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한겨레 보도, 사실 부합하고 명백한 공익성 인정”
한겨레 기자 “검찰과 경찰의 봐주기 수사 개탄스러울 뿐”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2020년 9월21일자 기자회견 모습. ⓒKBS 보도화면 갈무리

2020년 ‘단군 이래 최대의 이해충돌’ 사례로 전국민적 비판을 받았던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결백을 주장하며 기자를 상대로 제기했던 법적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한겨레는 2020년 9월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덕흠 의원 일가 소유 건설사들에 피감기관인 국토교통부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이 공사비와 신기술 사용료 명목으로 1000억여원을 몰아준 사실이 드러났다”고 단독 보도했다. 한겨레는 “건설업자 출신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 아니냐”며 이해충돌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박덕흠 의원이 국토위에 있던 최근 5년간 박 의원 일가 건설사들로 볼 수 있는 혜영건설‧파워개발‧원하종합건설이 국토부와 국토부 산하기관들로부터 773억원대 공사를 수주했다. 원화코퍼레이션‧원하종합건설은 신기술 이용료로 국토부와 산하기관으로부터 371억원을 받았다. 한겨레는 그해 10월15일 ‘서류 미비로 165억 공사 포기? 박덕흠 일가 따내 수상한 낙찰’이란 단독기사도 출고했다. 

이에 박덕흠 의원은 기사를 작성한 오승훈 한겨레 기자를 상대로 6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는 “해당 기사는 국회 국토위 위원으로 있으면서 해당 기간 원고(박덕흠)와 특수한 인적관계에 있는 회사들과 그 피감기관들 사이에 상당 액수의 공사계약 등이 체결된 사실을 토대로 이해 상충 가능성을 비판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작성된 것으로 명백한 공익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하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기사의 중요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고 판단했으며 “공사 낙찰을 위한 사전 담합의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부분 역시 “합리적 의혹 제기 범위 내에서의 의견표명”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언론의 고유 영역에 해당하는바, 이때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더욱 완화되어야 하고, 해당 기사는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며 박 의원 측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지난 23일 2심 재판부 또한 “기사 내용은 공직자인 원고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에 관한 감시와 비판으로서 언론의 자유의 영역 내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이로써 2년 만에 사법부 판단이 확정됐다. 앞서 박덕흠 의원 가족이 운영하는 건설회사들도 오승훈 기자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역시 모두 패소했다.

박덕흠 의원은 논란 당시 “스스로 결백을 증명하겠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가 올해 초 15개월 만에 복당했다. “뇌물성 일감 몰아주기”라며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가 2020년 9월 박 의원을 직권남용과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7월 박 의원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오승훈 한겨레 기자는 이번 소송결과를 두고 “너무도 당연해서 별 감흥이 없다. 다만, ‘단군 이래 최대의 이해충돌’ 의혹을 낳은 박덕흠 의원에 대해, 단 한 번의 출석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검찰과 경찰의 봐주기 수사가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오 기자는 “이런 봐주기 수사의 혜택으로 박 의원이 은근슬쩍 복당을 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박 의원 비리 의혹에 대한 엄정한 수사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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