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국어사전, 30일부터 차별·비하 표현 단어에 ‘주의’ 표시
인터넷자율정책기구, 표제어 1만여 개 검토해 546개 차별·비하 단어로 판단

※ 차별 또는 비하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차별표현 바로알기 캠페인)

네이버·카카오 국어사전에 초딩, 말라깽이, 계집, 머슴애 등의 단어를 검색했더니 이 같은 주의 문구가 떴다. 네이버·카카오 등은 30일부터 차별·비하 표현 단어에 주의를 표시한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털 국어사전 내 차별·비하 표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는 지난해 8월 포털 사전 서비스 이용자 보호를 위해 ‘어학사전 자문위원회’(자문위)를 출범했다. 올해 초부터는 ‘차별표현 바로 알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 다음 국어사전에 '초딩'을 검색했더니 주의 문구가 떴다. 사진=다음 페이지화면 갈무리.
▲ 다음 국어사전에 '초딩'을 검색했더니 주의 문구가 떴다. 사진=다음 페이지화면 갈무리.
▲ 다음 국어사전에 '초딩'을 검색했더니 주의 문구가 떴다. 사진=다음 페이지화면 갈무리.
▲ 다음 국어사전에 '초딩'을 검색했더니 주의 문구가 떴다. 사진=다음 페이지화면 갈무리.

먼저 국어사전에 등재된 1만여 개의 단어들을 검토했다. 자문위는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연구팀’의 도움을 받아 네이버·카카오가 제공하는 국어사전의 뜻풀이에 ‘낮잡아 이르는, 얕잡아 이르는’ 등이 담긴 표제어(사전에 등재된 단어) 1만여 개를 검토했다.

검토 대상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어학사전 이용자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람을 대상으로 하되, 현대 국어 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단어는 중요도가 낮다고 보고 고빈도 단어만을 추출했다. 또 뜻풀이 검색 결과가 규범 표기로 안내되는 비표준어 등은 제외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총 690여개 단어를 최종 검토했다.

연구팀은 690여개의 단어가 최근 3개월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블로그, 뉴스 등에 언급된 말뭉치 빅데이터의 긍정·부정·중립 비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546개가 차별·비하 목적으로 자주 쓰인다고 판단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게으름뱅이’ ‘겁쟁이’ ‘얌체’ ‘주책바가지’와 같이 ‘성격·습성’과 관련한 차별·비하 표현이 25.6%로 가장 많았다. ‘놈팡이’ ‘딴따라’ ‘장사꾼’처럼 ‘능력·직업’(22.4%) 관련 차별·비하 표현이 뒤를 이었다. ‘귀머거리’ ‘벙어리’ ‘앉은뱅이’ ‘절름발이’ ‘가난뱅이’처럼 ‘사회적 취약계층’(10.9%) 차별·비하 표현이 뒤를 이었다. ‘말라깽이’ ‘드럼통’ ‘멀대’ ‘여드름쟁이’ 등의 외모·차림새(9.1%) 차별·비하 표현도 자주 나타났다.

▲유형별 차별 비하 표현 판단 사례. 사진=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유형별 차별 비하 표현 판단 사례. 사진=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차별 비하 표현의 유형별 비율. 사진=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차별 비하 표현의 유형별 비율. 사진=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이번 자문위에 참여한 유현경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차별·비하 표현 판단 기준’을 어떻게 잡았는지 설명했다. 유현경 교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부정적인 경우에 쓰이는지 검토한 결과를 가지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토론을 거쳐 정했다”며 “‘갓난쟁이’ 같은 경우는 사전에서는 차별·비하 표현으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사용되지 않아서 비차별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단어는 될 수 있으면 다 차별 표현으로 판단했다. ‘벙어리’ 단어 역시 벙어리장갑이라든지 속담에서도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사용됐을 때 사회적 취약계층 대상에 문제가 된다고 판단해서 차별·비하 표현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자문위는 ‘사내’ ‘서방’ ‘갓난쟁이’ 등은 포털 국어사전에 ‘얕잡아 이르는 말’로 검색 결과가 나오지만, 차별·비하 예문으로 쓰이는 비율이 0%였다. 따라서 ‘비차별’로 분류됐다.

황창근 자문위원장(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단순히 차별‧비하 표현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근거와 전문가적 시각을 더해 다양한 관점에서 일상생활 속 언어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차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므로 평가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며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조사해서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들의 인식을 환기시켜 나가는 작업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