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경향·한국 등 4개 신문사에 집행된 인천국제공항 광고 43건
광고일자 지면에서 확인 불가…미확인 광고 총액 10억 원 달해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국제공항)가 조선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한국일보 등 4개 신문사에 집행한 43건의 정부광고가 광고일자 지면에 없었다. 지면 게재가 확인되지 않은 정부광고비 총액은 미디어오늘이 확인한 것만 10억 원에 달한다. 인천국제공항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조선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한국일보에 의뢰한 정부광고를 검증한 결과다.

미디어오늘은 인천국제공항 내부 제보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의 정부광고집행 데이터, 종이신문 스크랩 서비스 ‘아이서퍼’와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 광고 게재 여부를 파악했다. 그 결과 총 43건의 정부광고가 광고일자 지면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조선일보 9건(2억8600만 원), 동아일보 21건(5억4288만 원), 경향신문 6건(9540만 원), 한국일보 7건(7930만 원) 등이다.

▲ 동아일보의 정부광고 바꿔치기 사례. 동아일보는 2018년 6월29일 A32면에 인천국제공항공사 광고를 게재했다면서 증빙자료를 제출했으나 실제 지면에는 삼성전자 광고가 있었다.
▲ 동아일보의 정부광고 바꿔치기 사례. 동아일보는 2018년 6월29일 A32면에 인천국제공항공사 광고를 게재했다면서 증빙자료를 제출했으나 실제 지면에는 삼성전자 광고가 있었다.

특히 동아일보에 집행된 정부광고가 광고일자에 실리지 않은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2016년 2건, 2017년 9건, 2018년 8건, 2019년 2건 등이다. 동아일보는 2019년 11월26일 4000만 원 광고 게재 의뢰를 받았으나, 11월26일자 지면에는 해당 광고가 없었다. 11월25일과 11월27일 지면에도 인천국제공항 광고는 없었다.

약속 날짜를 지키지 않은 광고도 있었다. 조선일보는 2018년 5월30일 4400만 원을 받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광고를 게재하기로 했다. 하지만 광고는 5월30일이 아닌 6월2일 B10면에 게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부광고 업무편람’에 따르면 신문사는 광고일자를 준수해야 한다. 광고주는 광고 게재 일자가 적힌 요청서를 언론재단에 제출해야 하며, 언론재단은 광고 게재일과 내용이 맞는지 검수해야 한다.

내부 제보를 통해 입수한 ‘인천국제공항 정부광고 미게재 내역’ 자료에 따르면 조선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한국일보뿐 아니라 경제신문 3곳, 지역일간지 3곳, 종합일간지 1곳에서도 광고 미게재 정황이 발견됐다. 이를 고려할 때 게재가 확인되지 않는 정부광고 총액은 10억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국제공항은 신문사에 의뢰한 광고가 제대로 게재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미디어오늘이 인천국제공항에 지면 게재가 확인되지 않은 신문사 광고를 알려주고 확인을 요청한 결과 인천국제공항은 “광고 실제게재 검증 절차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오늘(10월4일)부터 인천국제공항 관련 정부광고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언론재단의 정부광고 집행 검수 시스템은 문제가 있었다. 당초 언론재단은 신문사가 제출한 증빙자료를 바탕으로 정부광고를 검수해왔다. 신문사가 허위 증빙자료를 제출할 시 광고주·언론재단이 속아 넘어갈 위험이 컸다. 실제 동아일보는 2018년 6월29일 A32면에 인천국제공항 광고를 게재했다며 증빙자료를 제출했으나 실제 지면에는 삼성전자 광고가 있었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통화에서 “직원들이 언론재단 시스템을 너무 신뢰한 것 같다”면서 “언론재단은 수수료를 받고 광고를 대행하는데,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인천국제공항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정부광고 업무편람에 따르면 언론재단뿐 아니라 광고주도 자신이 의뢰한 광고 집행내역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은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공기업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의뢰한 정부광고가 신문에 실리지 않았다면 이는 ‘세금 낭비’에 해당한다. 광고 담당자가 신문사와 공모해 광고 게재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광고를 집행한 것이라면 배임에 해당할 수도 있다.

언론재단은 올해 초 ‘정부광고 바꿔치기’ 의혹이 불거진 후 광고 검수를 강화했다. 언론재단은 정부광고 업무이행계약서를 갱신해 언론사가 △계약 이행을 지체하거나 불이행하는 경우 △광고 증빙을 허위로 하는 경우 △허위·부정한 방법을 통해 정부광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계약 자체를 해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언론재단은 지난 8월 미디어오늘에 “(정부광고 바꿔치기 논란 이전에는) 매체사가 정부광고 통합지원시스템 ‘고애드’(GOAD)에 제출한 증빙을 확인해 의뢰한 대로 광고가 집행되었는지 검수했지만 현재는 언론사 담당자에게 광고가 게재된 당일, 고애드에 게재 증빙을 업로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증빙과 온라인 PDF 지면을 추가로 대조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은 광고를 게재하지 않은 신문사에 대한 대응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언론사에 대한 직접 대응은 하고 있지 않다. 업무 위탁기관인 언론재단 측에 후속조치를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은 언론재단에 광고비 환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주요 종합일간지.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주요 종합일간지.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계속 미뤄지는 정부광고 바꿔치기 조사 마무리

한편 언론재단은 ‘정부광고 바꿔치기’ 논란을 확인하기 위해 올해 2월 외부업체와 계약을 맺고 조사에 나섰다. 조사 대상은 정부광고법 시행 이후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한겨레·한국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문화일보·매일경제·한국경제·매일신문 등 12곳 신문사에 게재된 정부광고다.

언론재단은 조사 결과가 나온 후 ‘정부광고 바꿔치기’에 대한 후속조처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광고 바꿔치기’ 결과 발표가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다. 당초 언론재단은 “8월 중 (조사 결과를) 공개할 계획을 세웠는데 날짜가 확정은 안 된 상태”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달 다수 국회의원실이 조사 결과 공개를 요구했으나 언론재단은 ‘9월 말까지 매체사·광고주 소명을 청취하고 그 이후 결정해야 한다’며 공개 시점을 또다시 연기했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확인이 안 된 광고도 있다”며 “(정리가 안 된 상황에서)자료를 공개하기는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일부 종합일간지들은 ‘광고주가 최종 지면에 광고를 게재하지 말라고 해서 요청을 따랐을 뿐’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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