으로 보도한 MBC, 근거 밝혀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동영상을 아무리 반복해 들어도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렵다. 불명확한 잡음 끝에 ‘쪽팔린다’는 식의 말만 들린다”며 “그런데 MBC는 22일 오전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까지 달아 보도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실이 ‘바이든’이란 단어에 대해 ‘날리면’이라고 밝힌 데 “앞뒤 문맥상으로도 ‘바이든’이라고 해석하기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MBC는 각 방송사를 대표해 이 영상을 촬영하고 송출했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처음 알린 것도 MBC였다고 한다”며 “(MBC는) 잡음 없이 제대로 들리는 영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과 여당의 보도 경위 규명 요구가 언론 자유 위협과 상관이 없다고도 했다. 조선일보는 “그런 영상이 없다면 누가 어떤 근거로 잘 들리지 않는 말을 그렇게 자막을 달아 보도했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며 “이것은 언론 자유와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는 MBC가 진상을 밝혀야 한다면서도 대통령과 야당이 해명 없이 보도부터 문제 삼고 있다고 했다. “하지 않았다면 부인하면 될 일이었다. 대통령실 해명처럼 우리 국회를 비하한 발언이었다면 거기에 대해 사과했어야 했다. 미흡하고 아쉬운 해명”이라며 “(MBC) 내부에서 영상 유출 의혹이 제기된 만큼 MBC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전 아울렛 대형화재로 7명 숨져…한국일보 1면 머리에

대전 유성구 현대 프리미엄아울렛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사상자 8명이 모두 시설관리, 쓰레기 처리, 청소 업무를 담당하던 하도급 노동자와 물류업체 운송 직원들로 확인됐다. 아침신문 9곳이 모두 1면에 이 소식을 전했다.

불은 26일 오전 7시45분쯤 아울렛 지하주차장 1층 하역장 인근에서 불꽃이 치솟으며 났다. 당시 지하주차장에서는 숙직한 방재시설 직원과 청소업체 직원, 각 매장 택배직원 등 노동자 8명이 일하고 있었다.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되지 않았으나 CCTV 영상 조사 결과 당시 1톤 화물차 기사가 하역장에 도착한 뒤 하역작업을 하던 중 불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27일 한국일보 1면
▲27일 한국일보 1면

현대아울렛 측은 8명의 사상자 중 6명이 도급이고 2명은 물류담당 외부 직원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5명과 중상자 1명은 도급업체 소속으로 시설관리와 쓰레기 처리 등 업무를 맡았고, 나머지 2명은 외부 물류업체 소속 용역노동자였다.

신문들은 대전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지난 6월 소방점검에서 지하1층 주차장 화재 감지기 전선이 끊어졌다는 등 47건의 지적을 받았다고 전했다. 개장 뒤 2년밖에 안 됐다는 이유로 국가안전대진단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현대아울렛 측은 지적사항에 조치를 완료했으며 지하 1층 소방시설과 관한 지적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새벽 근무 도급·용역 직원들 못 빠져나왔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영업 준비를 위해 아침 일찍 일터에 나섰던 이들은 완공된 지 2년 남짓한 최신 쇼핑몰에서 화마에 희생됐다”고 했다.

▲27일 국민일보 사진기사 1면
▲27일 국민일보 사진기사 1면
▲27일 한겨레 1면
▲27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지하1층 하역장서 ‘펑’…하도급…협력업체 노동자들 참변’, 서울신문은 ‘“하역장에서 불꽃 치솟고 검은 연기”… 하청·용역 노동자들 참변’, 국민일보는 ‘지하에 있던 협력·용역사 직원 참변… “20초 만에 연기 확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신문들은 사고로 변을 당한 근무자 8명은 모두 현대아울렛 직원이 아닌 시설관리, 청소 담당 하도급 업체와 외부 물류업체 소속 노동자들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전문가들은 지하공간 화물 적재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며 “의류와 박스 등 특수가연물의 경우 야적에 대한 규정이 없다시피할 만큼 약하다”는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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