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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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절반에 가까운 인류가 기후 위기에 상당히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고, 지구가 버틸 수 있는 한계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를 구성하고 전달하는”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언론은 관련 보도를 통해 기후 위기가 제기하는 도전에 현재와 미래 세대가 맞서도록 돕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지난 9월 프랑스 언론인들은 ‘환경 및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저널리즘 헌장’을 공표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 6월에 발생한 폭염 관련 보도였다. 당시 한 매체가 폭염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기사에서 상의를 벗은 채로 햇빛을 즐기고 있는 남성의 사진을 사용했는데, 이후 이 보도는 소셜미디어상에서 엄청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언론이 더는 이 엄중한 사안을 가볍게 보도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프랑스의 환경 전문 신생 매체 ‘베르(Vert)’와 대표적인 환경 전문 기자, 안 소피 누벨(Anne Sophie Nouvel)의 주도하에 마련된 환경 및 기후위기 저널리즘 헌장은 이 분야의 전문가 그룹과 시민단체, 환경전문 언론매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수개월 간의 논의를 거친 후 공표되었다. 지난 9월14일 헌장 공표 당시, 이 헌장에 서명한 언론인은 500명가량이었는데, 9월25일 기준으로 이 인원은 1200여명으로 늘어났다. 언론사 역시 50여 개에서 100여 개로 증가했다. 

프랑스 언론의 환경 및 기후위기 저널리즘 헌장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이 위기를 한정된 섹션에 국한하지 않고 횡단적인 방식으로 다룰 것 △대중에게 엄밀하게 검증된 관련 지식을 제공할 것 △정확한 사실 전달을 위해 사용된 어휘와 이미지를 확인할 것 △환경 및 기후 문제 대응 방안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미 제시된 해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것 △언론 스스로 저탄소 저널리즘을 실천할 것 등을 비롯해 13가지 선언을 담고 있다. 언론인들은 지속적으로 환경 및 기후위기 관련 교육을 받고 언론사들 사이의 협력을 도모하기로도 약속했다.  

이러한 헌장을 마련한 목적은 하나다. 생태 및 기후 위기에 언론이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함으로써 독자가 이 위기를 제대로 파악하도록 돕고, 이후 기후위기 대응 실천을 위해 이들이 정책입안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언론이 과학자들의 경고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아 결국 지구의 멸망을 초래한, 영화 ‘돈 룩 업 Don’t Look Up’의 시나리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이 헌장을 마련한 언론인들은 기후와 생물다양성, 사회정의와 관련된 문제를 연결하는 접근 방식으로 언론과 시민의 관계를 회복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하고 있다. ‘돈 룩 업’ 시나리오는 단지 기우에 불과한 걸까. 기후 위기에 대한 부실한 보도는 비극적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이 주제에 관한 보도마저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경우가 꽤 자주 발생하고 있다. 

때로는 이념적 성향에 따라 같은 사안에 대해 언론이 관점을 달리해 보도하기도 하고, 한 언론이 전혀 다른 논조의 기사들을 보도하기도 한다.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언론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공동체의 운명이 달린 문제마저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외면해 버린다면, ‘돈 룩 업’ 시나리오는 단지 상상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환경 및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저널리즘 헌장

1. 횡단적인 방식으로 기후, 생명체 및 사회 정의를 다룬다. 
이 주제들은 서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환경 및 기후위기를 더 이상 환경의 틀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 언론의 모든 주제를 기후 위기의 프리즘으로 바라봐야 한다. 
2. 교육적인 작업을 수행한다. 
생태학적 문제와 관련된 과학적 데이터는 대체로 복잡하다. 이를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규모와 시간, 순서를 설명하고, 원인과 결과를 식별하고, 비교 요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사용된 어휘와 이미지를 확인한다. 
기후 위기의 시급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사실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올바른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의 심각성을 왜곡하거나 최소화하는 엉터리 이미지와 손쉬운 표현은 피한다.
4. 문제를 다루는 범위를 확장한다. 
기후 위기의 주된 요인은 시스템 차원에서 발생하고 정치적 대응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개인 차원의 대응에 대해서만 언급하면 안 된다. 
5. 현재 기후 및 생태 위기의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 
생태 위기에 있어 성장 모델과 그 행위자들(경제, 금융, 정치 행위자들)의 결정적인 역할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단기적인 고려는 인류와 자연의 이익에 반할 수 있음을 명심한다.
6. 투명성을 보장한다. 
언론에 대한 불신과 사실을 상대화하는 허위 정보의 확산이 심각하다. 언론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용된 정보와 전문가를 주의 깊게 식별하고,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잠재적인 이해 상충을 밝혀야 한다.
7. 대중이 기후변화를 의심하도록 유도하는 전략들을 밝혀야 한다. 
몇몇 경제적 혹은 정치적 이해 관계자는 기후위기 관련 주제에 대한 이해를 오도하고, 진행 중인 위기에 맞서는 데 필요한 조치를 지연시키기 위한 주장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8. 위기에 대한 대응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다. 
적용 규모와 상관없이 기후 및 생태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을 엄밀하게 조사한다. 또한 이미 제시된 해법에 대해서도 질문한다.
9. 지속적으로 관련 분야의 교육을 받는다.  
진행 중인 기후 위기와 그것이 우리 사회에 의미하는 바에 대한 글로벌 비전을 가지려면 저널리스트가 경력 전반에 걸쳐 관련 분야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권리는 뉴스 보도의 품질에 필수적이다.
10. 가장 많은 공해를 유발하는 활동으로부터의 자금 지원에 반대한다. 
환경 및 기후 위기 보도의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언론인은 유해하다고 간주되는 활동과 관련된 자금 지원, 광고 및 미디어 파트너십과 관련하여 반대 의사를 표명할 권리가 있다.
11. 뉴스룸의 독립성을 강화한다. 
어떤 압력도 받지 않는 정보를 보장하기 위해 미디어 소유주로부터 편집 자율권을 보장받는 것이 중요하다.
12. 저탄소 저널리즘을 실천한다. 
필요한 현장 조사를 중단하지 않으면서 저널리즘 활동의 생태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행동한다. 뉴스룸이 사안과 관련된 지역의 언론인을 활용하도록 권장한다.
13. 협력을 육성한다. 
언론이 연대적인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구에서의 좋은 삶의 조건을 보존하기 위한 저널리즘 관행을 공동으로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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