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비속어 영상 재생 제한 목소리에 “의정활동 제약하냐…있을 수 없는 사전 검열” 비판
윤재옥 위원장 “여야 입장차, 사실관계 확인해야…여, 음성 어렵다”
오후 3시까지도 시작못하고 파행, 오전엔 “박진 나가라” 요구로 정회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낳은 영미 순방 외교 국정감사장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와 관련된 영상의 육성을 제거해 야당 의원들의 고성이 터져 나오는 등 파행이다.

4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위원장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소관으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돌연 영상의 재생 문제가 쟁점이 됐다. 오전엔 박진 외교부장관의 퇴장 문제를 놓고 정회를 거듭했으나 오후 속개된 국감에서 김홍걸 의원이 비속어 논란 관련 영상 재생을 요청하자 외통위원장과 간사가 이를 틀 수 없다며 계속 ‘여야 간사가 합의하라’고 하면서 국정감사 질의도 시작하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

김홍걸 의원은 “오전에 보좌관이 질의 때 사용할 행정실 협조를 구했는데, 실장 쪽에서 위원장 동의가 있어야 영상을 틀 수 있다고 답을 받았다”며 “이 영상은 이미 일반에 다 공개된 것이고, 윤 대통령의 순방 때 영상이고, 김은혜 수석이 2~3번 자세히 들어봐 달라고 했던 영상인데, 못 틀 이유가 없다. 영상을 틀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윤재옥 외통위원장은 “영상 중 특히 음성이 방영되는 것에 대해 여야 간사간 합의되면 상영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윤 위원장은 “본회의에 준해서 하되 여야 간사의 합의에 따라 하게 돼 있고, 음성 파일 방영한 사례가 있으나 원칙은 본회의 준해서 상임위를 운영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위원장에 그런 권한이 없다며 거센 반발에 나섰다. 이상민 의원은 “관행 규제이며, 위원장에 그럴 권한이 없다고 본다”며 “막아야 할 합리적 이유가 어디 있느냐. 회의진행에 방해될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건 여야 간사간 협의 사항이 아니며, 위원장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관 외교부 국정감사장에서 재생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관련 BBC 영상에 음성이 제거된채 나오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관 외교부 국정감사장에서 재생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관련 BBC 영상에 음성이 제거된채 나오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본회의장에는 영상은 틀되 소리는 안 들리게 하지만, 상임위에서는 영상과 소리를 같이 트는 게 관례”라고 밝혔다.

여당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의 발언이 아닌 제3자 입장에서 말하는 음성이나 반드시 위원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하니 확인 중”이라며 “영상을 봐서 이상이 없으면 동의하겠으나 매우 부적절한 음성이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 한두번 한 것도 아니고, 저도 영상을 튼 적이 있는데 그 때 위원장과 여야 간사 허가를 받은 적이 없다”며 “저 영상의 경우 자막이 논쟁이 된 건데 영상(음성)을 안 틀고 자막만 나가면 더 안좋지 않느냐. 지금 뭔 소리들을 하는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재옥 위원장은 “여야 간에 입장이 확실히 차이가 있다”며 “일방의 편을 들 수 없어서 논의해달라는 취지로 얘기해달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위원장은 “국민의힘 쪽에서는 사실관계 확인을 해 볼 필요도 있고, 법적 고발도 돼 있고 이런 저런 이유로 음성이 나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영상을 그대로 방영하자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여야간 논의를 부쳐 원만하게 합의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5선의 조정식 의원은 자신이 19번째 국정감사라면서 “이런 일로 논쟁하는 것을 처음 봤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여야를 떠나 국감에서 의정활동을 위해 영상 트는 것을 막겠다는 것은 사전 검열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위원장의 그런 발언 자체를 사과해야 한다. 사전에 검열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윤재옥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속개된 국회 외통위 소관 외교부 국정감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영상의 음성 재생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해명하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윤재옥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속개된 국회 외통위 소관 외교부 국정감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영상의 음성 재생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해명하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그러나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채 질의에 들어간 김경협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지적하는 BBC 영상을 틀자 음성이 제거된 상태로 나오자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김 의원이 “이건 육성이 나와야 하는데”라며 계속 음성 재생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재정 의원이 “관행을 넘어선 의정활동의 제약이자 확대해석”이라며 “과거 통일부 인사청문회 때도 녹음자료를 재생한 바 있고, 오늘 행안위에서도 영상을 틀었다고 한다. 동일하게 해석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원욱 의원은 “위원장이 그런 식으로 회의 진행을 하면 어떻게 합니까” “협의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고성을 내며 항의했다.

그러나 윤재옥 위원장은 여야가 따로 논의하자면서 황급히 국정감사를 정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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